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화웨이의 최신형 인공지능(AI) 칩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 미국의 규제를 따르는 해외 기업과 국가는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며 보복을 예고했다. 미·중 관세전쟁은 휴전에 들어갔지만 반도체 전쟁의 전선은 넓어지는 모양새다.중국 상무부는 21일 대변인 명의로 발표한 담화문에서 미국의 화웨이 어센드 칩 규제 조치를 거론하며 “중국은 미국이 수출통제를 남용해 중국을 견제·억압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해당 조치가 국제법 위반에 해당하며 “중국 기업의 정당한 발전 권익을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밝혔다.중국 상무부는 “어떤 조직이나 개인이든 미국의 조치를 실행하거나 실행을 돕는다면 중국의 ‘반외국제재법’ 등 법률·규정 위반 가능성이 있고 이에 따른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중국의 반외국제재법은 대중국 제재에 동참하는 해외 국가·조직·개인에게 중국 정부가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다. 입국 금지, 중국 내 자산 동결, 추방 등의 조치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5일 군 가산점제를 도입하고 간첩법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국방 공약을 발표했다. 성 차별적이라는 이유로 26년 전 위헌 결정을 받은 군 가산점제 부활을 공약으로 내세운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김 후보는 이날 충남 계룡시 병영체험관에서 발표한 ‘국방을 새롭게 선진강군육성 국방 공약’에서 “남녀 불문하고 군 가산점제를 도입하겠다”며 “이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청년에 대한 예우”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여성희망복무제(여성전문군인제)를 도입해 전문분야 군 인력 진출 기회를 여성에게 확대하겠다고 했다.1961년 도입된 군 가산점제는 2년 이상 복무한 군필자에게 공무원 채용 시 5%의 가산점을 부여하도록 했으나 1999년 헌법재판소가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당시 헌재는 군 가산점 제도가 헌법상 근거가 없고, 여성과 신체장애인 등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
밤새 비가 요란하게 내렸다. 마당에 심은 상추, 오이, 가지가 걱정돼 눈을 뜨자마자 밖으로 나갔다. 짙은 풀 냄새가 달려들었다. 지난밤에 쏟아진 게 비가 아니라 초록이었을까. 텃밭의 풀도 나무도 색이 깊어졌다. 초록은 밝기가 아니라 깊이로 말해야 하는 색이다. 광합성의 농도가 아니라 잎의 생애가 반영된 색.빗물에 떠내려온 것들을 치우러 대문 밖으로 나갔다가 이웃집 할머니 밭으로 들어가는 동네 아주머니와 마주쳤다. 얼마 전까지 할머니 손에 들려 있던 호미를 들고 계셨다. 아주머니는 아흔 노인이 평생 손에 쥐고 있던 호미를 내려놓는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잘 아는 듯하다. 할머니 텃밭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자기 밭처럼 돌본다. 한마을에서 같은 계절과 풍경을 오래 나눈 사이란 그런 것일까. 자주 이사를 했던 내게 ‘이웃’이라는 말은 여전히 속뜻을 알 수 없는 단어다.대문 앞을 쓸다가 무심코 아주머니의 호미질을 넋 놓고 바라봤다. 보통 솜씨가 아니다. 밭에서는 별별 것이 기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