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전문변호사 어느 국회의원(A)이 회의 석상에서 어느 국회의원(B)에게 고함을 질렀다. 저거 순 쓰레기네! A의 입에서 나온 말은 마이크를 타고 경향 각지의 안방까지 들렸지만 정작 건너편 B의 귀에서는 그냥 스치고 말았다. 둘은 같은 공간에서 또 말을 주고받는다. 말만 A의 발등을 찧었나. 이후 B가 아니라 A만 보이면 쓰레기가 먼저 A의 얼굴을 덮어버린다. 말의 작용이다.어느 변호사가 기자들을 모아놓고 12·3 내란 사태 당시 계엄군이 국회의원 등 주요 인사를 체포하려고 했다는 의혹에 대해 “체포의 ‘체’ 자도 꺼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상하다. 그의 말이 오히려 당시 국회에 투입된 군인들이 진실을 말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되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측근은 거짓말로 인터뷰하고, 당사자는 자기 살길만 찾는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말의 반작용이다.입에서 나와 귀로 사라지는 말. 이는 사람 사이로 뜻을 연결하는 실이기도 하지만 그 사람을 묶는 밧줄이기도 하다....
틸다 스윈턴이 여러 전쟁 등을 두고 “인간 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악의의 놀라운 야만성, 국가적 박해, 국제적으로 허용된 대량 학살”이라고 했다. 스코틀랜드 배우이자 오스카 수상자의 제75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명예 황금곰상 수락 연설 핵심은 정치적 극단주의, 환경 파괴, 권위주의 부상에 대한 고발이었다.스윈턴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열린 영화제 중 “우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비인도적인 일이 자행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탐욕스러운 범죄 정부의 지배 때문에 세상은 점점 더 비인간적이고 억압적으로 되어 간다. 연대는 인간 존재의 중요한 특질로 여겨지지 않으며 무시당하고 있다”고 했다.스윈턴이 이날 강조한 것도 ‘연대’다. “지구 파괴자들, 전쟁 범죄자들과 친하게 지내는 탐욕 중독 정부들의 용납할 수 없는 안일함을 아는 모든 사람에게 확고한 연대를 표하려 이 자리에 왔다”고 했다.스윈턴이 이날 연설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