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오는 주말부터 10월까지 전승절 80주년을 기념하는 문화행사와 전시회가 대대적으로 열린다. 중·일전쟁을 다룬 영화 재상영과 웹드라마 제작도 이어진다. 역사 기념일을 활용해 애국주의 열기를 고조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 문화여유부, 중앙광파전시총국 등은 3일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전쟁 승리 8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와 문예작품, 문화행사를 소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회견 내용에 따르면 오는 7일부터 국경절 연휴가 있는 10월까지 중·일전쟁과 공산당의 항일투쟁을 기념하는 전시와 행사가 대대적으로 열린다.
중국인민항일전쟁기념관은 일본군의 급습으로 중·일전쟁의 시발점이 된 ‘루거우차오 사건’ 기념식이 열리는 7일부터 ‘민족해방과 세계평화를 위하여’란 제목의 특별 기념전을 연다. 대중에는 8일부터 공개된다. 뤄춘캉 기념관장은 “사진 1525점과 문화재 3237점이 전시된다”며 “공산당과 4개 방면(농업·공업·국방·과학기술 현대화)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과거 개봉한 공산당의 항일전쟁을 배경으로 한 중국중앙TV(CCTV)에서 연달아 방영된다. <역사의 하늘>(2004), <팔로군>,<타이항산에서>,<검>(2005) , <기억의 증명>(2002), <관동을 건너다>(2008), <펑더화이 원수>(2016) 등이다. 항일전쟁을 배경으로 한 무대예술작품도 8~10월 연달아 올라온다.
각각 <마상요람>, <분노의 가시>란 제목의 새로운 항일물이 ‘마이크로단편드라마’ 형태로 제작돼 9~10월 출시된다. 마이크로드라마는 줄거리가 있는 수십초~십수분 분량의 짧은 영상물로 중국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소비되는 콘텐츠 형태로 자리잡았다.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통계를 인용해 마이크로단편드라마 시청자 수는 6억 6200만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행사 대부분 7~8월 시작해 전승절 80주년 기념식이 있는 9월 절정에 이른다. 일부는 국경절 연휴가 있는 10월까지 진행된다.
중국은 오는 9월 3일 톈안먼 광장에서 전승절 80주년 행사를 개최한다. 열병식에서는 세계 각국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중국의 최첨단 무기를 대대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소셜미디어에서는 국방 분야 인플루언서들을 중심으로 ‘인류 역사상 최대의 열병식’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불지피고 있다.
중국에서는 해마다 국경절 전후 애국주의 열풍을 끌어올리는 영화가 제작되는데 올해는 전승절 80주년 기념식까지 겹치면서 거의 하반기 내내 애국을 강조하게 될 전망이다. 정부 공식 전승절 기념행사는 12월 13일 난징대학살 기념식까지 이어진다.
한화오션은 해양수산부에서 추진하는 차세대 쇄빙연구선 건조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1일 밝혔다. 한화오션은 이달 본계약 체결 뒤 설계에 들어가며, 2029년 12월까지 건조를 마치고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에 인도할 계획이다.
차세대 쇄빙연구선은 1만6560t 규모로, 현재 극지연구소가 운용하고 있는 국내 최초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7507t)의 두 배가 넘는다.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전기추진체계를 탑재하고 1.5m 두께의 얼음을 깨고 나아갈 수 있으며 영하 45도의 내한 성능도 갖췄다. 아울러 극한의 조건에서도 연구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휴식과 여가 활용을 위한 시설인 선실, 응접실, 식당 등도 최고급 여객선 수준으로 갖추게 된다.
한국이 독자적으로 건조한 첫 쇄빙연구선은 2009년 아라온호다. 이후 극지방 환경 변화로 인한 연구 범위 확대와 친환경 규제 강화 등으로 후속 쇄빙연구선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한화오션 측은 2008년부터 북극 항로에 대한 가능성을 내다보고 쇄빙선 건조 기술력을 쌓아왔다고 한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차세대 쇄빙연구선은 아라온호과는 차별화된 ‘완전히 새로운 쇄빙 연구 플랫폼’을 지향한다”며 “글로벌 톱티어 조선소인 한화오션의 핵심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오션은 향후 쇄빙선 분야에 더욱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북극 해빙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북극은 단순히 새로운 뱃길이 아닌 자원, 물류, 기술 경쟁의 전장이 되고 있다는 게 한화오션의 설명이다.
한화오션의 차세대 쇄빙선은 특히 알래스카 LNG 사업을 추진하는 등 북극 항로 개발에 적극적인 미국 정부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쇄빙 LNG운반선을 건조했다.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 김호중 상무는 “압도적 실적으로 검증된 세계 최고 쇄빙 기술력으로 이번 차세대 쇄빙연구선 건조 사업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쇄빙선 수요가 커지고 있는 미국 측에도 한화오션의 쇄빙선 건조 역량을 확실히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이틀을 앞두고 순국한 김석호 하사의 유해가 72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지난해 11월 강원 철원군 원남편 주파리 일대에서 발굴한 김 하사(현 계급 상병)의 유품 등을 2일 유가족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2004년 유해발굴사업이 시작된 이후 가족 품으로 모신 국군 전사자는 257명이 됐다.
김 하사는 1931년 경남 합천군에서 여섯 형제 중 셋째로 태어났다. 그는 1952년 11월 아내를 남겨두고 입대했다. 국군 제7사단에 배치돼 이듬해 7월 벌어진 ‘적근산-삼현지구 전투’에서 전사했다. 해당 전투는 7사단과 11사단이 철원군 원남면 일대에서 중공군 4개 사단과 치른 공방전이다. 그가 전사한 날은 정전협정 체결 이틀 전이었다. 당시 그의 나이 22세였다.
고인의 유품과 신원확인서 등을 유가족에게 전달하는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이날 부산시 남구에 있는 조카 김원수씨(61) 자택에서 열렸다. 김씨는 “아버지께서 형님의 유해를 찾지 못했다며 그렇게 안타까워하시며 사시다 돌아가셨다”며 “아버지께서 살아계셨다면 얼마나 좋았겠느냐. 유해를 찾아준 국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신원확인은 2021년 고인의 동생 김석재씨(당시 83세·2022년 작고)의 유전자 채취 덕에 가능했다. 유전자 시료 채취는 전사자의 친·외가 8촌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제공한 유전자로 전사자 신원이 확인될 경우 1000만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유전자 시료 채취 신청은 1577-5625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