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구제 초보자 가이드 살다보면 누군가 나에게 화가 난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표정을 보면 분명 내가 뭔가 언짢은 행동을 한 듯한데 아무리 물어도 상대가 ‘침묵’을 이어가는 경우다. 이럴 때 ‘헛다리’를 짚어 섣부른 해결책을 냈다가는 갈등만 커진다. 화가 난 사람과 절친한 사이라면 이런 침묵은 더욱 당혹스럽다.미국 에너지부의 한국에 대한 ‘민감국가’ 지정이 딱 이런 상황이다. 민감국가 지정의 핵심 목적은 한국 연구자가 미국의 민감한 과학기술 정보에 접근하도록 놔둬도 될지를 판단하기 위해 전에 없던 빡빡한 검증 절차를 들이대는 것이다. 이러면 연구자 교류 승인을 위한 소요 시간이 현재보다 늘어난다. 특히 ‘예민한 주제’를 가진 미국의 연구에는 한국 과학자의 접근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원자력 기술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미 에너지부의 핵심 업무는 핵 비확산이다.이와 관련해 야당과 일부 과학계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1년 내에 핵무장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이 있다”고 한 윤...
“77년전 이승만 대통령이라는 자가 불법적으로 계엄령을 선포했습니다. 불법 계엄령에 따라 중산간 마을을 모두 불 지르고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비무장 주민들을 무차별하게 학살했습니다. 얼마나 죽음의 공포에 떨었을까요. 당신들의 죽음보다 어린 자식과 가족을 남겨두고 가는 고통이 더 커 쉽게 눈을 감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제 가슴 속에 맺힌 한 내려놓으시고 영면하시기를 바랍니다”.2일 오전 11시 제주시 동회천 마을의 4·3 희생자 위령비 앞. 동회천 마을의 희생자 72명을 일일이 불러 넋을 위로하는 불교식 제례에 이어 김종민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이 추도사로 유족을 위로했다.매년 정부의 ‘4·3희생자 추념식’을 하루 앞두고 동회천 마을에서 위령제가 열린다. 4·3 당시 주민의 절반 이상이 희생됐고, 마을이 깡그리 불 타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던 탓이다.이날 동회천 위령제에 앞서 도련1동에서도 위령제가 열렸다. 현재 16곳의 마을에서 매년 자체 위령제를 열고 희생된 주민...
옛날 뱃사람들은 바다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고 별자리를 익혔어. 모터를 단 통통배도 아니고, 돛에 한가득 바람을 받았지. 별자리를 따라서 물길을 저어가던 돛단배. 행운이 따르지 않으면 폭풍우에 휘말려 물고기 밥이 되고 말아. 제주말로 등댓불을 ‘도댓불’이라 하는데, 현무암을 쌓아 올린 도댓불 언덕에 불빛이 깜박깜박, 사랑하는 이의 무사 귀환을 반기는 한 점 불빛.제주섬에 핏물 번지던 4·3 봄날, 마침 <틀낭에 진실꽃 피엄수다>란 그림 이야기책을 공들여 읽었어. 책은 틀낭(산딸나무) 열매를 먹고 자란 제주도민들의 슬픈 기억을 들려주더군. 예수가 달려 죽은 십자가 나무도 틀낭나무를 베어다가 만든 형틀이라지. 부활절 절기가 들어 있는 사월이렷다. 책 속에 담긴 ‘무명천 할머니 편’은 ‘속솜하고(침묵하고) 살아온’ 할망과 하르방들 처절한 사연이었다. 서른다섯 살 때 총알이 턱을 관통했고, 평생 무명천으로 얼굴을 가리고 살아온 할망. 방마다 자물쇠를 잠그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