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Դϴ�. 누군가를 잃는 경험은 그와 더 이상 같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추상적인 의미만은 아니다. 이전에 나누었던 시간을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다는 관념적인 의미만도 아니다. 그것은 나와 그를 둘러싼 구체적인 감각의 세계가 한꺼번에 사라진다는 뜻이다. 짓궂은 장난을 치면서 웃는 표정을 볼 수 없고, 겁먹었을 때 떨리는 목소리를 들을 수 없으며, 오랜 시간 배어든 특유의 살냄새를 맡을 수 없다는 것. 그러나 기억은 무엇보다 촉각으로 남는다. 부드럽고 말랑한 살갗이나 촘촘하고 가느다란 털, 곁에서 잠드는 동안 전해지는 뒤척임, 포옹하면 느껴지는 신체의 굴곡 같은 것들. 촉각은 단지 물리적인 접촉이 아니라 사랑하는 존재의 가장 깊은 바닥을 기억하는 방식이다.최근 무척 좋아하게 된 시인의 시를 읽고 그런 생각을 했다. 언어는 추상화된 기호 체계인데도 시는 어떻게 이렇게 촉각이라는 감각을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는 걸까? 구윤재의 시 ‘흔들려 움직이는’(문장웹진, 2024년 12월호)의 일부...
모성의 공동체; 여성, 독립, 운동가글 박현정·그림 윤석남연립서가 | 206쪽 | 2만3000원그간 유관순을 제외한다면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모습을 교과서나 매체 등에서 접하기 어려웠다. 국가보훈부에서 독립유공자로 서훈을 받은 여성 독립운동가도 전체 독립유공자 1만8000여명 중 약 3.6%(653명·2023년 기준)에 지나지 않는다.여성들은 정말로 독립운동에 나서지 않았을까? 그렇지 않다. 그들은 학교를 세우고, 만세를 부르고, 조직을 지원하는 등 자신이 선 다양한 장소에서 묵묵히 독립운동의 주체로 활동해왔다. 다만 그들의 역사는 상당수 기록되지 않아 당사자의 죽음과 함께 뒤안길에 묻혔을 뿐이다. 페미니스트 1세대 화가 윤석남이 그린 여성 독립운동가 12인 초상에 박현정이 글을 더한 <모성의 공동체: 여성, 독립, 운동가>는 희미한 자취를 따라 그들의 삶을 더듬어간다.유관순이 갇혀 있던 서대문형무소의 ‘8호 감방’엔 김향화와 권애라, 심...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 선고가 4월로 넘어가면서 탄핵에 찬성·반대하는 시민들이 각각 더 결집하고 있다. 탄핵에 찬성하는 쪽은 ‘파면 촉구 탄원 서명’에 나섰고 ‘24시간 철야 행동’도 예고했다. 탄핵 반대 쪽에서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중심으로 철야 농성을 확대하고 있다.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비상행동)과 8개 야당은 3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서십자각 앞에서 ‘제정당 전국긴급집중행동 선포’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헌법재판소의 오랜 침묵은 폭군의 거짓선동을 편들려는 것인가, 주권자와 대의기구를 향해 총부리를 들이댄 내란수괴에게 대통령직을 돌려주려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헌법재판관 8명의 이름을 한 명씩 부르면서 “주권자의 이름으로, 헌법의 이름으로, 인권과 상식의 이름으로 명령한다. 헌재는 지금 당장 윤석열을 파면하라”고 말했다.박지현 비상행동 공동운영위원장은 “시민들은 권력자의 총칼 앞에 헌법과 민주주의를 제대로 작동시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