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가 한 번 생겼다가 사라지는 데에는 12만9600년이 걸린다. 긴 시간이라 할 수 있지만 현실 너머의 이치를 터득한 사람은 이것도 순식간에 불과하다고 여긴다. 그 시간의 일부를 살아가는 사람이 장수한다고 해봐야 80~90년이니, 이는 순식간 중에서도 순식간이다. 그사이에 질병과 고통이 있다고 한들 견뎌내야 하는 시간이 기껏해야 얼마나 되겠는가? 이것이 내가 나의 병에 대해 너그러운 이유다.”18세기 문인 조귀명이 자신의 병에 대해서 쓴 글의 첫머리다. 그는 어려서부터 평생 고질병에 시달렸다. 그런 만큼 병마와 싸우는 시간은 지겹도록 길고 길게만 느껴졌을 것이다. 그러나 그 고통의 시간을 무한히 긴 시간 위에 두고 봄으로써 거의 존재마저 무의미할 만큼 지극히 짧은 시간으로 만들었다. 남에게 주는 위로였다면 무의미한 말장난으로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조귀명으로서는 참기 힘든 고통의 심연에서 길어 올린 인식의 전환이었다.이 글을 읽으면 61억㎞ 거리에서 촬영한 ...
2018년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에 올랐을 때다. ‘병역 특례’ 문제가 불거졌다. “국위를 선양한 대중문화 예술인들도 올림픽에서 메달 딴 운동선수처럼 병역을 면제해줘야 한다”는 주장과 “병역 의무 앞에서는 예외가 없다”는 원칙론이 맞섰다. 2020년 BTS 히트곡 ‘다이너마이트’가 세계 시장을 강타하자 여론이 다시 들썩였다.긴 논란을 잠재운 것은 2022년 12월 맏형 진을 필두로 자발적으로 입대한 BTS 멤버들이었다. 그들의 해답은 바로 ‘실천’이었다. 국방의 의무를 회피하거나 편법으로 얼룩졌던 과거 일부 연예인들과 달리, BTS는 예외를 요구하지 않았다. 세계적 인기와 한류의 상징성이 컸음에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입대했고 묵묵히 병역의 의무를 다했다.어느새 병역을 마친 BTS 멤버들이 속속 복귀해 무대로 돌아올 채비를 하고 있다. 지민과 정국이 1년6개월간의 군 복무를 끝내고 팬들의 축하 속에 11일 만기 전역했...
■ 영화 ■ 가필드 더 무비(캐치온1 오전 9시25분) = 세상만사가 귀찮은 ‘집냥이’ 가필드는 집사 존, 반려견 오디와 함께 평화로운 나날을 보낸다. 어느 날 가필드는 길고양이 무리에게 납치당해 길거리로 내던져진다. 따뜻하고 안전한 집과 달리 밖의 세상은 너무나 험난하고, 길에서 다시 만난 아빠 고양이 빅은 오히려 가필드를 위험에 빠뜨린다. 냉혹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가필드의 모험이 시작된다.■ 예능 ■ 남겨서 뭐하게(tvN STORY 오후 8시) = 코미디언 이영자, 전 골프선수 박세리가 방송인 김원희·김나영을 초대해 탕수육, 해물파전, 비빔국수 등을 대접한다. 이들은 충남 아산에 방문해 콩나물을 탑처럼 쌓아 올린 이색 탕수육과 외암민속마을의 명물인 철판 해물파전을 맛본다. 박세리는 손님들에게 ‘맛있는 쉼’을 선물하기 위해 비빔국수를 직접 만들어 주며 밥 한 끼의 추억을 나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