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거나 말거나. 사진에 대한 전설이 있다. 1947년의 파리에서. 굳이 설명이 필요 없는 네 명의 전설적인 사진가 로버트 카파(1913–1954)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1908–2004), 조지 로저(1908–1995), 데이비드 사이무어(1911–1956)가 샴페인을 터뜨렸다. 사진가 협동조합을 최초로 설립했던 것. 조합의 이름은 매그넘 포토스(Magnum Photos). 용량이 큰 술 단지를 말한다.위키피디아가 전하는 이야기는 아주 다르다. 데이비어 사이무어와 카르티에 브레송, 그리고 조지 로저는 설립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사진가 협동조합의 필요성에 대한 로버트 카파의 아이디어에는 모두 공감했다. 사진의 저작권은 사진작가에게 귀속되어야 한다는 당연한 명제였다. 덧붙여야 할 중요한 지침도 있다. 특정 출판사와 편집진의 획일적인 틀에 벗어나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낼 것. 카르티에 브레송은 이렇게 설명한다.“이야기에 접근하는 ...
[주간경향] 필자를 포함한 경향신문 전·현직 기자 4명은 지난 5월 27일부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를 벗었다. 검찰 압수수색을 당하며 피의자가 된 지 1년 7개월 만이다. 직접 당해보니 검찰 수사는 기사를 쓰면서 더듬더듬 가늠했던 수사와는 상당히 다른 것이었다. 고통도 고통이지만, 생각보다 예리하지 않았다. 오히려 뭉툭하고 막무가내라 한 편의 블랙코미디 영화에 초대된 것 같았다. 기사 작성자를 잘못 기재한 영장이 발부돼 압수수색의 근거가 됐고, 검사는 때론 거짓말을 하고 때론 “진실을 같이 밝혀보자”며 종잡을 수 없는 조사를 했다. 국가기관의 정당한 공권력 행사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초현실적인 일들이 한동안 벌어졌다.이 수기 형태의 기사는 지난 1년 7개월 피의자로 머물던 때의 기록이다. 기자 개인의 불행이었다면 일기장에 쓰고 말 일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국가 최고 권력자가 비판적인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 했던 숱한 시도 중 하나였다. 검찰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