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엔진 안경을 써 본 사람은 알 것이다. 겨울에는 바깥에서 실내로 들어갈 때마다 김이 서리고, 여름에는 코 받침이 땀에 미끄러져 성가시다. 그런데도 울며 겨자 먹기로 안경을 쓴다. 안경 없이는 일상생활이 힘들기 때문이다. 고장은 왜 그리 자주 나는지. 특히 뿔테 안경은 금속테 안경보다 자주 망가진다. 21세기의 안경테는 동물의 뿔이나 거북이 등딱지가 아닌 플라스틱으로 만들지만 우리는 여전히 ‘뿔테’라고 부른다. 뿔테 안경은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점점 더 가볍고 탄력 있는 소재로 거듭나고 있지만 내구성에는 한계가 있다.나사가 헐거울 때는 휴대용 안경 드라이버로 조이고, 코 받침이 망가지면 안경점에 가면 되지만 렌즈와 렌즈를 연결하는 브리지가 부러지면 어쩔 도리가 없었다. 안경을 수리하게 되면서 내가 버린 안경들이 머릿속에 동동 떠다녔다. 진작 안경을 고칠 줄 알았더라면 고친 안경을 자랑스럽게 쓰고 다녔을 텐데. 관심 있는 누군가가 안경의 흉터를 보고 묻는다면 내심 반가워하며 ‘...
조용히 흔적을 감췄던 다방이 요즘 세대의 ‘핫플’로 떠오르고 있다. 세련미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투박한 인테리어, 기약 없는 기다림에도 발길이 이어지고 소셜미디어에서도 다방과 관련된 콘텐츠가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레트로‘풍’에 지친 이들이 찾아낸 ‘찐’ 레트로의 위엄. 오래된 것은 허름하고 낡은 것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그 시절의 문화와 운치를 고스란히 품은 ‘오리지널 다방’의 부활이다.BTS가 쏘아 올린 을지 다방1985년 개업한 ‘을지 다방’은 노포들이 하나둘 사라지는 가운데에도 을지로를 꿋꿋하게 지키고 있는 터줏대감 같은 곳이다. 재개발 이슈로 ‘을지면옥’ 건물이 허물어지면서 지금의 위치로 이전하는 위기가 있었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특히 을지 다방에 MZ세대의 방문이 많아진 데에는 BTS의 공이 크다. BTS는 지난 2021년 이곳에서 ‘시즌 그리팅(연말연시에 연예인들이 발매하는 각종 굿즈세트 모음)’ 포토북 화보를 촬영했다. 덕분에 다방은 팬들 사이 ‘반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