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40대 19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근로복지공단에서 만난 정향숙씨(49)는 손에 배인 땀을 연신 훔쳤다. 산업재해와 업무상 질병을 판단하는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정씨에 대한 심의·판정을 열기 전이었다. 판정 결과는 이날 결정된 뒤 1~2주 뒤에 정씨에게 통보될 예정이었다. 정씨의 손에는 전날 밤까지 고친 최후진술서가 들려 있었다. 초조한 표정의 정씨는 숨을 크게 내쉰 뒤 “저는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 입사해 21년 간 근무했습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진술서를 찬찬히 읽었다.정씨는 만 열여덟 살이던 1994년 삼성전자 경기 기흥공장에 취업했다. 공장엔 정씨 또래의 여성들이 많았다. 회사는 “섬세한 여성의 손을 이용해야 한다”며 반도체 칩을 만들 때 사용하는 둥근 모양의 기판인 웨이퍼를 수작업으로 다루게 했다. ‘반도체 호황’을 맞은 공장에서 정씨의 몸은 쉴 틈이 없었다. 5kg 무게의 웨이퍼 박스 2~3개를 들고 나르는 동안 허리디스크가 생겼고 손가락이 휘었다. 만성적 생리통과 ...
대출 증가 폭 7개월 만에 ‘최대’ 가계부채·아파트값 ‘빨간불’에 당국 ‘비가격적 수단 동원’ 요청 은행들 우대금리 축소 등 나서 하반기 대출받기 쉽지 않을 듯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금융당국이 ‘대출 고삐’를 조이면서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문턱을 높이고 있다. 최근 가계대출 증가율이 높았던 SC제일은행과 NH농협은행은 각각 주담대 상환 기간 단축과 우대금리 기준 강화로 신속히 움직였다. 다른 은행들도 ‘눈치 보기’에 들어가면서 올해 하반기 대출받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SC제일은행은 18일부터 영업점장 전결 우대금리를 0.25%포인트 줄이고, 주택담보대출의 만기도 기존 최장 50년에서 30년으로 축소했다. 이는 주담대 증가 폭을 조절하는 조치로 풀이된다. 우대금리를 축소하면 대출금리가 오르고, 주담대 만기를 축소하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계산식에서 연간 갚아야 하는 원리금 부담이 커져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