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시즌 ‘유행 패션’이 거리를 채우고, 신상품을 내놓기 무섭게 불티나게 팔린 시절이 있었다. 당시 여성들이 선망하는 브랜드의 디자이너였던 박민지씨는 가장 치열한 패션 최전선에서 매주 새 옷을 만들어 매장 매니저, 브랜드 MD, 임원 등의 품평을 받는 ‘컨벤션’을 치렀다. 쉽게 말해 샘플 의상의 데뷔 오디션이다. “소매 볼륨이 어색해요” “저 컬러가 싫어요”… 탈락률에 따라 인사고과가 매겨지는 냉혹한 심사를 십수 년간 견뎌냈다.상상만 해도 스트레스로 목덜미가 뻣뻣해지는데, 그는 “제 브랜드 론칭을 해보니 그때의 긴장은 아무것도 아니더라”고 했다. 회사에서 스트레스가 쌓일 때도, 내 자식 같은 브랜드의 존폐 부담감에 휘둘릴 때도, 박씨는 주말마다 요리를 했다.지난달 30일 오후 “가장 사적인 공간이자, 작업 중간중간 생각을 정리하고 흐름을 다잡는 데 큰 역할을 해준 곳”이라고 소개한 그의 부엌을 찾았다. 현관문을 연 집주인은 서둘러 에스프레소를 내려 아이스커피를 ...
성전환 수술 후 강제 전역 처분을 받고 숨진 고(故) 변희수 하사에 대한 추모식이 현충일을 맞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개최됐다.대전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조직위)와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는 6일 추모식에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배척 없고 포용하는 부대를 만들기 위한 변희수 하사의 마음은 국가가 성소수자인 그녀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도 절대 변하지 않는 마음이었다”며 “‘개인이지만 변화에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했던 변 하사의 바람대로 세상은 앞으로 한 발짝 나아갔다”고 밝혔다.조직위는 “국방부는 병역 신체검사 항목에 쓰인 ‘성주체성 장애 및 성선호 장애’란 표현을 ‘성별 불일치’란 표현으로 변경했다”며 “전역 취소 판결이 나오자 국방부는 ‘성전환자의 군 복무 문제와 관련해 연구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고 설명했다.이어 “정체성과 지향성으로 사람이 사회에서 올바른 대우를 받지 못하면 그녀가 보여준 용기와 자긍심은 사라질 것”이라며 “용기를 이어 나가 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