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플립폰테크 둥쥔 중국 국방부장이 러시아, 이란 국방장관 등이 참여한 상하이협력기구(SCO) 10개 회원국 국방장관 회의에서 일방주의와 보호주의, 패권 행위가 국제질서에 충격을 주고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26일 신화통신·환구시보에 따르면 나시르자데 장관이 산둥성 칭다오에서 25~26일 열리는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국방장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전날 중국에 도착, 둥쥔 중국 국방부장과 만났다.
둥 부장은 환영식에서 “100년만의 세계질서 변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패권·횡포·괴롭힘 행위가 국제질서에 심각한 충격을 가해 혼란의 최대 원인이 되고 있다”며 “각국은 유엔과 SCO 등 다자기구 안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뜻을 함께하는 진보세력을 더 단결시켜 국제사회의 공정과 정의를 수호해 글로벌 전략적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방주의, 패권주의 등은 중국이 미국을 비판할 때 주로 사용하는 표현이다.
아지즈 나시르자데 이란 국방장관도 회의에 참석했다. 나시르자데 장관은 둥 부장과의 회담에서 “이란이 최근 공격 받은 것과 관련해 중국이 이란의 정당한 입장을 이해하고 지지해준 데에 감사하다”며 “중국이 계속 정의를 수호해 현재의 휴전 국면을 유지하고 지역 긴장을 완화하는 데에 더 큰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나시르자데 장관이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주요 군사·핵시설 공격 개시로 전쟁 이후 공개적으로 해외 순방에 나선 것은 이번에 처음이다. 이란과 이스라엘은 나시르자데 방중 하루 전인 지난 24일 미국 중재로 휴전에 합의했다.
중국은 외교부 대변인과 푸총 주유엔 대사 등의 입장 표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은 국제법 위반에 해당하며 이란의 주권·안보·영토보전 침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해왔다. 다만 중국은 수사적 지원 외 실질적 도움은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SCO는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정치·경제·안보 협의체다. 중·러 외 중앙아시아 5개국(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과 인도, 이란, 파키스탄이 회원국이다.
이번 회의에는 10개 회원국 국방장관이 모두 참석했다. SCO 사무국과 SCO 내 상설기구인 지역테러대응구조 집행위원회 책임자도 참석해 대테러 협력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언론들은 회원국들이 군사협력을 공고히 하고 발전시키는 데에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SCO 창립멤버인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들은 지난 1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다른 당사국을 겨냥한 어떤 동맹이나 그룹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동맹 체결 금지를 규정한 ‘영구선린우호협력조약’을 맺었다.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고조된 중동 정세 불안의 최대 수혜자는 러시아라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는 표면적으로는 전략적 파트너인 이란의 영향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개입하진 않으면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유로뉴스는 “중동의 새로운 위기는 해당 지역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에 타격을 줄 수 있지만 크렘린궁에 희소식을 가져다줬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주요 무역 파트너로서 중동 내 러시아의 중요한 동맹국이긴 하나, 최근 분쟁 국면이 당장은 러시아에 이득이 된다는 것이다.
러시아산 원유 거래가격 상한선을 낮춰 제재를 강화하려던 유럽연합(EU)의 계획이 사실상 무산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러시아 전쟁자금줄 차단을 위해 유가 상한선을 60달러에서 45달러로 낮추는 제재안은 오는 23일 EU 외교장관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란 무력 충돌로 인한 유가 급등 우려가 커지면서 계획 추진 자체가 어려워졌다고 폴리티코 유럽판 등은 전했다.
러시아로선 제재를 면하는 동시에 유가 상승 덕도 볼 수 있게 됐다. 모스크바타임스 등에 따르면 러시아 대표 원유인 우랄산 원유는 이란·이스라엘 충돌이 벌어지기 전인 지난 10일 배럴당 약 57달러(약 7만8000원)에 거래되며 최근 2년 사이 최저 수준이었으나 이날 기준 74달러(약 10만2000원)까지 치솟았다.
러시아·이란의 중동 정책을 연구해온 국제문제 전문가 니키타 스마긴은 “상황이 악화할수록 유가는 더 높아지고 러시아는 예산 편성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원유 수출로 전쟁 비용을 마련해온 러시아는 국제 유가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게다가 러시아로선 국제사회 시선이 중동으로 쏠리면서 우크라이나와의 종전 협상에 나서라는 서방의 압박으로부터도 비교적 자유로워졌다.
러시아가 이란을 전면 지원하며 중동 사태로 끌려들어 갈 가능성도 작다는 분석이 다수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공습하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위해 모스크바를 방문하기로 했으나, 러시아는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4년 차에 접어든 러시아로선 이란을 도울 여력이 없는 데다, 미국과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관계를 악화할 만한 위험을 감수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요소들 때문에 이스라엘이 이란의 방공망을 파괴하고, 핵 시설을 타격하고, 이란 군 지도부를 제거하는 동안 러시아는 방관하는 태도를 유지해왔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사회 제재와 비난을 받아온 푸틴 대통령이 이번 분쟁 국면을 외교적 입지 회복 기회로 삼으려 한다는 평가도 있다. CNN은 “푸틴은 이란, 이스라엘, 미국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정치 지도자로서 중동 사태의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이란·이스라엘 갈등은 수년간 국제적 고립에 직면해온 크렘린에 외교적 기회의 문을 열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재명 정부 첫 국방부 장관에 내정된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문민장관으로서 군 개혁의 의지는 확고하다”고 밝혔다. 안 내정자가 장관으로 취임하면 1961년 5·16 군사 쿠데타 이후 64년 만에 처음으로 민간 출신 국방부 장관이 된다.
안 내정자는 이날 오후 대통령실의 국방부 장관 인선 발표 직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12·3 내란 사태 이후 국민의 군대를 재건하라는 시대적 사명을 엄숙히 받아들이고, 비상한 시기에 저를 임명해주신 대통령의 신임에 감사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내정자는 “신뢰와 소통, 강력한 힘이라는 3개의 기둥으로 흔들림 없이 국민주권 정부를 만들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안 내정자는 지난해 12·3 불법계엄에 동원된 군 개혁에 대해 “저는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군 고위 장성이 아닌 민간인 출신 안 내정자의 국방부 장관 지명은 이재명 정부 국방개혁의 첫 단추인 ‘군 문민화’ 기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불법계엄 상황에서 정치인 체포조를 운영한 국군방첩사령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장악했던 정보사령부의 권한을 분산하고 통제를 강화하는 개혁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안 내정자는 국방부 장관에 취임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로 “흐트러진 군심(軍心)을 하나로 모아 군의 사기를 올리는 것”을 꼽으며 “군이 자신감과 생동감, 사명감을 되찾아 신명나게 일하고 싸울 수 있도록 전투력 있는 군대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국방개혁은 점진적이지만 확실하게 추진하되 개혁이 공격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군 내부 사기를 높이는 방안도 병행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불법계엄에 가담한 군 수뇌부와 달리 일선 군인들은 불법 명령에 따르지 않거나 소극적으로 행동했다.
안 내정자는 “제가 국회 국방위원회를 5선 내내 했다. 누구보다도 군에 대한 이해력과 정확한 상황 인식을 갖췄다고 생각한다”며 “3군(육군·해군·공군)의 합동성이랄지, 여러 장단점을 다 알기 때문에 전략과 전술을 구상하는 데 상당히 유리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안 내정자는 1983~1985년 육군 방위병으로 의무 복무한 것이 군 경력의 전부인 민간인 출신이지만 국방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2008년 초선 때부터 현재 5선까지 2016~2018년 국토교통위원회 활동 기간을 제외하면 계속 국방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했다. 20대 국회에선 국방위 위원장을 지냈다.
역대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은 3대 이기붕, 6대 김용우, 10대 권중돈, 9·11대 현석호 장관뿐이다. 5·16 군사 쿠데타 이후에는 줄곧 대장·중장 출신이 맡았다. 특히 역대 국방부 장관 50명 중 26명이 육군사관학교 출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