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업무로 미팅이 생겨 대로변 카페에 들어갔다. 빵과 음료를 함께 파는 곳이었다. 안에는 아마도 공장에서 납품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다양한 빵이 잔뜩 쌓여 있었다. 우리 일행은 대충 아무 커피나 시켜두고 잠깐 이야기를 나눌 자리가 필요했을 뿐이었지만, 다른 손님이 모두 줄을 서 빵과 음료를 주문하는 분위기에 휩쓸려 커피 석 잔에 빵 두 개를 더해 주문하고 진동벨을 받아 카페 구석 벽에 기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런데 옆에서 쟁반을 들고 빵을 고르던 초등학교 3~4학년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자신의 부모에게 “근데 이거 먹으면 혈당 스파이크 오는 거 아냐?”라고 묻는 것을 들었다. 아이는 평소에도 다양한 질문을 꺼내는 편이었는지, 부모는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지만, 나는 그 모습이 대견하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했다. 나도 얼마 전부터 온라인에 무작위로 뜨는 의사와 약사, 또 이른바 ‘웰니스 인플루언서’라고 하는 이들의 짤막한 영상을 보며 혈당에 대한 정보가 유행...
전남 진도항에서 차량을 바다로 돌진 시켜 고등학생 두 아들과 아내를 살해한 40대가 범행 직전 차 안에서 아내와 대화를 나눴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부부가 범행을 함께 계획했는지 수사하고 있다.광주 북부경찰서는 6일 바다에 추락했던 승용차에서 수거한 블랙박스를 분석해 A씨(49)가 범행 직전 차량에서 누군가와 대화한 기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대화 상대방이 A씨 아내(49)일 것으로 보고 있다.A씨는 지난 1일 오전 1시12분쯤 전남 진도항에서 고등학생 두 아들과 아내가 타고 있던 승용차를 몰고 바다로 돌진했다. 이 사고로 두 아들과 아내가 숨졌다. A씨는 범행 직후 혼자 차량을 빠져나왔다.경찰은 A씨와 아내가 두 아들에게 수면제를 타서 건넬 음료수도 범행 수일 전 집 근처 약국에서 구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A씨는 경찰에서 “가족들에게 아내가 병원에서 처방받은 수면제를 먹였다”고 진술했다.A씨는 고등학생인 두 아들이 하교한 지난달 30일 오후 가족들과...
신내림을 받지 않으면 남편이 아프거나 자식이 무당이 돼야 한다고 속이고 거액의 제사 비용을 챙긴 무속인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부산지법 형사6단독 김정우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50대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고 6일 밝혔다.A씨는 지인 B씨 부부에게 신내림을 받지 않으면 남편이 아파서 눕거나 딸이 무당이 돼야 한다고 속여 2023년 6월부터 석 달간 제사비 명목으로 79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A씨는 B씨 부부가 식당을 개업하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개업을 도와주겠다며 접근해 신내림 이야기를 꺼냈다.재판부는 “기망의 방법이 좋지 않고, 피해액이 큰 데도 피해 변제는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서도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