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폰테크 국민의힘이 오는 24~25일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최근 5년 간 김 후보자 수입 중 8억원이 규명되지 않았다며 이 부분에 검증 초점을 맞췄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김 후보자는 이미 국민 검증에서 탈락했다”며 “더 늦기 전에 지명을 철회하라”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특위 위원인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 나와 “(김 후보자가 2020년 국회의원이 되고 세비 등으로) 5년간 5억원을 벌었는데, 쓴 것은 전부 따지니 13억원”이라며 “(5억원 외에) 나머지 돈이 어디서 나온 돈이냐 이게 핵심 쟁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의금과 강연료 등 수입이 있었다는 김 후보자 해명에 대해 “국세청에 기타소득 신고된 내역은 (5년간) 620만원으로 매달 10만원 정도”라며 “소명해야 할 돈은 매달 1000만원인데, 세무서에 신고된 기타소득은 10만원에 불과하니 나머지 900만원 넘는 돈은 어디에서 온 거냐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 빙부상 부의금이 들어왔다면 재산 등록에 뭔가 반영이 됐어야 한다. 그런데 재산 등록 흔적이 없다”면서 “강연료를 얼마 받았나 세무신고도 안돼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김 후보자의 2020년 이후 재산 변동에 공격의 초점을 맞추는 것은 그때가 국회의원 신분이고 공소시효도 남아있어 정치자금법 위반 등 법적 문제로 이어질 개연성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부정적인 정치자금 수수가 아니더라도 재산 신고를 누락했다면 탈세와 관련 법령 위반을 문제삼을 수 있다.
주 의원은 김 후보자가 관련 자료를 내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우리가 나라 곳간을 맡겼을 때 이런 마인드로 제대로 예산을 철저하게 집행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 후보자에 대한 이 대통령의 지명 철회와 김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비리백화점 이재명 정부 인사청문회 대책회의’에서 “김 후보자는 이미 국민 검증에서 탈락했다. 재산 형성은 불투명하고 자녀 특혜 의혹은 상식을 벗어났으며 법치를 대하는 인식은 위험하다”라며 “이런 후보를 강행하면 총리 인선 하나로 정권 전체의 도덕성과 책임이 무너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무총리는 국민 앞에 가장 먼저 책임지는 자리”라며 “이 대통령에게 촉구한다. 더 늦기 전에 지명을 철회하라”고 말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같은 회의에서 “민주당은 김 후보자를 지키기 위한 무리한 시도를 포기하기 바란다. 민주당이 야당이었으면 이렇게 도덕적 흠결이 많은 인물을 국무총리로 임명하게 내버려뒀겠나”라며 “김 후보자는 더 이상 새 정부 국정 운영에 부담을 주지 말고 스스로 물러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작곡가 베토벤은 매일 아침 커피콩 60알을 내린 커피를 마셨다고 한다. 그래서 커피광들에게 ‘60’은 ‘베토벤 넘버’로 불린다. 브람스 역시 아침마다 진한 커피를 마신 걸로 유명하다. 바흐가 독일 라이프치히 커피하우스에서 처음 발표한 ‘커피 칸타타’ 마지막은 커피를 예찬하는 합창이다. 성 이니셜을 따 ‘3B’로 부르는 이 세 사람은 커피광들이다.
국내로는 커피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시인 이상이다. 그는 1933년 서울 종로에 연 다방 ‘제비’를 필두로 ‘쯔루’ ‘식스나인’ 등 다방을 열었다 닫기를 반복했다. “나는 그래도 경성역을 찾아갔다. 빈자리와 마주 앉아서 이 쓰디쓴 입맛을 거두기 위하여 무엇으로나 입가심을 하고 싶었다. 커피. 좋다.” 이상의 단편소설 ‘날개’를 보면 당시에도 커피는 젊은이들에게 힙한 문화의 상징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예전에 커피는 요즘처럼 언제나 마실 수 있는 음료는 아니었다. 사치품에 가까웠다. 커피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것은 ‘한국을 빛낸 발명품’ 중 하나로 꼽히는 믹스커피다. 이제 그 자리는 아메리카노가 대신하고 있다. 커피 공화국으로 불릴 정도로 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유별나다. 2023년 기준 한국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05잔에 이른다. 세계인 평균 152잔의 두 배가 넘고, 아시아에서는 1위다. 거리에는 한 집 건너 한 집씩 커피전문점이 성업 중이다.
다시 커피 한잔이 ‘사치’가 되는 시대가 올는지도 모르겠다. 커피 원두의 국제 거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18일 국제커피기구 자료 등을 보면 지난달 원두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60% 넘게 올랐다. 원인으론 기후변화가 꼽힌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도 한몫했다. 원두에 세금이 더해지면 커피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한국도 커피값이 고공행진 중이니, 이대로면 커피도 줄여야 할 판이다.
커피는 이제 단순한 음료를 넘어 생활문화로 자리 잡았다. 안 마시면 금단현상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장시간 노동과 과다 경쟁 사회에서 ‘카페인 각성’이 필요한 현실도 서러운데, 늘 마시던 커피마저 줄여야 한다면 너무 우울할 것 같다. 새 정부가 생활물가를 잡아 쓰디쓴 커피라도 맘 놓고 마셨으면 한다.
조은석 ‘내란 사건’ 특별검사가 지난 18일 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공무집행방해·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그러면서 19일 “법원에 추가 공소제기한 사건의 병합과 보석 결정 취소 및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촉구하는 서면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이 구속기간 만료(26일)로 석방되는 걸 막기 위해 임명 엿새 만에 수사를 개시하고 선제적 조치를 취한 것이다. 내란 수괴 윤석열에 이어 김 전 장관까지 풀려날 상황에 당혹스러워하던 시민들이 ‘이래서 특검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 만한 조치다.
김 전 장관은 12·3 비상계엄 전날 대통령경호처를 속여 비화폰을 지급받은 뒤 국군정보사령관을 지낸 노상원씨에게 건넨 혐의를 받는다. 노씨는 이 비화폰으로 김 전 장관과 통화하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이른바 부정선거 의혹을 수사할 ‘제2수사단’의 수사단장 역할을 수행했다. 비상계엄이 실패한 뒤에는 수행비서 역할을 한 양모씨에게 계엄 관련 서류, 휴대전화, 노트북을 없애라고 지시한 혐의도 있다.
김 전 장관의 이런 범죄행위를 진작 밝혀낸 게 검찰이다. 그런데도 검찰은 구속기간 만료가 목전에 이르도록 김 전 장관을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추가 기소하지 않았다.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에 항고도 하지 않고 윤석열을 풀어준 검찰이 김 전 장관 석방도 수수방관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그러니 다수 국민이 ‘심우정 검찰’의 내란 수사·공소유지를 미심쩍은 눈으로 보는 것이다.
조 특검의 이번 조치는 내란 사범들의 말 맞추기 시도를 막기 위해서도 필요했다.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로 윤석열의 구속을 취소한 원죄가 있는 법원은 김 전 장관의 추가 구속영장을 반드시 발부해야 할 것이다. 조 특검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단호하고 신속한 조치로 수사의 첫 단추를 끼웠다. 이제 윤석열을 체포·구속하고 체포·수색영장 집행 방해 지시 등 혐의로 추가 기소할 차례다. 윤석열은 이날까지 경찰의 출석 요구에 3번이나 불응했다.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은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내란 세력의 북풍공작은 “가능한 시나리오”였고, 장기집권을 노린 내란이었다는 의혹도 “허무맹랑한 소리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런데도 검찰은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조 특검은 이 의혹들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거기에 ‘내란 특검’의 성패가 달려 있다는 걸 조 특검이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