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스포츠중계 설이면 벼를 찧어달라 연통 넣고 만두 빚고 차례 음식 준비하던 엄마…그땐 이해가 안 됐지만이제는 내가 명절이면 모이는 동료들을 생각하며 기꺼이 떡국을 끓인다명절이 가까워지자 동료들로부터 이번 명절에는 무슨 음식을 준비해오면 되냐는 연락이 왔다. 나는 배달 음식을 시키면 되니 서로 부담 없이 가볍게 만나 한 끼 먹고 수다나 실컷 떨자 말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내가 있는 곳이 중심이 되어 명절이면 으레 모이기 시작했다. 말로는 싫다 귀찮다 하면서 나도 모르게 명절 준비를 하고 있다. 창고에서 곰솥을 꺼내 놓고 시장을 봐 냉장고를 채운다. 이런 내 행동에 실없이 웃음이 났다.어린 시절 외가 동네에 더부살이하듯 살던 때는 명절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인상이 절로 찌푸려졌다. 그건 엄마 때문이었다. 엄마의 명절 준비는 보름 전부터 시작된다. 추석에는 솔잎을 따다 말리는 게 명절 시작이고 설날이 다가오면 지난해 농사지어 방앗간에 맡겨 놨던 벼를 방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