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20대 클럽월드컵 참가를 위해 미국을 방문한 이탈리아 명문 구단 유벤투스 선수단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백악관 방문에서 불편한 논란을 남겼다.
18일 백악관에서 열린 환영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유벤투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앞에서 트랜스젠더 여성의 스포츠 참가 문제에 대해 즉흥적으로 발언하며 공개적인 질문을 던졌다.
유벤투스는 이날 밤 워싱턴에서 알 아인(UAE)과 클럽월드컵 조별리그 경기를 앞두고 있었다. 선수단에는 미국 국가대표 출신 티모시 웨아와 웨스턴 맥케니도 포함돼 있었다. 트럼프는 이들과 함께 단상에 선 뒤 여러 주제에 대해 발언하다가 돌연 선수들을 향해 “여자 선수가 너희 팀에 들어올 수 있을까, 친구들?(Could a woman make your team, fellas?)”이라고 물었다.
갑작스러운 질문에 선수들은 어색하게 웃으며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같은 질문을 한 차례 더 반복했으나, 침묵은 이어졌다. 이에 유벤투스 단장 다미앵 코몰리가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나섰다. 그는 “우리는 아주 훌륭한 여자 팀을 보유하고 있다”고 답하며 유벤투스 여자팀(세리에 A 우승팀)을 언급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여자들과 함께 뛰어야 한다”고 맞받아치자 코몰리의 시선은 바닥을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외교적으로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언은 트럼프가 지난 2월 트랜스젠더의 여성 스포츠 참가를 전면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이후 나온 것이다. 미국 내 트랜스젠더 인권 논란이 고조되는 등 민감한 시점에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왜 이런 엉뚱한 질문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생물학적 남성인 트랜스젠더 여성이 여성 리그에서 뛰는 것이 부당하다”는 주장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는 해석이 설득력이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종종 자신의 정책적 입장을 유머나 질문 형식으로 던져 상대가 동조하거나 반박하기 어렵게 만들며 메시지를 주입하는 대화법을 자주 쓴다. 유벤투스 선수들 앞에서 웃으면서 질문했지만, 침묵하면 동의로 해석되게끔 유도하는 발언으로 볼 수 있다. 선수들은 “아니요”라고 하면 트럼프 입장을 지지하게 되고 “예”라고 하면 구설에 오를 수 있으니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미 연방대법원은 테네시주가 시행한 미성년자 대상 젠더 확인 치료 금지법을 합헌으로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트랜스젠더 아동의 권리를 둘러싼 향후 다수 소송에 법적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인권단체의 강한 우려를 낳고 있다. 가디언은 “이처럼 미국 사회 전반에서 트랜스젠더에 대한 제도적 규제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유벤투스를 향한 트럼프의 돌출 발언은 백악관 행사 분위기를 냉랭하게 만들었다”며 “유벤투스 구단은 이번 발언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 달 가까이 중단됐던 미국 유학·연수 비자 발급이 재개된다. 비자 신청자들은 자신이 미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인물이 아님을 입증하기 위해 SNS 계정 게시물을 검사받아야 한다. 계정을 공개하지 않는 사람은 비자 발급이 거부될 수 있다.
미 국무부는 18일(현지시간) 유학생·연수생 등에 대한 입국 비자 발급 관련 절차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J(유학)·M(직업훈련)·F(연수 및 교수) 비자가 대상이다.
국무부는 “우리는 심사 과정에서 모든 가용 정보를 활용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신청자를 파악할 것”이라며 “신청자들은 SNS 프로필의 개인정보 보호 설정을 ‘공개’로 변경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비자는 권리가 아닌 특권”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가 입수한 국무부 전문에 따르면 각국 주재 대사관과 영사관에서 비자를 심사하는 영사관 직원들은 SNS를 검사할 때 “미국 국민의 문화, 정부, 기관 또는 건국 이념에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는지, 반유대주의자인지, 외국 테러리스트를 옹호하는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전문은 미국에 적대적인 행위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한 지지 등을 구체적인 사례로 들었다.
또 SNS 검사로 증가할 업무량을 감안해 각국 영사관은 유학생이 전체 학생 수의 15% 이하인 미국 대학에서 공부할 학생과 전문직군인 의사의 비자 절차를 먼저 진행하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국에 대한 적대성’의 기준과 정의가 구체적이지 않아, 미국 유학·연수·연구를 계획 중인 학생과 학자들에게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비자 심사를 빌미로 미국 내 진보 성향 대학들을 압박하는 측면도 있다고 짚었다. ‘적대성’ 기준을 자의적이고 광범위하게 적용해 대학에서 연구하거나 교육받는 학자와 학생의 비자를 언제든 취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NYT는 “이번 조치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이념적 순응을 조장하며, 외국 시민들에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하지 않도록 자기 검열을 강요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라 스프라이처 미국교육협의회 부회장은 “전례 없는 이번 조치가 학생들에게 정치적 리트머스로 작용할까 우려된다”면서 “앞으로 어떻게 적용될지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NYT에 말했다.
앞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지난달 말 비이민 비자 인터뷰 심사에 SNS 검증 절차를 도입하겠다면서 비자 인터뷰 신규 접수 중단을 지시했다. 이로 인해 주한 미 대사관도 한국 유학생들의 비자 인터뷰 접수를 사실상 중단했고, 8월 말 미국 대학 개강을 앞둔 학생들의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0일 차별금지법을 두고 “그 주장이 옳으냐 그르냐를 떠나 법안이 통과되면 할 말을 못하거나, 제약당하거나, 심지어는 불이익을 받는 것이 아닐까 (우려를) 제기하는 교계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BBS 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기본 입장은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어서 찬성이다 반대다 말하긴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차별금지법 찬반 입장을 언급하며 “두 주장은 일종의 본질적 자유권을 주장하는 것”이라며 “토론과 접점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2023년 한 기독교계 단체 행사에서“모든 인간이 동성애를 택했을 때 인류가 지속 가능하지 못하다”며 차별금지법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김 후보자는 같은 날 여러 명의 지인에게 1000만원씩 빌린 것을 두고 “그때 신용 상태가 어려워 사적 채무를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며 “결론은 원금과 이자도 갚았다”고 말했다. 그는 “(돈 빌려준) 그분들이 그냥 평민들인데 ‘합동으로 기자회견 할까, 우리가 뭘 잘못했냐’고 하는 걸 제가 미안해서 말리고 있다”며 “다 떳떳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고교 시절 아들이 동아리 활동을 하며 작성한 표절 예방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실제 발의까지 이어진 것에 관해서는 “(아들에게) 혹시라도 대학 입시에 쓰지 마라, 그래서 안 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