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대출 김치·된장국·쌈 주재료인 배추는 한국인 밥상에 공기처럼 존재한다. 마늘·양파·무·고추와 함께 정부가 민감 품목으로 지정해 연중 수급을 관리한다. 생산자나 소비자나 적정한 수준에서 값이 유지되길 원한다. 배추값은 종종 널뛰듯 오르내린다. ‘금값’과 ‘헐값’ 사이에서 배추를 키워야 하나, 포기해야 하나 전전긍긍하는 농부들 이야기를 취재했다.푸른 밭, 노란 푯말배추는 연중 나온다. 가을·겨울(월동) 배추는 ‘땅끝’인 전남 해남에서 주로 자란다. 봄이 되면 충남의 비닐하우스와 경남·경북의 비닐 터널에서 출하된다. 여름엔 고도가 높은 강원 고랭지, 가을부터 다시 전남에서 생산한다.전남 해남 학동리 토박이 박성용씨(69)는 원래 마늘 농부였다. 배추로 바꾼 건 30여년 전부터다. 제주에서 자라던 겨울배추 종자가 해남에 들어왔다.상인들이 여 와서 ‘땅이 좋으니까 배추 심어보라’고 하데? 한 농가, 두 농가 심다보니 ‘농사 괜찮네’ 반응 나오면서 다 퍼졌제. 배추 단지가 커지니까...
사람은 죽고 없어도 목소리가 남는데, 사고 난 제주항공 보잉기는 어쩌라고 마지막 4분 기록이 날아간 것인지, 날린 것인지. 카세트테이프에 담긴 소설가 보르헤스의 ‘탱고’에 대한 4개의 강연 음성은 세계 문학사의 큰 보물이다. 37년 만에, 2002년 발굴된 이 테이프엔 보르헤스가 얼마나 탱고를 사랑했는지, 고향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살며 국립도서관장을 지내면서 찾아다닌 단골 밀롱가, “죽은 자들은 탱고 속에 살고 있더라”는 작가의 감상, 밀롱가에서 만난 오래된 별들의 회전춤을 유려하고 차근한 말들로 풀어내고 있다.삶이 외롭고 쓸쓸할 때, 아르헨티나에서 배웠던 탱고의 기억이 가슴을 촉촉하게 적셔준다. 고작 며칠 동안이지만 탱고학교에 등록한 적도 있는데, 이제 누가 있어 손과 허리를 붙잡고 탱고를 출까. 보르헤스는 탱고를 ‘춤추는 슬픈 생각’이라고 하더군. ‘느리고 우울하며 도발적이고 관능적인’ 탱고. 춤을 추기 앞서 서러운 곡조가 깔린다. “반도네온은 풀무질로 소리...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직후인 지난달 15일 퇴직급여를 신청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내란죄 등 처벌 여부와 관계 없이 3000만원이 넘는 금액을 수령할 것으로 예상된다.17일 공무원연금공단 관계자는 “이 전 장관이 실제 수사를 받고 있는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조회를 했는데 회신이 늦어지고 있어서 심사를 유보한 상태”라고 밝혔다.공단 등에 따르면 이 전 장관은 지난달 15일 퇴직급여를 온라인으로 청구했다. 퇴직 사유는 ‘일반퇴직’, 형벌사항 여부는 ‘있음(수사진행중)’으로 적었다.공단의 업무지침 상 신청자가 수사진행 중이라고 밝혀도, 실제 어떤 혐의로 수사 중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금고 이상의 죄일 경우 일부 지급정지 등의 조치가 이뤄지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이 전 장관은 퇴직금으로 얼마 가량을 수령하게 될까.이 전 장관은 ‘공무원보수규정(대통령령)’ 제33조에 따른 고정급적 연봉제 적용대상 공무원으로 지난해 연봉은 1억4533만2000원이다. 매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