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폰테크 2023년 4개 자치구 첫 운영…작년 1만3809건 진단·치료‘병충해 진단·치료’ 가장 많아…이용자 조사서 98% “만족”
“어머니, 지금 거실 확장한 집에 사시죠. 그러면 이 군자란은 지금 겨울인지, 여름인지 몰라서 꽃대를 안 만들어요. 10~12월에 10도 언저리에서 두 달을 버텨야 11월에 꽃대를 만들고, 그 다음해에 가서 꽃을 피우는 거예요.”
18일 서울 동대문구 래미안 미드카운티 아파트 수경공원 앞에서 서울시가 주최한 ‘찾아가는 반려식물 클리닉’이 열렸다. 처방·상담 부스를 맡은 김의동 식물상담가가 주민의 질문에 하나씩 답했다. 상담을 마친 그가 작성한 3장의 ‘처방전’은 상담번호와 함께 바로 옆 분갈이 코너로 넘겨졌다.
분갈이 코너는 처방전 발급 순서대로 주민들이 각자 가져온 화분에 맞춰 식물을 옮겨 심느라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또 다른 주민은 “웬만하면 안 죽는다는데 왜 이렇게 노랗게 변하는지 모르겠다. 선생님이 지난번에 젓가락을 흙에 넣어서 물기가 없으면 물을 주라고 해서 줬는데도 자꾸 한 뿌리씩 죽는다”며 호야 화분을 보였다. 그러자 김 상담가는 “(호야를 죽일 정도면) 재주가 좋으신 것”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이어 “이건 물을 너무 많이 줬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며 설명을 이어갔다.
시가 2023년부터 운영하는 ‘반려식물 클리닉’은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클리닉이 열리는 날은 운영시간 내내 화분을 들고 온 주민들로 긴 줄이 이어지기도 한다. 처음 4개 자치구에서 시작한 이 사업은 현재 14개 자치구로 확대됐다.
지난해에만 반려식물 방문치료 4139건, 찾아가는 식물 클리닉 9842건, 전화상담 828건 등 1만3809건의 반려식물 클리닉 진단·치료가 이뤄졌다. 이용자 수도 8940명에 달했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이용자 만족도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98%가 클리닉 운영에 만족했다”면서 “특히 시민들의 재방문 의사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지난해 식물 클리닉에 참여한 시민 31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를 살펴보면 내담자들은 주로 ‘병충해 진단 및 치료’(44%)를 위해 방문했다. ‘반려식물 상담’도 28%를 차지했다.
방문자들은 ‘분갈이’(49%)와 ‘병충해 관리’(23%)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밖에 반려식물이 자라기에 ‘생육환경이 적절한지’(15%), ‘물 주는 방법’(13%) 등을 묻는 경우도 많았다.
시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집 주변에서 화원을 찾기 어려워진 데다 화원에 문의해도 친절한 답을 듣기 힘들어지면서 ‘반려식물 클리닉’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날도 식물을 직사광선에 놔둬도 되는지, 물은 몇번 줘야 하는지 등 식물의 생육에 가장 기본이 되는 질문을 하는 주민이 많았다.
시는 ‘반려식물병원’도 운영 중이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과 일반 단체에서 20명 이상이 신청하면 반려식물 전문가가 직접 방문해 진단 및 상담, 관리법 등을 교육한다. 이달까지 신청 단지 14곳을 방문해 2시간씩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시 농업기술센터가 운영 중인 ‘광역반려식물병원’도 시민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
병원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며, 당일 치료가 어려운 식물은 입원 치료도 가능하다.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 시스템에서 예약하면 이용할 수 있다.
조상태 서울시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앞으로도 시민들이 언제든 반려식물의 건강을 상담하고 관리받을 수 있도록 ‘찾아가는 클리닉’부터 병원까지 지속적으로 운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도전하던 고우석(26·사진)의 빅리그 입성은 좌절됐다. 방출 통보를 받았다.
마이애미 산하 트리플A 잭슨빌 점보슈림프는 18일 투수 고우석을 방출했다고 발표했다.
LG 마무리였던 고우석은 2023년 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미국 진출에 나섰고 샌디에이고와 2년 보장 450만달러, 2+1년 최대 940만달러에 계약했다. 그러나 잘 풀리지 않았다.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된 뒤에도 빅리그 데뷔 꿈을 이루지 못했다.
이제 고우석이 선택할 차례다. 고우석은 미국 내에서 자유계약선수(FA)다. 모든 구단과 협상할 수 있고 잔류를 노릴 수 있다. 못 이룬 꿈을 계속 좇는다면 몸값을 더 낮춰 타 구단 마이너리그로 옮길 수 있다. 아니면 국내 복귀다.
고우석은 2024년 2월 미국으로 가며 KBO리그에서는 임의해지 신분으로 공시됐다. 임의해지 선수로 공시되면 1년 동안 KBO리그에서 뛸 수 없고 이후 복귀는 전 소속팀 LG로만 가능하다.
고우석의 의지가 있다면 LG 구단과 복귀 협의 절차로 들어갈 수 있다. 시즌 중 핵심 불펜 자원이 합류한다면 LG도 반길 만한 소식이다.
이번 시즌 선두 경쟁 중인 LG는 마무리에 고민을 안고 있다. 고우석이 갑자기 떠난 2024시즌에는 신예 유영찬(24세이브)이 비교적 잘 채웠지만 올해는 사실상 확실한 마무리는 두지 못하고 있다. FA로 영입한 장현식을 마무리로 정했지만 발목, 광배근 부상이 이어져 긴 공백기를 보냈다. 지난해 11월 프리미어12에서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던 유영찬도 재활을 마치고 돌아왔다. 그러나 둘 다 아직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한 상태다. 연투도 하지 못한다.
방출된 직후라 LG도 고민하며 고우석의 반응을 기다리는 분위기다. 차명석 LG 단장은 이날 “고우석도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나”라며 일단 연락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장에서는 투수 한 명이 소중하다. 한화와 치열한 선두 싸움 중인 LG는 최근 군 복무를 마친 이정용을 비롯해 부상당했던 투수들이 불펜에 속속 돌아오며 힘을 비축하고 있다. 고우석의 복귀 가능성은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염경엽 LG 감독은 “도전을 했는데 안 좋은 상황이 돼 안타깝다. 무엇보다 고우석의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 계속 도전을 하고 싶다면 미국에서 이곳저곳 찾아볼 것이고, 돌아오겠다면 그다음은 내가 아니라 구단이 잘 해결해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야 고우석이 돌아오면 좋다. 그만큼 우리 팀에 힘이 된다”며 “고우석이 어떤 결정을 하느냐가 첫 번째”라고 했다.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LG의 1차 지명을 받은 고우석은 2019년부터 5시즌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를 기록했다. 통산 354경기에 등판해 19승26패 139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 3.18을 올렸다. 미국에서는 잘 풀리지 않았지만 최근 구위를 회복했고 트리플A 5경기에서 5.2이닝 6안타 1실점 평균자책 1.59의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고우석이 국내로 복귀한다면 리그 선두 싸움의 큰 변수가 된다. KBO리그가 고우석의 선택을 주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