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중계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체포되면서 ‘윤 대통령 수사’가 향후 탄핵심판 진행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린다. 일단 윤 대통령 측은 16일에 열리는 두 번째 변론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탄핵심판은 당사자 출석여부와 관계없이 진행될 수 있어서 심리 진행에는 큰 영향이 없다.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관련 수사기록이 탄핵심판 변론에서 증거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5차 변론기일까지 지정한 상태다. 윤 대통령 측은 헌재가 변론기일을 일괄지정한 것에 대해 이의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헌재는 헌법재판소법에 근거해 두 번째 변론부터는 당사자 출석 여부와 관계없이 재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탄핵심판에서 당사자 출석 여부가 심리 속도에 영향을 주는 건 아니다. 앞서 탄핵심판대에 오른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도 한 번도 변론에 직접 출석하지 않았다.체포 후 48시간 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20일 이내에 기소해야 하는 통...
사람은 죽고 없어도 목소리가 남는데, 사고 난 제주항공 보잉기는 어쩌라고 마지막 4분 기록이 날아간 것인지, 날린 것인지. 카세트테이프에 담긴 소설가 보르헤스의 ‘탱고’에 대한 4개의 강연 음성은 세계 문학사의 큰 보물이다. 37년 만에, 2002년 발굴된 이 테이프엔 보르헤스가 얼마나 탱고를 사랑했는지, 고향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살며 국립도서관장을 지내면서 찾아다닌 단골 밀롱가, “죽은 자들은 탱고 속에 살고 있더라”는 작가의 감상, 밀롱가에서 만난 오래된 별들의 회전춤을 유려하고 차근한 말들로 풀어내고 있다.삶이 외롭고 쓸쓸할 때, 아르헨티나에서 배웠던 탱고의 기억이 가슴을 촉촉하게 적셔준다. 고작 며칠 동안이지만 탱고학교에 등록한 적도 있는데, 이제 누가 있어 손과 허리를 붙잡고 탱고를 출까. 보르헤스는 탱고를 ‘춤추는 슬픈 생각’이라고 하더군. ‘느리고 우울하며 도발적이고 관능적인’ 탱고. 춤을 추기 앞서 서러운 곡조가 깔린다. “반도네온은 풀무질로 소리...
1933년 5월, 베를린 광장에서는 반(反)나치적인 도서로 분류된 책들이 불태워진다. 프란츠 카프카, 프로이트, 아인슈타인의 저서도 이때 태워진다. 이 사건을 기억하기 위해 미하 울만이 설치한 조형물 ‘도서관’의 안내판에는 하인리히 하이네의 희곡 <알만조르>의 문장이 쓰여 있다. “그것은 다만 서곡이었다. 책을 태운 자들은 결국에는 사람도 태울 것이다.” 실로 분서가 홀로코스트로 이어지는 무시무시한 진행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확인했다. 서적을 대상으로 한 탄압은 중국의 문화대혁명 시기에도 일어난다. 당시 책 파기에 동원되었던 한 교사는 당국에서 봉건적, 자본주의적이라고 규정한 책들을 재활용하기 위해 낱장을 손수 찢어내야 했고, 2t에 달하는 책이 제지공장 기계에서 휘저어지고 있는 것을 보았다고 진술했다.(리처드 커트 크라우스, <문화대혁명> 교유서가, 2024, 88~89쪽) 우리는 이를 ‘필화(筆禍)’라고 불러볼 수 있다. 글을 뜻하는 붓 ‘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