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운영원리의 근간은 중립성이다. 공영방송이 추구하는 공정성, 불편부당성, 객관성, 다원성, 개방성 등은 ‘특정 입장이나 편에 치우치지 않는 공평한 태도’를 유지할 때, 즉 중립적 입장일 때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공영방송이 제도적으로 포획된 정치후견주의의 본질은 당파성이다.극명한 모순이 발현된 결과는 치명적이다. 정권교체 때마다 표변하는 논조는 기회주의적 국영방송의 모습처럼 보이기도 했다. 편향성으로 인해 공영방송의 국민공동체성은 크게 훼손됐고, 내부 구성원들은 내전 같은 갈등을 겪었다.이러한 상황에서 공영방송이 독립을 지키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독립기구의 존립 근거 역시 엄정한 정치적 중립성이기 때문이다. 경쟁하는 정치사회 세력들이 실존하는 민주국가에서 국가기간방송이 특정 세력에 편향돼 있을 수는 없다. 중립적이어야 할 기구를 특정 세력이 장악하면 누구도 그 독립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독립은커녕 정치 세력들의 각축장이 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