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수수료 올해는 어느 정도 더울까. 작년보다 덜 더울까. 2024년 폭염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더웠다. 주위에서 누구든 건드리면 확 터질 것 같은 후덥지근함이었다. 기온도 기온이지만 습도까지 더해져 체감온도는 역대 최고로 높았다. 작년 여름철 폭염일수는 20일로 역대 3위, 열대야 일수는 20.2일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최근 6년간 폭염경보가 평균 12.2일(한파경보 5.8일)임을 고려하면 극심한 무더위를 더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다. 과연 올해 7월과 8월에는 폭염경보 문자가 몇번이나 발송될까. 사실 2004년 개봉한 영화 <투모로우>는 인류의 탐욕이 초래한 모습과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
지구 표면의 온도 상승은 폭염과 한파도 증가시킨다. 이미 지구의 기온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1.09도 상승했다. 현재와 같은 양상이 계속된다면 산업화 이전보다 폭염 발생 빈도(8.6배)와 강도(+2.0도)가 높아진다. 기후위기는 노동생활 세계에도 적지 않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점점 더 뜨거워지는 여름, 더욱 위험해질 작업환경에 모두가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일하기에는 너무 더운 정도가 어느 수준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국제기구(ILO, WHO)는 35도를 넘는 폭염에서는 질병 위험이 증가하고, 노동력 및 노동생산성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온열지수에 따른 고열 작업환경 관리지침은 우리가 기후위기 시대에 접어든 현실을 잘 보여준다.
한국의 월별·작업강도별 계속작업 가능일은 7월과 8월에는 단 하루도 없다. 매시간 75% 작업과 25% 휴식이 가능한 날도 7월과 8월은 겨우 1일과 2일에 불과했다. ‘역대급 폭염과 한파’를 겪고 나서도 시간이 지나면 과거를 망각한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전 세계 노동자의 70% 이상이 폭염에 노출될 것을 경고했다. 주위를 둘러보면 옥외 작업자들이 적지 않다. 건설·조선, 도로정비, 환경미화, 전기통신, 운송·배달 노동자들이 대표적이다. 폭염으로 기온이 1도 오르면 총사망률이 4%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온열질환으로 인해 총 115명의 재해자가 발생했고, 그중 12명이 사망했다.
지난해 9월 국회는 산업안전보건법에 폭염·한파에 따라 발생하는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한 사업주 보건조치 의무를 추가했다. 문제는 지난 5월 규제개혁위원회가 법령 시행에 따른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철회시킨 것이다. 체감온도 33도 이상 폭염 때 2시간 이내 20분씩 휴식 보장 의무화 조항조차 받아들이지 않았다. 2018년부터 가이드라인 형태의 ‘권고’를 개정해 처벌 가능하도록 한 것을 무력화했다. 기업이 비용 부담을 우려해 안전조치를 외면한 것과 다르지 않다. 일터에서 작업중지를 하더라도 그 기간은 여름 90.7시간, 겨울철 43시간 정도다.
이제 폭염·한파 등 기후변화에 노출되는 작업에선 생명 안전과 산재 위험으로부터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것이 필수다. 1981년 ILO는 산업안전보건협약(C155)에서 위험 작업 상황의 즉시 보고와 작업 복귀 금지 및 대피권을 규정한 바 있다. 대한민국은 이 협약을 2008년 2월에 비준했다. 일터에서의 위험으로부터 ‘피할 권리’ 혹은 ‘벗어날 권리’는 새 정부가 반드시 법제도화해야 할 과제다. 국민주권 시대에 일터에서의 노동안전은 새로운 사회계약의 출발점이다. 정부의 작업중지 명령, 사업주의 작업중지·대피 조치, 노동자의 작업중지권 보장이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폭염은 햇볕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한 채 일하는 사람들에게 치명적이다. 매일 기후위기의 최전선에 서 있는 노동자들을 위해 ‘더위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자. 점점 더 커지는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작업할 수 있는 최대 온도와 습도를 명시할 시점이다. 날씨는 저임금·불안정 노동자들에게 더 가혹하다.
국가재정법 후 ‘네 번째’ 규모민생지원금 ‘신속 집행’ 전망전세임대 3000가구 추가 공급건설 활성화에도 2조7000억성장률 1%대로 복귀할지 주목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보름 만에 내놓은 추가경정예산안은 빠르게 집행해 꺼져가는 경기의 ‘불씨’를 살리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번 추경으로 올해 성장률이 1%대로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획재정부가 19일 발표한 ‘새 정부 추가경정예산안’을 보면, 정부는 경기 진작과 민생 안정을 위해 총 20조2000억원을 푼다. 정부가 추가로 지출하는 금액만을 기준으로 했을 때 2008년 국가재정법 시행 이후 2022년 2차 추경(62조원), 2021년 2차 추경(34조9000억원), 2020년 3차 추경(23조7000억원)에 이어 네 번째로 큰 규모다.
이번 추경은 규모뿐 아니라 신속한 집행에도 중점을 뒀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민생회복지원금은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이나 신용·체크카드 등으로 지급돼 빠르게 집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소비 진작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사용 기한을 4개월 이내로 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저축해두지 않고 소비를 통해 돈이 돌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올해 4월 국회를 통과한 1차 추경의 ‘상생 페이백’ 사업은 시스템 구축 지연으로 아직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선착순으로 지급되는 고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10% 환급이나 사용 기한이 있는 숙박·영화 관람·스포츠 시설 할인 쿠폰 등 여타 소비 촉진 유도 사업들도 단기적인 소비 진작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건설 관련 예산 편성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정부는 건설경기 활성화에 2조7000억원을 편성했다. 철도·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에 1조4000억원을 투자하고, 자금 조달이 어려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에 5000억원을 금융 지원할 예정이다. 추경안이 주로 취약계층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을 생각하면 정부안에 대규모 건설 관련 예산이 편성된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건설경기 부진으로 최근 건설사 줄도산이 우려되자 정부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추경에는 취약계층 지원 등 민생 안정 대책도 포함됐다. 정부는 저소득 가구와 청년, 경력 단절 여성에게 취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직급여 지원 인원을 18만7000명 확대하고, 무주택 청년·신혼부부 주거 안정을 위해 전세임대 3000가구를 추가로 공급하기로 했다.
향후 관건은 추경이 성장률 전망치를 얼마나 끌어올릴지다. 0%대 성장을 예상했던 일부 해외 투자은행들은 추경에 대한 기대감으로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내다봤다.
추경 집행이 7월에 이뤄지면서 올해 안에 미칠 파급효과 기간이 짧은 점은 한계다. 임기근 기재부 제2차관은 “직접적 효과 외에 새 정부의 정책 의지와 소비자·기업의 경제 심리 개선으로 인한 간접적 효과까지 나타나길 기대한다”고 했다.
조영무 NH 금융연구소장은 “재정정책의 시차를 고려하면 3∼4분기에 추경 편성 효과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규모도 중요하지만, 어떤 속도로 집행되는지가 성장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취약계층에 대한 일회성 지원을 넘어 복지 제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나원준 경북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회성으로 전국민에게 지원금을 차등 지급하고,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것은 기존 복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앞으로는 일시적인 경기 대책을 넘어 복지 시스템 전반을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