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폰테크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오는 24일 시작된다. 현금 6억원의 소득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의혹이 핵심 쟁점이다. 김 후보자는 각각 2차례의 출판기념회와 경조사로 생긴 소득이라고 해명해왔다.
국회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오는 24~25일 이틀간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연다. 여야 이견으로 인사청문회법상 증인·참고인 출석요구 시한을 넘겨 ‘증인 없는 청문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 소득을 둘러싼 의혹을 집중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최근 5년간 5억원을 벌었고 추징금 완납 등으로 13억원을 썼는데, 이 중 6억원이 소명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김 후보의 총 자산은 2019년 마이너스 5억7701만원이었지만 2025년 1억5492만원으로 늘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0일 BBS 라디오에서 “경사, 결혼, 조사가 있었고 출판기념회도 두 번 있었다”며 “국회의원들이 그런 경험을 했을 때 하는(얻는) 통상적인 액수가 있지 않나. 그런 것만 맞춰봐도 (소득규모가) 그게 맞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인사청문특위 위원인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CBS 라디오에서 “4개의 이벤트에 6억원이면 하나당 1억 5000만원의 현금이 오고간 것”이라며 자금원을 상세히 밝힐 것을 요구했다. 이 소득을 재산등록하지 않은 점도 공직자윤리법 등 현행법 위반으로 본다.
석사 학위 취득 과정도 쟁점이다. 김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 원외 최고위원이던 2009~2010년 중국 칭화대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인청특위 위원인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후보자의 당시) 중국 체류일수는 26일”이라며 “현지 수업 수강 여부 등 전 과정을 투명하게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아침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출국하는 등 현지 수업에도 성실하게 임했다는 입장이다.
이른바 ‘아빠 찬스’ 의혹도 검증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김 후보자가 입법 활동 등으로 아들의 대학 입시용 ‘스펙’을 만들어줬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김 후보자 아들은 미국 유명 사립대에 재학 중이다. 국민의힘은 당시 김 후보자가 신용불량 상태였던 점을 들어 유학비 출처에도 의구심을 제기한다. 김 후보자는 주 의원 요구자료에 “자녀 교육과 학비는 전 배우자가 담당하고 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2020년 21대 총선 전후 김 후보자 자녀의 예금이 1억 5000만원 증가한 데 대해서도 해명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불법 정치자금 제공자와의 금전거래 의혹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2018년 4월 강모씨 등 11명으로부터 1억4000만원을 빌렸다가 임명동의자료 제출 시점까지 갚지 않았다. 김 후보자는 지인 3명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2010년 대법원에서 벌금 600만원을 확정받았는데, 강씨가 지인 3명 중 한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는 BBS 라디오에서 “중가산세 압박을 견딜 수 없어 가까운 사람들에게 1000만원씩 빌린 것”이라며 “원금과 이자도 다 갚았다”고 밝혔다.
인사청문회 결과와 무관하게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많다.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 출석 의원 과반 찬성으로 통과되는데 민주당이 국회 과반(167명)을 점하고 있어 단독 처리가 가능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국민의힘 측에 “청문회 과정에서 본인 해명을 지켜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내정자가 24일 “한국 인공지능(AI)에는 저력이 있다”며 “컴퓨팅 인프라 등이 보완되면 세계적인 수준에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업무 영역이 넓은 과기정통부 장관직을 수행하기에는 개인 이력이 AI에 너무 집중된 것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서는 “AI와 기초과학을 연계하는 등의 노력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이날 첫 출근한 배 내정자는 “전 세계적으로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한 시기에 새 정부의 과기정통부 장관으로 내정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각계 전문가들과 폭넓게 협력하고 현장과 부단히 소통하는 장관이 되겠다”고 말했다.
LG AI연구원장에 재직 중인 배 내정자는 국내 최고 AI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한국 AI에는 분명히 저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컴퓨팅 인프라와 데이터 등이 보완되면 세계적인 수준의 AI 기술을 개발하고 관련 생태계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향후 국내 AI 투자 규모에 대해서는 “한국에서만 쓸 AI를 만들 것이냐, 세계에서 쓸 AI를 만들 것이냐에 답이 있는 것 같다”며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 내정자는 “AI는 어떤 분야를 특정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산업·기술과 결합돼야 한다”며 “모든 국민이 AI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배 내정자는 자신의 이력이 AI 분야에 편중돼 다양한 R&D를 아우르는 과기정통부 장관직을 수행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겠느냐는 시선에 대해서는 “(나는) AI 전문가이기 전에 과학기술인이기도 하다”며 “기초과학과 AI 생태계를 연결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알파폴드’ 같은 세계적 기술이 나온 것도 AI와 기초과학의 결합 때문”이라고 말했다. 알파폴드는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AI로, 단백질 구조를 빠르게 예측해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인다. 그는 자신의 이동통신사 근무 경험을 언급하며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도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참여연대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재직했던 배 내정자에 대해 “이동통신서비스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통신 대기업을 규제해야 하는 과기정통부 장관으로서 역할을 공정하게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인사청문회에서 통신기업 규제와 통신 공공성 강화에 대한 의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