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부터 2009년까지 미국 연방대법관을 지낸 데이비드 수터가 지난 8일 8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수터’라는 이름은 공화당과 보수 진영에는 악몽이다. 1990년 조지 H W 부시 대통령에 의해 임명됐지만 대부분의 중요한 사건에서 진보 진영과 의견을 같이했기 때문이다.수터가 임명된 직후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임신중지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재검토할 기회가 왔다. 보수파의 기대와 달리 그는 1992년 플랜드 페어런트후드 대 케이시 사건에서 임신중지를 헌법상 기본권으로 재확인했다. 판결 이유에서 “선례 구속의 원칙은 안정된 사회가 요구하는 법치에 필요하다. 개인의 성품과 마찬가지로 법원의 정당성도 오랜 시간에 걸쳐 스스로 형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1973년에 숙고해 내린 대법원 판결을 20년도 되지 않아 뒤집을 수 없다는 뜻이다.그 외에도 수터는 재직기간 내내 공화당의 기대를 벗어나는 판결을 했다. 보수 진영이 싫어하는 대학 입시의 적극적 우대조치, 소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