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선물 투자 ‘불법 촬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가대표 출신 축구선수 황의조씨(33)가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이용제 판사는 14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기소된 황씨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사회봉사 200시간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고 (영상이) 제3자의 다른 범행으로 유포돼 피고인도 이 범행의 피해자이나, (불법촬영) 피해자가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용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황씨는 2022년 6~9월 동의 없이 피해자 2명의 영상을 여러차례 촬영하거나 영상통화를 녹화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6월 황씨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한 한 누리꾼이 황씨와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포하면서 해당 사실이 드러났다.경찰은 유포된 황씨의 영상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불...
여름이 끝났음을 직감한 어느 날의 아침 나는 평소처럼 차를 마시다가 이번 여름을 보내며 수집했던 순간들을 적어보기 시작했다. 눈을 감으면 떠오르는 이미지들, 순간들. 기껏해야 1초에서 3초 정도로 이루어진 기억들이었다. 다음은 그때 적은 것 중 일부다. 바람에 작은 파도처럼 일렁이던 들판 / 시를 낭독한 뒤에 사람들 사이에 감돌던 달콤한 정적 / 오랜만에 듣는 여름 풀벌레 소리에 한없이 위로를 받았던 것 / 처음 들어간 여름 바다에서 오랜만에 숨을 참고 잠수하자 뛰었던 심장. 호흡을 멈추고 수심이 깊어지니 천천히 가라앉던 심장 박동 소리. “그래 이거였지. 이 살아있는 느낌” / 모든 게 엉망이 되고 빠져나올 수 없는 현실의 한가운데에 멈춰 있던 때에 멀리서 날아온 존경하는 사람의 편지 한 통. 우리가 만났던 것이 꿈이 아니고 내게도 있을지 모를 다른 삶의 가능성이 아주 헛되지 않다는 희망으로 느껴지던. / 나무 그림자의 경계를 밟으며 놀았던 어느 날. “내가 경계로 간 거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