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쇼핑몰 서울 중구 고시원에 거주하는 남모씨(62)는 최근 마트 발길을 끊었다. 가파르게 오른 물가가 부담스러워서다. 대신 무료급식소를 돌아다닌다. 급식소에서 받은 햄이나 참치, 라면이 그의 주식이 됐다. 지난해 9월 고시원 월세가 3만원 올랐다.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다. 그는 매주 신장 투석을 받으러도 가야 한다. 남씨는 “병원비도 부담스러워서 제일 싼 고시원을 택했다”면서 “병원에서는 단백질을 어느 정도는 먹어야 한다고 하지만 고기는커녕 파 한단 사먹을 형편이 못 된다”고 했다.지난해 저소득층의 소비지출에서 필수재에 해당하는 식료품과 주거비,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의 파고는 저소득층에 더 크게 덮쳐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더욱 팍팍해졌다.경향신문이 23일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소득 1분위(하위 20%)의 전체 소비지출에서 식료품과 주거비,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69.0%로 집계됐다. 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