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미대유학 책장을 정리하다가 막스 베버의 저서 <직업(소명)으로서의 정치>를 발견하고 뒤적였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읽던 중 의식의 흐름은 학자로서의 소명에 이르렀고, 곧이어 요즘 내 분야 핫 이슈인 연금개혁을 떠올렸다. 그러고는 명색이 연금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이 와중에 무엇을 해야 하느냐는 고민을 하게 됐다.민주당은 2월 내에 모수개혁을 끝내자고 나섰고 여당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언론도 그동안 오래 끌었으니 이제 빨리 마무리하라고 요구한다. 일단 모수개혁이라도 결론짓자고 나선 것은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불완전한 미완성이라서 여기서 그치면 안 된다는 것도 분명하다. 명색이 직업윤리에 투철한 학자라면 이참에 ‘모수개혁 빨리해라’라고 덩달아 목청 높이기보다는 ‘왜 이게 미완성이며 무엇이 더해져야 하는지’를 차분하게 밝히고 똑똑히 설명하는 것이 마땅하겠다.틀은 그대로 둔 채 그 안의 숫자만 바꾸는 것이 모수개혁이다. 9%인 보험료율을 13%로 올리...
2023년 6월16일 일본에서는 강간죄 명칭을 ‘부동의성교죄’로 바꾸고 동의하지 않은 성행위를 처벌할 수 있게 하는 형법 개정안이 참의원 본회의를 만장일치로 통과했다. 일본의 부동의성교죄 도입은 116년간 쌓인 수많은 여성의 피해 증언과 시민사회의 노력 덕분이었다.사단법인 ‘스프링(Spring)’은 일본의 부동의성교죄 도입을 주도한 시민단체다. 성폭력 피해자와 이들을 지원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들었다. 성폭력 피해로 인생의 겨울을 보내는 모든 사람의 마음에 ‘봄’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그 이름에 담았다. 경향신문은 지난해 12월 화상으로 열린 스프링 활동가 다도코로 유우와 노다 사오리, 한국성폭력상담소 김혜정 소장과 동은 활동가의 대담을 진행하며 일본을 비롯한 해외 비동의강간죄 도입 현황을 알아봤다.길 위에서 피어난 ‘미투’ 시위일본에서 부동의성교죄 개정 논의의 촉매제가 된 것은 2019년 성폭력 사건에 내려진 4건의 무죄 판결이었다. 취한 여성을...
북한이 금강산관광지구 내 이산가족면회소를 철거하고 있다고 정부가 13일 밝혔다. 앞서 금강산관광지구 내 해금강호텔·소방서 등 남측 시설을 철거한 데 이어 ‘인도주의 교류’의 상징까지 철거에 들어갔다. 한 민족을 전제로 한 이산가족 상봉의 가능성을 없애는 동시에 북한이 자체적으로 구상한 관광산업 활성화에 나서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정부는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를 북한이 철거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남북이 합의해 설치한 이산가족면회소를 북한이 일방적으로 철거하고 있는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철거행위를 즉각중단 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말했다.구 대변인은 이어 “이산가족면회소 철거는 이산가족의 염원을 짓밟는 반인도주의적인 행위”라며 “우리 국유 재산에 대한 중대한 침해 행위”라고 밝혔다. 구 대변인은 “북한의 일방적 철거행위는 그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이번 사태로 인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 당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