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폰테크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이도류 스위치를 다시 켰다.
오타니는 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와의 홈 경기에 선발 투수이자 1번 타자로 출전했다. 내셔널리그에서 선발 투수가 1번 타자로 나선 것은 1901년 짐 존스, 1953년 앨빈 다크(이상 뉴욕 자이언츠)에 이어 오타니가 역사상 세 번째다.
오타니의 마지막 선발 등판은 LA 에인절스 소속이던 2023년 8월24일 신시내티전이다. 당시 경기 중 팔 통증으로 강판한 오타니는 같은 해 9월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재활 과정에서 2024년 LA 다저스로 이적했고 타자로만 출전하다가 이날 663일 만에 투타겸업을 재개했다.
약 2년 만의 투수 복귀전, 오타니는 1이닝만 소화했고 2안타를 내주며 1실점했다. 하지만 공의 위력은 대단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61㎞를 찍었다.
오타니는 1회초 선두 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 풀카운트 접전을 벌이다 6구째 중전 안타를 내줬다. 폭투로 타티스 주니어를 2루까지 보낸 뒤 안타와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내줬다. 이후 두 타자를 땅볼로 유도해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고, 다저스는 2회초부터 계획대로 불펜을 가동했다.
이후 ‘타자 오타니’가 4타수 2안타 1볼넷 2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6-3 승리에 기여했다. 1회말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오타니는 0-1로 뒤진 3회 동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투수 딜런 시즈를 상대로 2루타를 날려 3루 주자 앤디 파헤스를 불러들였다. ‘투수 오타니’의 실점을 ‘타자 오타니’가 만회했다.
오타니의 투수 복귀전에 미국과 일본의 관심이 집중됐다. 오타니는 경기 뒤 “투수로 좋은 성적을 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실전에서 투구했으니 한 걸음 전진했다. 타자로 복귀전을 치렀을 때보다 긴장했다”며 웃었다. 투타겸업을 “내가 돌아가야 할 곳”이라고 표현해왔던 오타니는 “일주일에 한 번 선발로 최대 3이닝 정도만 던져도 불펜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불이 꺼지면서, 암흑 속에 있다가 모습을 드러내려고 했던 애들이 다 없어져 버렸어요. 그러면서 지금은 마치 아닌 것처럼 어둠 뒤에 다 숨어 있어요.”
지난해 12월3일 불법계엄의 밤, 상관인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지시를 받고 국회에 육군 특수전사령부 최정예 부대원들을 투입시켰던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은 계엄 선포 직후인 12월4일 새벽 1시2분쯤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요구안이 통과되던 순간 “불이 꺼졌다”고 표현했다. 계엄 선포 후 6개월이 넘게 지났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은 ‘불이 켜진’ 상황에서 벌어진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했다. 계엄이 지속됐다면 차례차례 나타나 계획을 실행하려 했던 수많은 인물과 부대 등은 여전히 어둠 속에서 존재를 감추고 있다는 것이다.
곽 전 사령관은 지난 16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곽 전 사령관은 12·3 불법계엄에 가담한 핵심인물이면서, 이후 그 진실을 밝히는 데 기여한 핵심증인이다. 현재는 보석 석방된 뒤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군사법원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등이 북한 도발을 유도했다는 외환유치 의혹, 2차 계엄 선포를 계획했다는 의혹, 이른바 ‘노상원 수첩’에 등장하는 윤 전 대통령의 장기집권 시도 의혹 등에 대해 “사실로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 의혹들은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특검)가 최장 170일간의 수사기간 동안 가장 중점적으로 수사하겠다고 밝힌 것들이다. 곽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과 불법계엄 가담자들에 대한 수사와 재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실체에 제대로 접근하지 못한 의혹들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합동참모본부, 드론작전사령부, 지상작전사령부, 국군방첩사령부 등 4곳을 언급하면서 “(이곳들이) 계엄에 얼마나 개입했는지 밝혀내는 게 (수사) 관건”이라고 지목했다.
곽 전 사령관은 김용현 전 장관이 계엄 선포 두 달 전부터 자신에게 ‘북한 오물풍선 상황이 발생하면 원점을 타격하겠다’는 얘기를 했다며 윤 전 대통령 등이 계엄 선포 상황을 조성하기 위해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는 게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 계엄 해제요구안 의결 이후 특전사 예하 공수여단이 자신의 지시 없이 움직이려는 정황이 당시 감지됐다며 2차 계엄 선포를 계획했을 가능성도 크다고 주장했다. 곽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이 임기 초부터 장기집권을 노리고 장기간 계엄을 구상했다는 의혹에 대해 “허무맹랑한 소리는 아니다”라고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