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렉스간판 국어, 수학, 페미니즘이임주 지음봄알람 | 256쪽 | 1만7000원“궁금했다. 학교의 모든 구성원이 페미니즘을 국어, 수학처럼 당연한 교과목으로 배운다면 학교는 어떤 모습일까?”저자는 20년 동안 대안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했다. 대안학교에서조차 페미니즘 교육은 쉽지 않았다. 휴직하는 동안 저자가 맡았던 페미니즘 수업이 사라졌고, 공교롭게도 그 기간 중 남학생들의 성범죄가 잇달아 일어났다. 학교의 대처에 분노한 여학생들은 휴직 중인 저자를 찾아 “미칠 것 같아요”라고 호소했다.저자는 2021년 대안교육기관 동백작은학교를 설립했다. 전체 인원이 20명을 넘지 않고 교과서와 학년이 없는 작은 학교다. 이 학교 신입생들은 1년 동안 주 1회 2시간 동안 페미니즘 수업을 필수 교과로 들어야 한다. 처음에는 “반페미니즘적 또래문화를 상당히 체화한 상태”로 입학하는 남학생들 때문에 소란이 빚어지기도 하지만, 페미니즘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그 어떤 수업보...
3월의 마치정한아 지음 문학동네 | 288쪽 | 1만6800원배우 이마치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몸무게를 잰다. 60세의 생일날 아침. 그는 체중계 위에서 이상함을 감지한다. 큰 키에도 55㎏을 유지해온 몸무게가 하룻밤 새 크게 달라져 있었다. 이상한 건 그뿐이 아니었다. 이마치에겐 ‘연기를 잘한다’는 게 유일한 자부심이다. 그런데 카메라 앞에서 머리가 하얘져 대사를 까먹는 일이 반복된다. 급기야 유령 같은 헛것을 보는 이마치에게 의사는 ‘알츠하이머 전 단계’ 진단을 내린다.연기하는 일상을 이미 잃었지만 병증이 아주 깊어진 것은 또 아닌 상태. 모호한 진단에 혼란스럽던 이마치는 대안 치료 병원을 추천받는다. 독특한 의사, 제제와의 상담은 그렇게 시작된다. 이마치는 제제와의 대화에서, 자신의 기억에서 과거의 이마치를 만난다.소설은 파편화된 이마치의 기억을 따라 각각 다른 나이의 이마치를 보여준다. 25세, 43세, 60세 등의 그는 한 사람이지만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