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간녀소송 리박스쿨이 협력단체로 꼽은 교원단체 대한민국교원조합(대한교조)가 온라인 육아 커뮤니티를 통해 우파 역사관을 전파하려는 전략을 준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취재 결과 조윤희 대한교조 위원장을 비롯한 현직 교사 3명은 2022년 8월26일 역사연구원이 개최한 7차 세미나(한국 근·현대 역사지식의 보급 실태와 개선 방향)에 발제자로 참여했다.
조 위원장은 ‘맘카페’로 불리는 네이버·다음 등 포털사이트 육아 커뮤니티에 ‘우파 역사 콘텐츠’를 전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위원장은 주요 육아 카페를 분류한 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역사 강사 설민석씨와 극우성향 매체 펜엔드마이크 기자 출신 김용삼씨가 각각 언급된 사례를 비교했다. 김씨는 리박스쿨과 프리덤칼리지장학회의 강사진으로 활동했는데, 상대적으로 언급이 적다는 취지다.
조 위원장은 뉴라이트 성향의 콘텐츠가 공감을 얻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양과 질이 아무리 훌륭해도 대중성과 상업성 없인 역사 콘텐츠의 왜곡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식은 원래 어려운 것이라 자위하는 동안 우리의 역사교육 시장은 빨갛게 변하고 말았음을 이제라도 각성해야 할 것”이라며 “우파맘 카페나 전국역사교사모임 같은 커뮤니티가 양산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현직 교사들도 정치·역사에 대한 편향적 주장을 이어갔다. 이병철 문명고 교사는 역사 방송 프로그램들이 좌편향됐다고 주장했다. 이 교사는 “한국사의 어느 시대보다 현대사만큼은 방송 기획자와 대중 역사가의 편향된 의식이 현저하게 보인다”며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정부에 관해서는 거의 융단폭격 하듯 비난하는 것이 다수”라고 했다. 이 교사는 친일 옹호 및 독재 미화로 논란이 된 한국학력평가원 역사교과서를 집필했다.
당시 세미나에는 대한교조가 출간한 책 <대한민국 사회교과서>를 집필한 홍후조 고려대 교수가 사회자로,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늘봄지지단체 ‘함께행복교육봉사단’ 단장이었던 고 천세영 충남대 교수도 발제를 맡았다. 세미나를 주관한 김진홍 역사연구원 이사장(뉴라이트전국연합 전 상임의장)은 “다음 번엔 이분들이 주축이 되어 검정교과서를 출원했으면 좋겠다”며 “불합격하더라도 대안학교에서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교조는 2023년 리박스쿨과 함께 국가교육개혁국민협의회(교협)를 출범시키며 청소년 1만명에게 이승만·박정희 대통령의 독재를 미화하는 역사교육 프로그램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리박스쿨과 협력하며 정치 중립성을 위반한 발언을 해왔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조 위원장은 교육부 정책자문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교육부는 지난 16일 조 위원장을 해촉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대한교조가 리박스쿨과 함께 만든 함께행복교육봉사단은 지난해 5월 교육부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려 시도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교육부와 공교육 정상화를 주제로 차담회를 진행한 뒤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울산의 전통시장을 깜짝 방문해 장을 보러 온 시민들과 만났다. 전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담긴 소비쿠폰 등을 언급하며 상인들에게 시장 활성화를 기대하는 발언을 건네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울산 AI 데이터센터 출범식에 참석을 마친 뒤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 알프스 시장을 찾았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예정에 없던 시장 방문은 “선거 이후에도 국민과 직접 소통하며 민생 현장을 챙기고 골목 경제를 살피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로 마련됐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통령의 깜짝 등장에 울산 시민들은 반가움을 표하며 ‘캐나다 순방에서 고생하셨다’ ‘건강을 챙기며 일해달라’ 등의 말을 건넸다. 일부 시민들은 행정 불편 등 민원을 호소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고 강 대변인은 밝혔다. 이 대통령은 시민들과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누면서 “(민원을) 잘 살펴보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한 시민이 코스피 지수가 3000포인트를 돌파한 점을 언급하며 “주식이 많이 올라 좋다. 고맙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주가가 많이 올랐죠”라며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분식집에서 고추전과 고추튀김, 떡볶이, 순대를 구입했다. 다른 가게에서는 식혜와 떡 등을 구매해 동행한 참모진과 나누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한 상인이 ‘시장이 너무 어려우니 도와달라’고 호소하자 이 대통령은 “재래시장을 위해 추경 예산으로 소비 쿠폰 13조원을 쓰게 했으니 앞으로 더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취임 후 이 대통령이 전통 시장을 찾은 건 두 번째다. 앞서 취임 사흘째였던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식을 마친 뒤 서울 사당동 남성사계시장을 역시 예고 없이 깜짝 방문했다.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당시 먹을거리 등을 온누리상품권과 현금 등으로 구입하고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경기 시흥경찰서와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이 17일 SPC삼립 서울 서초구 본사와 시화공장을 압수수색했다. 지난달 19일 50대 작업자가 시화공장에서 기계에 끼여 숨진 후 29일 만에 강제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일터에서 반복되는 죽음의 원인을 밝히고 대책 마련을 위한 첫발 떼기가 이렇게 힘들단 말인가.
산업현장에서 노동자가 사망한 사건에서 압수수색은 현장 감식과 진상 규명을 위한 필수적 절차다. 하지만 수원지법 안산지원은 수사당국이 세 차례 시도한 압수수색을 모두 기각했고 정확한 기각 사유도 밝히지 않았다. “늦어도 너무 늦었다”는 노동계 하소연이 나오는 건 당연하다. 네 번째 청구 만에 지난 13일 법원에서 영장이 발부됐지만, 그새 결정적 단서·증거가 사라진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경찰과 노동부는 기계가 작동하는데도 컨베이어 벨트에 왜 윤활유를 뿌려야 했는지, 공업용 윤활유는 아닌지,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관리 체계가 작동했는지 그간의 의문을 규명해야 한다. SPC 계열 제빵 공장은 최근 3년간 사망사고만 3건 발생해 ‘죽음의 빵공장’으로 불린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사과하고 안전관리 투자를 발표한 뒤에도 이어졌다. 반복된 죽음은 구조적 문제다. 또 다른 죽음이 나오지 않도록 마지막 답을 찾는다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
일터에서 반복된 죽음은 SPC뿐 아니다. 쿠팡에서는 2020년 이후 배송·물류센터 노동자 20여명이 과로와 온열질환으로 사망했다. 2018년 스물네 살 김용균씨가 혼자 일하다 숨진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지난 2일 50대 하청 노동자 김충현씨가 작업 중 기계에 끼여 사망했다. 위험의 외주화를 막고 안전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한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이 만들어졌지만 여전히 지켜지지 않거나 빠져나갈 구멍이 크다. 발전소는 도급 금지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이 됐다. 국가인권위의 도급 금지 범위 확대 권고도 무시됐다. 가장 기본적 원칙인 2인1조 작업 규정은 산업현장에선 여전히 적용되지 않고 있다. 폭염 대책을 의무화한 산안법에 따라 ‘폭염 시 2시간당 20분 이상 휴식 부여’ 조항이 들어간 산업안전보건기준규칙은 규제개혁위원회가 가로막았다. 이래선 ‘죽음의 일터’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산재 사망에 대해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고, 정부와 국회는 법률적·제도적 대책을 촘촘히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