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변호사 ‘티메프(티몬·위메프) 정산지연 사태’를 예견하고도 티몬·위메프에 해피머니상품권을 판매한 전·현직 임직원들이 검찰에 넘겨졌다. 피해자는 6만4000여명, 피해액은 총 1400억원대에 이른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26일 해피머니상품권 발행사인 주식회사 해피머니아이엔씨 최병호 전 대표와 류승선 대표 등 6명과 법인을 사기·전자금융거래법 위반·강제집행면탈 등 혐의로 전날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6월쯤 티몬·위메프의 자금 상황이 열악해지자 해피머니상품권 정산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게 될 것을 예측했다. 이들은 이를 알고도 티몬·위메프에 상품권을 추가 공급·판매해 총 6만4335명의 피해자들로부터 1418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해피머니는 티몬과 위메프에서 액면가보다 7~1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되다가 지난해 7월 정산 지연 사태가 일어나 가맹점들이 사용을 중지한 상품권이다. 당시 상품권 구매자들이 대대적으로 환불을 요구하고 나서며 ‘해피머니 환불 사태’로 이어졌다. 이에 상품권 구매자들이 해피머니아이앤씨 대표 등을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피해자들의 고소를 접수받은 경찰은 지난해 8월부터 주요 피의자들을 출국금지 조치하고 해피머니아이앤씨를 실질적으로 운영한 B씨를 특정해 검거했다. 또 해피머니 본사와 대표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진행해왔다.
수사 과정에서 해피머니 측이 과거부터 상품권 발행 잔액 등을 조작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들은 2014년부터 온라인 전용 해피머니 상품권인 ‘해피캐시’의 발행 잔액 수치를 축소·조작해왔다. 상품권 발행 잔액이 30억원 이상인 경우 전자금융사업자로 등록해 금융감독원에 관리감독을 받게 돼 있지만, 이들은 1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면서도 매출이 30억원 미만이라고 신고해 관계당국의 감시를 피했다.
해피머니가 금감원의 감독을 피한 경위를 조사하던 경찰은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에게 전자금융업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이들은 검찰이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자 조작된 자료를 제출하고 처벌을 피하려고 한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죄)도 적용됐다. 이들은 환불사태가 발생하자 해피머니아이앤씨의 법인 자금 50억원을 별도 계좌로 이체해 은닉한 혐의(강제집행면탈)도 함께 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상품권 구매 시에는 사전에 상품권 발행·관리 업체의 재무상태와 지급보증보험 가입여부도 확인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국회로 넘어간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관련해 “정부안이 확정돼 국회로 넘어가는 단계이긴 하지만, 중동 사태에 대비한 추가 대안도 필요하다면 만들어서 국회와 적극 협조하는 방안을 강구하길 바란다”고 대통령실 참모진에게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1차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에서 “중동 상황이 매우 위급하다. 대통령실을 비롯해 전 부처가 비상대응 체계를 갖춰서 비상한 대응을 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현지에 우리 국민의 안전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겠다”며 “특정 상황도 발생하고 있어 그 점에 대해서도 교민들의 안전이 보호될 수 있도록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철저히 챙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이 불확실성 상황 때문에 경제, 특히 외환 금융 자본 시장이 매우 불안정해지고 있다”며 “필요한 조치를 최대한 찾아내 신속하게 조치해주길 바란다. 경제 불확실성이 더 확장되지 않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안그래도 물가 때문에 우리 서민들 고통이 큰데 유가 인상과 연동돼서 물가 불안이 시작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비상한 대책 충분히 강구해달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참모진에게 “여러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결과 국정이 상당히 빠르게 안정되고 있고, 일부는 성과도 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라며 격려하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실 업무가 인원도 충분히 확정되지 못한 단계이고 인력도 부족해서 아마 고생 많을 것”이라며 “그렇긴 하지만 언제나 말씀드린 것처럼 여러분 한 시간이 5200만 시간(국민 5200만명 각각 1시간)의 가치가 있다. 5200만배의 중요성 갖고 있다는 생각으로 책임감을 갖고 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석보좌관회의는 대통령과 대통령비서실장, 정책실장, 국가안보실장, 수석비서관 등 대통령을 보좌하는 핵심 참모들이 참석해 매주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회의체다. 이 대통령이 수보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취임 후 19일만으로, 역대 대통령 중 빠르다.
이날 회의에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위성락 안보실장을 비롯해 우상호 정무수석, 이규연 홍보소통수석, 하준경 경제성장수석, 문진영 사회수석, 하정우 AI(인공지능)미래기획수석, 류덕현 재정기획보좌관, 김현종 안보실 1차장, 임웅순 안보실 2차장, 오현주 안보실 3차장 등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당초 오는 24일(현지시간)부터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고려했으나,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으로 중동발 정정 불안이 급속도로 확산하는 상황을 고려해 불참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