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워홀그림 헌법재판소가 27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사진)를 임명하지 않은 것이 위헌인지 결정을 내린다. 헌재가 위헌으로 판단해 마 후보자가 취임하면 헌재는 4개월 만에 ‘9인 완전체’가 된다. 다만 마 후보자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직접 관여할 가능성은 낮다.헌재는 27일 오전 10시 우원식 국회의장이 최 권한대행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 사건 결정을 선고한다고 25일 밝혔다.최 대행은 지난해 12월31일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중 정계선·조한창 재판관만 임명하고 마 후보자 임명은 보류했다. 우 의장은 “최 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은 국회의 헌재 구성권, 재판관 선출권 등을 침해한 것”이라고 했다. 김정환 변호사(법무법인 도담)도 같은 취지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헌재가 마 후보자 임명 보류를 위헌으로 결정하고 최 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면 헌재는 9인 재판관 체제를 갖추게 된다. 여당은 최 대행이 헌재 ...
예측불가.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인 봉준호 감독의 작품들. <살인의 추억> <괴물> <옥자>에 이은 <기생충>이 가족의 갈등을 다뤘다는 몇 줄의 예고가 흘러나왔을 때, 그레고르 잠자가 어느 날 갑충으로 변한다는 <변신>을 쉽게 떠올렸다. 그러나 제 역할을 못해 가족에게마저 버림받는 밥버러지에 관한 게 아니었다. 나의 안일한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카프카의 소설과는 전혀 다른 지점이었다. 식충이로 변신한 식구들 사이의 관계가 아니라, 서로 다른 세 가족 간의 대립을 통해 사회 계층 문제를 다룬 영화였다.개봉박두. 봉 감독의 신작이 6년 만에 한파도 뚫을 기세다. 먼저 공개된 영화 제목은 <미키 17>. 여기서 ‘미키’는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으로 근미래를 살아가는 복제인간의 이름이고, ‘17’은 그 주인공이 문서를 복사하듯 생명을 프린트하는 횟수를 말한다.무소불위. 냉정히 관찰하면 죽음과 ...
동두천 성병관리소까지 가는 길은 몇년 전과 다를 게 없었다. 달라진 게 있다면 출입이 비교적 자유로웠던 전과는 달리 건물에 출입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철조망에는 철거를 반대하는 표지판과 현수막, ‘사유지출입금지’라는 푯말이 여기저기 붙어 있었다. 2023년 소요산 관광 사업을 위해 성병관리소 건물을 해체하겠다는 동두천시의 발표 이후 달라진 풍경이다. 가까이 접근할 수 없어 철조망 주변을 빙빙 돌면서 최대한 건물을 담아보려고 애썼다. 필름 현상 후 스캔을 한 사진 속 동두천 성병관리소, ‘옛 낙검자 수용소’는 예전에 바다였던 장소가 증발해 드러난, 오래전에 가라앉은 배처럼 보였다.미셸 푸코의 문장 “살게 하고 죽게 내버려 둔다(faire vivre et laisser mourir)”는 ‘근대문명사회’라는 장치 내에서 국가권력이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방식을 비판한다. 생산성을 발휘하는 인구를 육성하고 전체의 성장을 위해 특정 집단의 희생이나 죽음이 자연스럽게 방치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