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서류 충남도가 청양·부여 지천댐 건설에 76% 주민이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지천댐 건설을 반대해온 주민들은 “신뢰성과 공정성이 결여된 조사”라고 반박했다.
김영명 충남도 환경산림국장은 23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천댐 지역협의체에서 댐 건설 찬반을 놓고 주민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 응답자(1524가구) 중 76.6%인 1167가구가 ‘찬성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천댐 지역협의체 요청으로 충남도가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진행됐다.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5일까지 댐 후보지 반경 5㎞ 내에 거주하는 4506가구가 설문 대상이었다.
김 국장은 “최소 응답 가구 수보다 3배 이상 응답 수를 확보한 높은 신뢰성을 갖춘 결과”라며 “댐 조성으로 영향 받는 지역 주민 다수가 댐 조성을 찬성하는 것은 정책 결정에 중요한 참고자료가 된다”고 했다. 도는 청양 등 수몰·인접 지역을 포함해 전 지역을 대상으로 한 추가적인 의견 조사를 시행할 계획이다.
지천댐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이번 조사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명숙 지천댐반대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지천댐 찬반 여론조사 요원이 찬성 측이 추천한 사람들과 찬성위원회 대표성을 가진 사람으로만 구성됐기 때문에 신뢰성과 공정성이 없는 조사 결과”라면서 “청양군 남양면 등 반대 여론이 많은 지역에 대해서는 아예 여론조사를 실시하지 않았고, 조사 응답률은 전체의 34%에 그쳐 실제 찬성 의견도 25.9%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24일 오전 충남도청에서 김태흠 지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오후에는 댐 건설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 서울 종로구 창성동 국정기획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신규 댐 추진 폐기 공약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조만간 지천댐 건설 반대 서명(5500명)도 대통령실과 국회에 전달할 계획이다.
지천댐은 윤석열 정부가 지난 3월 ‘기후대응댐’ 건설 계획을 확정한 9곳에 포함되지 않았고, ‘예비후보지’로 분류됐다. 당초 지천댐 역시 댐 건설 예정지에 포함될 예정이었으나, 댐 건설을 놓고 지역 내 반발이 크자 환경부가 후보지 명단에는 올려두되 추가 협의를 거쳐 건설 여부를 정하기로 한 것이다. 환경부는 청양·부여 등의 주민이 참여하는 협의체 논의 결과에 따라 기본구상 용역을 진행키로 했는데, 지난 4월 반대 측이 빠진 지역협의체의 건의만으로 용역에 착수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때 전임 정부에서 추진한 댐 신규 건설 계획에 대해 ‘홍수와 가뭄에 도움이 안 되고 주민이 원치 않는 신규 댐 설치 계획은 폐기한다’는 공약을 내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