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조금 느려서 더 특별한 것도 있다. 그중 하나가 서울 종로구 혜화에 가면 먹을 수 있는 3000원짜리 김치찌개 식당 ‘청년밥상문간’이다. 저렴한 가격 탓일까? 중간에 있는 휴식 시간을 제외하고, 오전 11시부터 마지막 주문을 받는 오후 8시 반까지 32평 남짓 크기의 가게는 손님들로 붐빈다. 문을 열면 새콤한 김치 냄새가 코를 자극하고, 보글보글 끓는 찌개 소리가 뒤따른다. 손님이 너무 많아 ‘느린’ 김치찌개 식당이 된 것은 아니다. 청년밥상문간 ‘슬로우점’에 들어가면 한쪽 벽면에 설립 취지문이 붙어 있다. ‘느린 학습자 청년들이 꿈과 가능성을 키우는 곳··· 조금 느리지만 더 따뜻하고 편안하며 든든한 일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개점 1년이 넘은 지금, 열 명의 느린 학습자들이 요일과 시간대를 나눠 일하고 있다. 보통 세 명의 직원이 점장과 함께 하루 평균 100~120명의 손님을 맞는다. ‘딸랑’ 식당 문이 열릴 때마다 큰 소리로 “어서...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과 관련한 장교 3명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지난 3일 나오면서 이 사건을 수사한 안미영 특별검사팀 활동이 출범 3년여 만에 마무리됐다. 특검팀이 대통령과 국회에 사건 결과를 최종 보고하면 공식 종료된다.공군 20전투비행단에서 근무하던 이 중사는 2021년 3월2일 선임 장모 중사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 피해 사실을 신고한 그는 같은 해 5월18일 15특수임무비행단으로 부대를 옮겼지만 지속적으로 2차 가해 등에 시달리다 나흘 뒤 숨진 채 발견됐다.[플랫]“멋있고 씩씩하게 살았다고 기억되길”···고 이예람 중사 3년 2개월만의 장례식군검찰의 부실 수사 논란이 나오며 2022년 6월 특검이 출범했고, 그해 8~9월 총 8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3년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장 중사를 포함한 3명이 실형, 2명이 징역형 집행유예, 1명이 벌금 등 총 6명이 유죄를 확정받았다. 2명은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이 중사 사망 이후 4년...
녹내장·황반변성…눈을 지켜라■생로병사의 비밀(KBS1 오후 10시) = 눈은 외부에서 받아들이는 정보의 약 80%를 담당하는 감각기관으로, 관리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안질환으로 시기능이 저하되면 일상적 불편함은 물론 독서, 운전 등 집중이 필요한 활동에도 지장이 생긴다. 이날 방송에서는 대표적인 안질환인 녹내장과 노화로 인한 황반변성 등의 원인과 증상을 분석하고 치료법을 설명한다. 더불어 안질환 예방법을 소개한다.문경 부곡리 피서 명당은 ‘동굴’■한국기행(EBS1 오후9시35분) = 경북 문경의 부곡리는 푸릇푸릇한 사과나무가 가득한 골짜기 마을이다. 이 마을에는 주민들의 여름을 책임져온 피서 명당이 있다. 바로 ‘암굴’과 ‘수굴’로, 예로부터 여성과 남성이 각각 출입하며 시원한 동굴 물에 더위를 씻어냈다. 지금도 무더운 여름이면 밭일을 마친 사람들이 동굴에 들러 더위를 식힌다. 등목한 뒤에는 오미자 칼국수와 장떡을 나눠 먹는다.
더불어민주당이 7일 ‘검찰 조작 기소 대응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며 검찰 개혁 압박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개혁 필요성을 확인한 데 이어 여당의 개혁 드라이브가 가속화하고 있다. 검찰 특수활동비(특활비) 복원, 검찰 인사 논란 속에 개혁 의지를 강조하려는 의도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김병기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검찰 조작 기소 대응 TF 출범식에서 검찰을 향해 “완전한 악폐 청산을 약속하고 정치 사건을 전수조사해 결자해지하라”며 “검찰개혁을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밝혔다.김 직무대행은 검찰에 “기획·조작·표적 수사” 사과를 요구하며 “검찰개혁은 국민의 명령이자 시대적 과제”라고도 말했다.이날 발족한 TF는 당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검찰 기소 사건을 파헤치는 당내 조직이다. ‘3개월 이내 검찰개혁 입법 완료’를 목표로 개혁안을 논의하는 당내 TF도 조만간 출범한다. 이에 더해 김 직무대행은 “검찰 내 ...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 앞에서 “헌법을 준수하고”로 이어지는 취임 선서를 한 지 한 달 남짓 지났다. 그사이 국민의 심리적 안정과 보통의 일상이 돌아왔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캐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해 각국 정상들과 협력 증진 방안을 협의하고 공통적인 범세계 문제에 대해 함께 논의했다. 지극히 당연하게 대한민국의 대외적 주권을 행사한 것이지만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지난 6개월 이상 국내 문제로 인해 그러한 권리를 행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취임 선서에서 새 대통령은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국민 대통합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우고 국민이 주인인 나라, 힘차게 성장 발전하는 나라, 모두 함께 잘사는 나라, 문화가 꽃피는 나라,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헌법을 준수하고”라는 말이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직전 대통령이 위헌적인 비상계엄 선포로 헌법을 중대하게 위반해 파면됐기 때문이다. 자신의 약속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극단적으로 저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