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에 열차가 도착하자 사람들이 부산하게 오르내린다. 역사 건너편 한 건물의 테라스에서는 점심을 먹은 직장인들이 한 손에 커피잔을 들고, 아래쪽 테니스장에서 시합하는 동료들을 내려다본다. 어떤 이는 부인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의 안부를 묻고, 동료와 담뱃불을 나눠 붙인다. 그러다 “더 효과적으로 패려면 보약이라도 지어 먹어야겠어.” 우스갯소리를 주고받는다.같은 시각, 옆 7층짜리 검은색 벽돌 건물의 5층. 사방이 온통 빨갛게 칠해진 방에 한 사람이 있다. 칠성판에 몸이 묶인 채 얼굴에 수건이 덮이고, 고춧가루가 든 물이 코와 입으로 콸콸 쏟아진다. 축 늘어진 그의 옆에서 손가락으로 배를 찔러보던 ‘고문기술자’가 “거, 장 파열은 아니구먼. 더 부어도 돼”라고 말한다. 불은 늘 환하게 켜져 있어서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가늠하기 어렵다.1976년 ‘국제해양연구소’라는 위장 간판을 달고 한국의 ‘아우슈비츠’로 작동한 옛 내무부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의 어느 하루를 생...
서울 강서구 화곡중앙시장과 인근 주거지에 돌봄시설과 마을 관리사무소 등의 공공 편의시설이 조성된다.서울시는 지난 22일 4차 도시재생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화곡중앙시장 일대 도시재생활성화계획안’을 가결했다고 23일 밝혔다.대상지는 지하철 5호선 까치산역으로부터 700m 거리에 있는 강서구 화곡동 370-37 일대(15만6989㎡)다. 해당 지역은 1970년대 토지구획정리사업으로 형성된 저층 다가구·다세대 주거지와 화곡중앙시장(전통시장)이 포함된 곳이다. 김포공항 주변 고도제한에 따라 개발 추진이 어려워 주거·보행환경이 열악하고 생활 인프라 부족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이에 시는 2020년 2월 해당 지역을 전통시장 연계형 도시재생 시범 사업지로 선정해 사업을 추진해 왔다.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은 시장 중심의 지역 활력 창출과 주거환경 개선 등을 핵심으로 8개 세부 사업으로 나눠 진행했다. 이 중 보행환경과 상점 간판을 개선하는 등의 5개 사업은 이미 시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