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이후 나타난 ‘말벌 동지’를 아십니까. 말벌 동지는 하청노동자와 해고노동자,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이 투쟁하는 현장에 말벌 아저씨처럼 순식간에 뛰어가 연대하는 이들을 일컫는다. <나는 자연인이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한 남성이 말벌이 나타나자 꿀벌을 지키기 위해 황급히 뛰어가는 ‘말벌 아저씨’ 밈(meme·온라인상의 유행어)에서 유래했다.말벌 동지들은 어디서 왔고, 어떻게 살고 있을까. 기자는 말벌 동지 16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이들은 노동조합이나 시민단체로 조직되지 않은 개인들이다. 16명 모두 2030세대였고, 여성 또는 성소수자였다.각자의 활동 계기와 방식은 조금씩 달랐지만, 이들은 말벌 동지로 사회적 약자들의 투쟁에 연대하면서 시민이 힘을 모으면 불합리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타인과 연대를 해야 할지 그 방법을 깨달았다고 했다. 이들은 비장하고 엄숙했던 기존 노동조합의 투쟁 분위기를 바꾸고, 연대와 연대를 ...
몇달 전 일본의 한 대형 음반사에서 해외 마케팅 업무를 하는 인스타그램 친구를 만났다. 다이렉트메시지(DM)로만 연락하다 처음 본 사이였지만, 음악이라는 교집합과 챗GPT가 있으니 소통에 어려움은 없었다. 주된 화제는 ‘왜 K팝은 흥하고, J팝은 명성을 잃었는가’였다. 그는 J팝은 내수 시장이 크기 때문에 해외로 진출할 동기와 야망이 부족한 게 원인이라고 했다. 야망. 그 말을 듣는 순간, 어쩐지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나이에 맞지 않은 성숙한 차림과 실력으로 공연하던 앳된 참가자들이 떠올랐다.<언더피프틴> 방송 편성이 무산됐다. 15세 이하 여자 아동·청소년 출연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최연소 참가자는 8세였다. ‘오디션 방송 주 참가자는 고등학생 연령 아이돌 지망생’이라는 공식을 깨서 성공한 <내일은 미스트롯>과 <내일은 미스터트롯>을 만든 서혜진 크레아스튜디오 대표가 제작의 키를 쥐었다. 성 상품화 논란을 빚은 티저 이미지에는 이번에도 ...
살다보면 누군가 나에게 화가 난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표정을 보면 분명 내가 뭔가 언짢은 행동을 한 듯한데 아무리 물어도 상대가 ‘침묵’을 이어가는 경우다. 이럴 때 ‘헛다리’를 짚어 섣부른 해결책을 냈다가는 갈등만 커진다. 화가 난 사람과 절친한 사이라면 이런 침묵은 더욱 당혹스럽다.미국 에너지부의 한국에 대한 ‘민감국가’ 지정이 딱 이런 상황이다. 민감국가 지정의 핵심 목적은 한국 연구자가 미국의 민감한 과학기술 정보에 접근하도록 놔둬도 될지를 판단하기 위해 전에 없던 빡빡한 검증 절차를 들이대는 것이다. 이러면 연구자 교류 승인을 위한 소요 시간이 현재보다 늘어난다. 특히 ‘예민한 주제’를 가진 미국의 연구에는 한국 과학자의 접근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원자력 기술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미 에너지부의 핵심 업무는 핵 비확산이다.이와 관련해 야당과 일부 과학계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1년 내에 핵무장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이 있다”고 한 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