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신청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하면서 중동 정세가 격랑에 휩싸였다. 지난 5월 배럴당 65달러 수준이던 브렌트유 가격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78달러까지 급등했으며, 전쟁이 확산하거나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원유를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2024년 한 해 동안 약 10억3000만배럴을 수입했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10달러만 상승해도 14조원 이상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게다가 수입 원유의 약 70%를 중동 지역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중동산 원유의 주요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가격 문제를 넘어 원유 자체의 수급 불안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석유 수급 위기는 1970년대 두 차례 석유파동 이후 반복적으로 발생했고 각국은 비축, 증산, 수요관리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대응 수단을 구축해왔다. 우리나라도 현재 100일분 이상의 석유 비축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비상시를 대비한 정부와 공공부문의 수요관리 체계도 구체적으로 마련돼 있다. 유전이 없기에, 증산은 스스로 갖추기 힘든 수단이다.
비축은 강력한 단기 대응 수단이지만 비축량을 초과하는 상황에선 한계가 있고, 수요관리는 소비를 억제하고 필수부문에만 공급을 집중해야 하므로 불가피하게 국민 불편과 경제적 피해를 수반한다. 결국 장기적이고 자율적인 대응이 가능한 증산 능력 확보는 자원 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필수 전략이다. 국내 자원 탐사를 지속하는 한편 해외 자원 확보를 통해 실질 대응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자원개발은 단순한 위기 대응 수단을 넘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전략 산업이라는 점에서도 주목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자원개발에도 돈이 드니 자원을 직접 개발하든 수입하든, 결국 같은 비용을 지출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나 연간 150조원 규모의 석유 수입 중 50%를 우리 자본으로 개발하고, 그 개발 사업 중 우리 기업 참여율이 단 10%에 불과하다고 가정해도, 한국 기업은 7조5000억원의 매출액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부유식 해상풍력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에퀴노르는 1972년 설립된 노르웨이 국영석유회사 스타토일에서 출발했다. 현재 에퀴노르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글로벌 해상풍력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매출의 90% 이상은 석유·가스 부문에서 나오고 있다. 이 회사가 해상풍력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게 된 것은 해양 석유·가스 개발을 통해 축적한 기술, 인력, 공급망, 프로젝트 관리 역량 덕분이다. 이처럼 자원개발은 에너지 전환 전략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국내외 자원개발은 이렇게 위기가 고조될 때만 잠깐 관심을 받는다. 그러는 사이 우리의 자원개발 역량은 10년 넘게 후퇴해왔다. 그러나 자원개발은 자원 안보와 미래 산업 전략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핵심 수단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한 데 대해 이란이 강력한 보복을 예고한 가운데, 미국 정부는 22일(현지시간) 국내 테러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 국토안보부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성명을 내고 이란 핵시설 등에 대한 미국의 군사 작전 이후 미국 내 테러 위협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스라엘과 이란 간 갈등은 사이버 공격, 폭력 행위, 반유대주의적 증오범죄 등으로 미국 내에 위협이 증대될 가능성을 높인다”고 했다. 또 이란 정부가 미국 내 관료나 특정 인물들을 목표로 테러를 계획할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국토안보부는 이란 지도부가 종교적 선언을 통해 보복 폭력을 촉구할 경우 이를 따르는 극단주의자들이 미국 내에서 실제 테러를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국토안보부는 사이버 보안을 강화하고, 지역 당국 및 정보기관과 긴밀하게 정보를 공유하며 의심스러운 행동 포착 시 즉시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미국의 전국 테러주의 경보 시스템(NTAS)도 “폭력적 극단주의자나 증오 범죄 집단이 보복 목적으로 표적을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01년 9·11 테러로 세계무역센터(WTC)가 붕괴한 뉴욕시는 주요 종교·문화·외교 시설에 대한 경계를 강화했다.
23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은 전날 뉴욕경찰(NYPD) 고위 관계자 등과 화상회의를 가진 뒤 “중동 상황이 뉴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논의했다”며 “시민 보호를 위해 경찰력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도 별도의 성명을 내고 “현재까지 뉴욕 시민을 향한 구체적이거나 신뢰할 만한 위협은 파악되지 않았다”면서도 “뉴욕의 국제적 위상과 다문화적 특성상 이번 사태를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주 정부 기관과 공공서비스 사업체, 기타 핵심 인프라 시설들은 고도의 경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교통청과 항만청은 경찰과 협력해 대테러 보호 조치를 가동했다”고 밝혔다.
뉴욕시 경찰은 뉴욕 전역의 종교, 문화, 외교 관련 시설에 대한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예배당 등 위험이 우려되는 장소에 순찰 인력을 추가 배치할 예정이다. 뉴욕 지하철과 공항, 항만, 교량·터널을 관할하는 뉴욕시 교통청과 항만청은 대테러 조치를 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