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독일 피아니스트 알리스 사라 오트(37)는 10여년 전 프란츠 리스트(1811~1886)가 사용했던 피아노를 연주하려다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19세기 사람의 체형에 맞게 제작된 피아노의 높이가 하이힐을 신고 연주하기에는 너무 낮았던 것이다. 결국 신발을 벗을 수밖에 없었고, 맨발이 집에서처럼 자연스럽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그 뒤 ‘맨발 연주’는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맨발의 피아니스트’로 유명한 오트가 오는 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단독 리사이틀을 연다. 그동안 2023년 KBS교향악단과의 협연을 포함해 몇 차례 한국에서 연주했으나, 단독 리사이틀은 18세였던 2006년 이후 19년 만이다.
오트는 맨발 연주 이외에 무대에서 관객과 직접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최근 e메일 인터뷰에서 “규칙을 깨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이기에 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맨발로 연주를 하거나 관객과 대화를 나누는 것은 제게 전혀 특별하거나 이상한 일이 아니에요. 제게는 이 과정이 꽤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이죠. 사람마다 음악을 즐기는 방식도, 패션 스타일도, 자세도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음악은 오히려 그런 다양성을 포용해야 해요. 음악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포용’ 자체를 중심에 두는 공간입니다.”
이번 리사이틀 프로그램은 존 필드의 ‘녹턴’과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9번, 30번, 14번을 번갈아 연주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녹턴이라고 하면 대부분 쇼팽(1810~1849)의 작품을 떠올리지만, 녹턴이라는 음악 장르를 확립한 것은 쇼팽보다 한 세대쯤 앞선 아일랜드 작곡가 존 필드(1782~1837)다. 나이로 보면 베토벤(1770~1827)과 동시대인이다.
필드의 녹턴을 무대에 올리는 피아니스트들은 쇼팽의 녹턴과 짝을 짓는 경우가 많다. 오트는 대신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를 선택했다. 필드의 음악이 “마치 창문너머로 어떤 장면이나 감정을 잠깐 엿보는 느낌”이라면, 베토벤의 음악은 “거대한 건축물”과 같다. 베토벤은 ‘불멸의 음악가’로 남았지만, 필드는 중요한 인물인데도 거의 잊혀졌다. 오트는 코로나19 봉쇄 기간 중 필드의 녹턴을 처음 듣고 베토벤을 떠올렸다면서 “같은 시대에 살았고 음악사에 큰 영향을 준 두 인물을 병치하는 구성이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쇼팽에게서 필드의 영향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두사람은 전혀 다른 언어를 가진 작곡가다. 둘 다 아름답지만 섞이지 않는 세계다. 같은 프로그램 안에서 꼭 잘 어울린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오트는 2019년 1월 리사이틀을 앞두고 홈페이지를 통해 왼손이 굳어지는 다발성 경화증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발성 경화증은 중추 신경계 질환으로, 영국 유명 첼리스트 재클린 듀프레이(1945~1987)가 이 병으로 사망했다. 그러나 오트는 다발성 경화증이 “약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진단 이후에도 적절한 범위에서 음반 녹음과 공연을 계속하고 있다.
오트는 음악뿐 아니라 모든 일에서 더 많은 포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요즘은 누군가의 말을 제대로 듣거나 이해하려는 노력 없이 본인의 의견만 말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전느 ‘경청’, 그리고 서로를 의식하고 배려하는 것이야말로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그런 태도가 음악이 진정으로 작동하게 만드는 방식이죠.”
극우성향 단체 리박스쿨이 진행한 늘봄학교 강사 양성 프로그램의 성교육·환경 수업에서 ‘정치, 종교 편향적 교육을 들을 수 없다’며 환불을 요청한 수강생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확인한 ‘트루스코리아’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면, 커뮤니티 관리자는 지난해 6월2일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 트루스코리아는 리박스쿨과 한 몸처럼 움직인 단체다.
이 관리자는 “세 자녀 키운다는 82년생 엄마가 늘봄행복이교실 등록했는데 환경, 성교육 2회 줌수업 참가하고는 정치, 종교 편향적인 교육이라 더 이상 못 받겠다고 회비 돌려달라고 하네요”라고 썼다. 그러면서 “분명히 자격증 따서 학교에 취업하는 게 목표라고 하면서 왜 엉뚱한 핑계를 대는 걸까요?”라고 했다.
늘봄행복이교실은 늘봄강사 양성 프로그램으로, 리박스쿨과 한국늘봄교육연합회 주도로 운영됐다. 기후위기 허구론을 주장하는 박석순 이화여대 명예교수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의 자녀인 보육교사 김모씨 등이 강사로 나섰다.
정모 트루스코리아 대표는 “(지난 5월 말) 리박스쿨 사태 이후 겁을 먹은 강사들이 글 내려달라는 요청은 있었지만 편향적 교육 때문에 교육비 반환을 요청했다는 글을 올린 기억은 없다”고 했다. 손 대표 측은 8일 “환불을 요청한 사례는 1건이었다”며 “요청 즉시 환불이 이뤄졌고 수강자의 개인적 판단과 선택에 따른 것이었다”고 말했다.
리박스쿨 측이 20·30대를 겨냥한 늘봄강사 양성 프로그램을 별도 지원한 사실도 확인됐다. 트루스코리아 커뮤니티에는 지난 3월10일 ‘2030 애국청년 늘봄학교 강사 모집’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2030 애국청년 12명을 초등학교 늘봄 프로그램 강사교육에 특별 장학생으로 모십니다, 교육으로 계몽하고 나라 살리는 MZ generation’라고 적힌 포스터가 첨부됐다. 리박스쿨은 후원 기관으로 이름을 올렸고 실습 교육장소를 제공한다고 안내됐다.
세종시는 오는 12일부터 대중교통 운행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시내버스 4개 노선을 조정해 운영한다고 4일 밝혔다.
노선 조정 대상은 201·273·991·272번 시내버스다.
201번 노선은 현재 정부세종청사 북측~세종충남대학병원~어진중학교, 273번 노선은 누리동~세종시립도서관~나릿재마을~시청~공동캠퍼스를 경유하고 있다. 두 노선은 중앙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전용차로로 인해 어진교차로에서 유턴할 수 없어 이에 따른 안전사고 우려가 제기돼왔다.
시는 201번을 어진동 방향으로 우회하고 273번은 중소벤처기업부를 경유하도록 조정해 유턴 구간을 제거했다.
991번 노선은 소정면 대곡리에서 국책연구단지까지 1번 국도를 경유하는 지역 최장거리 노선이다.
시는 운수 종사자의 피로도 등을 고려해 991번 우회 구간을 최소화하고 남세종로 대신 한누리대로를 경유해 운행시간을 10분가량 단축시켰다.
272번 노선은 3·4생활권 출퇴근 탑승객의 수요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달빛로(아름동~종촌동)와 다정중앙로(다정동~새롬동)를 따라 주요 거주지를 경유하도록 조정했다. 이를 통해 1·2생활권과 3·4생활권 수변상가, 주요 기관과의 접근성을 높여 출퇴근 탑승 수요를 만족시킬 계획이다.
시는 시민들의 편의성 확보를 위해 201번 막차시간을 기존 오후 10시30분에서 11시로 연장했고 275번 배차 간격을 30분에서 25분으로 줄이는 등 노선 운행 시간표도 조정했다.
변경된 노선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시 누리집(sejong.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