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출범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지도부가 정부·국회와 전향적으로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의정 갈등이 시작된 후 대전협의 지도부가 교체된 건 1년 반 만이다. 소통을 강조한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서 의정 갈등 국면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전협은 지난 28일 서울시의사회에서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고 한성존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대표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공식 추인했다. 한 위원장과 비대위를 이끌 새 비대위원은 김동건 서울대병원, 김은식 세브란스병원, 박지희 고려대의료원 전공의 대표 등 7명이다.
한 비대위원장은 개회사에서 “구성원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성급한 합의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지역위원장 체계를 통해 모든 병원의 목소리를 고르게 반영하는 구조를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대전협은 총회에서 비대위 산하에 사무지원국을 설치하고, 권역별 지역협의회를 만들기로 했다. 지역 내 모든 전공의들이 지역협의회를 통해 의견을 낼 수 있는 창구를 만든다는 취지다. 대의원과 지역협의회장 외에도 전체 회원들이 의견을 낼 수 있는 소통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대전협은 정부·국회와의 대화에 앞서 수련병원 단위별 수련 현황, 입대 현황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대전협은 “총회 참석자들은 사태 해결을 위해 정부·국회와 전향적인 대화가 중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대한의사협회,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를 포함해 의료계 내 다양한 단체와 교감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간 강경 투쟁을 이어온 박단 전 비대위원장과 달리 소통을 강조한 ‘온건파’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서 의정 갈등 국면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2월 말 전공의 집단 사직, 의대생 휴학 이후 여러 차례 전공의와 의대생들에게 복귀 기회를 제공했지만, 대전협과 의대협은 필수 의료 패키지 전면 철회 등 ‘전공의 7대 요구안’이 수용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복귀를 거부했다.
24일 열린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 한덕수 전 국무총리,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등이 수시로 소환됐다. 야당은 “조국 청문회의 재방송”이라며 김 후보자를 압박했고, 여당은 윤 전 대통령과 한 전 총리 등을 들어 방어했다. 여야 특위 위원 간 날 선 발언으로 얼굴을 붉히는 일이 이번에도 반복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청문회에서 야당 공격을 방어하고 김 후보자가 적임자라고 주장하는 데 집중했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성경책을 들고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는 내용이 담긴 마태복음 6장 34절을 낭독한 뒤 “(후보자가) 이 말씀을 몇 번이나 되새겼을까 생각했다”며 “존경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 후보자가 민주화 운동 투옥 생활로 병역을 대신한 것을 부동시로 병역 면제를 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비교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지금까지 오는 데 있어 특정 종교라기보다 사회의 좋은 선배나 원로 또는 뜻 있는 분들의 말씀이 큰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종교색이 부각되는 것을 경계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채현일 민주당 의원은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초대회장을 지낸 김 후보자 어머니를 들어 “그 부모를 통해 됨됨이와 살아온 궤적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고, 같은 당 박균택 의원은 “(후보 지명 소식에) 이만한 적임자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조국 프레임’ 공세로 맞섰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가 자료 제출 요구에 대부분 응하지 않았고 참고인·증인 채택이 한 명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6년 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청문회의 재방송을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최근 김 후보자의 재산 등록 누락 고발 사건을 배당한 것도 조 전 장관 사례에 빗대 언급했다.
윤석열 정부 유일한 총리이자 전임 총리인 한 전 총리도 소환됐다. 김 후보자는 박균택 의원이 한 전 총리를 비판하며 의견을 묻자 “반면교사로 삼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모친 소유 빌라 관련 계좌내역 공개를 요구하자 한 전 총리를 언급하며 “과거의 전례를 들어 답변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도 이런 자료 공개에는 동의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여야 간 사과 공방전도 이어졌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박선원 의원이 질의 도중 급성간염으로 군 면제를 받은 사례를 꺼낸 데 대해 “제 병역 면제사유를 언급했다. 지금도 치료받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박 의원은 “급성간염은 빨리 치료해 군대 가는 게 문제없을 거라는 것이 내 의료 상식”이라며 사과를 거부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과격한 발언으로 여당에서 사과를 요구받자 “제가 박선원 의원에게 조용히 하라고 했더니 (박 의원이) ‘야, 조용히 해’ 이렇게 이야기했다”며 “그에 대해 혼잣말로 ‘미친 거 아니야’ 했는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란 특검은 28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상대로 외환 혐의와 관련한 조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박지영 내란 특검보는 이날 윤 전 대통령 조사 진행 중 기자들과 만나 “조사는 10시14분쯤부터 시작됐고, 먼저 체포영장이 청구된 피의사실에 대해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라며 “조사 시간에 따라 유동적이나 국회 의결 방해나 외환 등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특검이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을 청구한 혐의인 1차 체포영장 집행 저지 지시 혐의,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의 비화폰 정보 삭제 지시 혐의 외에 무인기 평양 침투 등을 통한 외환유치 의혹에 대한 조사도 이날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SKT “리벨리온 장치 테스트 중”업스테이지·퓨리오사AI도 ‘협력’
국산 거대언어모델·반도체 결합한국형 ‘소버린 AI’ 구축 주목
이재명 정부가 ‘소버린 AI’(주권형 인공지능)에 힘을 싣고 있는 가운데 국산 AI 인프라를 기반으로 토종 서비스를 운영하려는 움직임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자립적인 AI 생태계 구축이 본격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과 SK텔레콤은 “SK텔레콤의 주요 AI 서비스에 리벨리온의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적용하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NPU는 AI 추론 작업에 특화된 반도체다.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보다 전력 소모가 적고 저렴하다는 이점이 있다. 국내에선 리벨리온, 퓨리오사AI, 딥엑스 등이 NPU를 개발한다. 정부는 첨단 GPU를 확보하는 동시에 국산 NPU 개발 및 조기 상용화를 지원할 방침이다.
리벨리온과 SK텔레콤은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아톰’을 탑재한 서버를 에이닷 전화 통화요약, PASS 스팸필터링, PASS 금융비서, 엑스칼리버(AI 기반 반려동물 진단 서비스) 등에 시험 적용하고 있다. 결과에 따라 아톰의 성능 강화판인 대규모 AI 추론용 ‘아톰 맥스’를 이들 서비스에 연내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리벨리온 NPU 도입을 확장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에이닷 전화 통화요약은 SK텔레콤의 거대언어모델(LLM) 에이닷엑스를 기반으로 한다”며 “리벨리온 반도체를 통해 상용 서비스될 경우 ‘국산 LLM’이 ‘국산 NPU’로 서비스되는 소버린 AI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내 AI 기술기업 업스테이지와 퓨리오사AI는 NPU 기반의 생성형 AI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퓨리오사AI는 올해 초 미국 거대 기술기업 메타와 매각을 논의했지만 ‘독자 생존’을 택했다.
업스테이지는 자체 LLM ‘솔라’가 퓨리오사AI의 차세대 NPU ‘레니게이드’ 위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하고, NPU에 모델을 탑재할 계획이다. 레니게이드를 구매한 고객이 원하는 환경에서 바로 솔라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