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탐정사무소 쓰기의 미래나오미 배런 지음|배동근 옮김북트리거|628쪽|2만7800원2022년 12월, 오픈AI가 세상에 챗GPT를 내놓았다. 사람과 다름없이 유려한 언어를 구사하는 챗GPT는 등장하자마자 ‘저자’의 자리를 꿰찼다. 작가들이 챗GPT와 협력해 쓴 소설 등 인간의 공저자가 되거나, 아예 단독 저자로 이름을 올린 책도 나왔다. 처음의 호들갑이 지나간 후 챗GPT가 인간을 완벽히 대신할 것이라는 우려는 줄었다. 하지만 챗GPT는 과제, 번역, 기사 작성, 창작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인간의 쓰기를 대신하고 있다.<다시,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서 디지털 시대에 종이책부터 인터넷까지 매체별 읽기 전략을 제시했던 언어학자 나오미 배런이 이번엔 언어생성형 AI시대를 맞아 ‘쓰기’에 대해 이야기한다.AI가 인간 고유의 사고하고 읽고 쓰는 능력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란 질문에서 출발한 책은 인류가 문해력을 키워온 역사에서 시...
“서른 넘은 딸 공주라고 불러줘서, ‘보고싶다’며 매일 영상통화 걸어줘서 정말 고마웠어 아빠.”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 A씨는 아버지를 생각하며 밤새 써 내려간 편지를 천천히 읊어갔다. 당연했던 일상이, 아버지가 없는 지금이 아직도 믿기질 않는다고 했다.A씨는 중간중간 눈물을 훔치며 목이 멘 듯 말을 잇지 못했다. 다른 유족들은 그런 A씨를 바라보며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179명의 넋을 기리고 위로하는 합동추모식이 18일 무안국제공항 2층에서 진행됐다. 국토교통부 주최로 열린 추모식에는 유가족 700여명과 정부·국회·지자체 관계자 500여명 등 2000여명이 참석했다.추모식은 망자의 한을 풀어주고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국가무형유산 진도 씻김굿으로 시작으로 국민의례, 희생자 애도 묵념, 헌화·분향, 추모사, 추모영상, 편지낭독 순으로 진행됐다.슬픔을 억누르며 비교적 차분히 진행되던 추모식은 유가족들이 희생된 가족에 보내는 ...
설명충 박멸기이진하 지음 열린책들 | 1만6000원“어느 날부터인가 나는 몹시 설명하고 싶었다. 나도 모르게 자꾸만 설명하게 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설명하고 싶은 마음은 내가 어찌할 수 없을 지경으로 커졌다. 길을 걷다 처음 보는 사람을 붙잡고 이렇게 말할 정도였다. ‘전봇대는 전선이나 통신선을 늘여 매기 위하여 세운 기둥입니다. 전봇대의 어원은 <전보>를 전하는 기둥이라는 뜻인데 알고 계셨나요?’”<설명충 박멸기>(이진하)는 소설가 이진하의 엽편소설을 모은 작품집이다. 표제작은 어느날 주인공에게 갑자기 설명을 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증상이 나타나면서 시작한다. 주인공은 설명 때문에 동네에서 손가락질을 받고 여자친구와도 헤어진다. 정신과를 찾아 상담을 하고 뇌 MRI 사진도 찍었지만 도통 원인은 알 수 없었고 설명도 멈출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인공은 감기 때문에 찾아간 이비인후과에서 그 원인을 찾아낸다. 의사는 혀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