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폰테크 정부가 지원하는 보금자리론 등 주택 정책금융 규모가 9년 만에 200조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대출 급증은 가계부채 관리에 어려움을 주고 집값 상승도 부추길 수 있어 정책금융에도 대출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우리나라 주택 정책금융 현황과 평가’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가계에 대한 주택 정책금융 잔액은 정책대출이 315조6000억원, 공적보증이 598조800억원에 달했다. 정책대출의 75.9%는 주택담보대출이었고, 공적보증의 48.1%는 전세 관련 보증이었다. 정부가 대출·보증을 지원하는 주택 정책금융 상품은 주택구입을 위한 보금자리론·디딤돌대출, 전세자금을 위한 버팀목대출 등이 있다.
한은은 “주택 정책금융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주거 안정을 지원하는 긍정적 역할을 했다”면서도 “정책대출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대상에서 빠진 상황에서 가계대출 대비 높아진 주택 정책대출 비중은 가계부채 관리에 어려움을 주고, 과도한 정책금융 공급은 주택가격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택정책 대출은 10년 사이 꾸준히 늘었다. 가계신용 대비 주택 정책대출 비중은 2015년 말 9.0%(107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6.4%(315조6000억원)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택 관련 대출 대비 정책대출 비중도 16.9%에서 28.1%로 늘었다. 특히 2023년 주택구입을 위한 정책금융 공급 확대는 집값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한은은 정책금융 공급이 과도할 경우 주택담보대출 시장 경쟁이 과열된다고 짚었다. 2022년 8월 50년 만기 보금자리론 출시 후 은행들이 갚을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이들에게도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경쟁적으로 내준 게 대표적이다.
한은은 일반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정책대출에도 DSR 규제 적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힐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수도권 주택의 정책대출에 현행 DTI(총부채상환비율·소득 대비 부채 비율) 규제 비율(60%)과 비슷한 수준의 DSR 규제를 도입한 뒤 점차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은은 또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맞게 주택 정책금융 공급 규모 자체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저소득 취약가구 내에서 금리 수준·저금리 적용 기간을 차등화하는 등 정책지원 방식을 개선하고, 일반 가구의 경우 점진적으로 소득·대출금리 요건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게 한은 제안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외교·통일·국방부 장관을 내정하면서 외교·안보 진용의 인선을 마쳤다. 종잡을 수 없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를 상대로 안정적인 한·미 동맹을 유지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인사로 풀이된다. 또 64년 만에 문민 출신을 국방장관으로 기용하면서 고강도 국방개혁을 예고했다.
외교부 장관에 내정된 조현 전 주유엔 대사(68)는 1979년 외교부에 들어간 정통 외교관 출신이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과 입부 동기다. 조 내정자는 양자·다자 외교와 경제·통상 업무 등을 두루 담당했다. 외교통상부 에너지자원대사와 다자외교조정관 등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에서 외교부 1·2차관과 주유엔 대사를 맡으면서 트럼프 1기 행정부를 상대한 경험이 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조 내정자를 두고 “관세 협상과 중동 분쟁 등 당면한 현안에 적극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내정자는 통화에서 “엄중한 시기라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경건하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통일부 장관에 내정된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72)은 5선의 중진이다. 2004~2005년 노무현 정부 때 통일부 장관을 지냈다. 2005년 6월 6·15 남북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방북해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과 면담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때도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방북했다.
이 대통령이 2007년 정 내정자의 비서실 부실장으로 정치 활동을 시작하는 등 이 대통령의 ‘정치 멘토’로 꼽힌다. 이 대통령이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통일부에 힘을 실어준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정 내정자가 통일부 장관 시절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겸임할 때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당시 NSC 사무차장)와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통일부와 국정원이 북한과 각각 공식·비공식 소통 채널을 가동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국방부 장관에 내정된 안규백 민주당 의원(64)은 국방 분야에 정통한 인사로 꼽힌다. 5선을 지내는 동안 2년을 제외하고는 줄곧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활동했다. 군 내부에서도 안 내정자가 군에 대한 이해가 높고 애정이 많다고 평가한다.
안 내정자가 취임하면 1961년 5·16 군사 쿠데타 이후 64년 만에 민간 출신 국방장관이 나오게 된다. 12·3 불법계엄 사태 이후 군의 문민 통제를 강화하는 등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뜻이 담긴 인선으로 해석된다. 안 내정자는 통화에서 “문민 장관으로서 군 개혁 의지는 확고하다”며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군심을 집약시켜서 군의 사기를 올리고 군이 자신감과 생동감, 사명감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계엄 이후 군 내부 사기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상황을 고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국가보훈부 장관에 내정된 권오을 대한민국헌정회 부회장(68)은 경북 안동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출신 인사다.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 캠프에 합류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국민대통합위원장을 맡았다. 강 비서실장은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의 의미를 살리고 국민 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