수원형사전문변호사 네팔에서 온 이주노동자 A씨는 경기 포천에 있는 농업회사법인에서 돼지우리 관리를 해왔다. 지난 4일 회사로부터 갑자기 나가달라는 통보를 받았지만, 구직횟수가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던 A씨는 그만둘 수 없었다. 외국인고용법에 따라 이주노동자는 한국에서 일하는 3년 동안 최대 3번까지 사업장을 바꿀 수 있다. 취업활동 기간을 2년 미만으로 연장받은 뒤엔 2번까지 바꿀 수 있다.회사는 A씨 몰래 의정부고용센터에 ‘자율합의에 의한 계약해지’라는 내용으로 고용변동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대로 확정되면 A씨는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될 위기였다. 다행히 이주노조가 진정을 제기해 센터가 고용변동 사유를 ‘사업주 귀책’으로 바꿨다. 경영상에 의한 권고사직이나 임금 체불 등 사업주 귀책 사유라는 점을 입증하면 사업장 변경 횟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A씨는 새로 구직활동 기간을 부여받았다.A씨처럼 고용허가를 받은 이주노동자는 직장을 구할 때 네 가지 제약을 받는다. ①사업주 동의 없이 사...
“흰색과 검은색, 직선과 곡선의 경계와 어우러짐이 만들어내는 신비한 우주, 언젠가 인류가 멸망해 버려도 모래 속에 파묻힌 종잇조각이나 돌조각을 발굴한 외계생명체는 그 글씨 속에 모든 동식물이, 예전에 존재했던 풍경들이,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이 봉인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먹물의 흐름은 시간을 초월하여 검고 선명하고 생생하게 피어올라 공간을 가득 메우며 외계생명체 앞에서 다시금 만물에 대해 노래하기 시작할 것이다.” <먹의 흔들림>(하빌리스)미우라 시온의 전작 <배를 엮다>는 출판사의 비인기 부서 사전편집부에서 24만개 단어가 실릴 사전 ‘대도해’ 편찬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들은 “사전은 말의 바다를 건너는 배”라고 믿는다. 조금이라도 더 적확한 말로 자신의 마음을 상대에게 전하려고 애쓰는 것이 소통이기에 사전은 필수 도구다. <먹의 흔들림>은 ‘편지 대필’에 나선 서예가 도다와 호텔리어 쓰즈키의 이야기다. 굳이 편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