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기동타격대 조장으로 활동했던 이재춘씨(66)는 몇해 전 목소리를 잃었다. 2021년 9월 후두암으로 수술을 받으면서다. 암 발병을 두고 병원 의사들은 “투옥생활 등 수십 년의 극심한 스트레스가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2022년 4월 재수술을 받은 후 그는 ‘인공 음성 발성기’ 없이는 말을 할 수 없게 됐다. 겨우 근육이 남은 식도에 발성기를 대면 낯선 기계음이 목소리를 대신한다. 이씨는 “목소리가 남아있을 때 5·18 진상규명 활동을 한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했다.지난 9일 광주 남구 방림동에서 만난 이씨가 목에 발성기를 댔다. 그는 “5·18때 시민들의 편에서 총을 든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그때 광주가 저항하지 않았다면 대한민국에서 또다시 비극이 되풀이됐을 것”이라고 말했다.전두환 신군부의 불법 계엄령으로 무고한 시민 학살이 자행되던 5월의 그날, 광주에 살았던 이씨는 당시 군인이었다. 5·18...
혼인평등을 위한 동성혼 법제화 캠페인 단체 ‘모두의 결혼’ 활동가 송이원이 인터뷰 중 신분증 2개를 내밀어 보였다. ‘중화민국’이라 적힌 녹색 신분증은 대만 여권이다. 송이원은 한국에서 나고 자란 대만 국적 화교 3세다. 이 여권은 대만에서 100% 인정받지 못한다. 한국으로 치면 주민등록 번호가 없다. 대만 여권이지만 대만과 무비자 협정을 맺은 국가로 갈 때도 비자를 따로 받아야 한다. 이 여권으로 중국에 갈 수도 없다. 중국은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중화인민공화국’이라 쓰인 파란색 여행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중국에 갈 때면 ‘여행객’으로만 인정받는 셈이다. 2012년 (한국) 영주권을 받기 전까지 신분증이 하나 더 필요했다. 5년마다 갱신해야 하는 거주 허가증(F2)이다. 영주권을 받고도 ‘외국인등록증’ 형태의 신분증을 사용한다. 예나 지금이나 3개의 신분증을 지니고 다녀야 한다.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한국, 중국, 대만의 3개 신분증송이원은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