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 3월, 5월에 이은 네 번째 연속 동결 조치다.
연준은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기준금리를 기존 4.25∼4.50%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준의 4번째 금리 동결 결정의 핵심 배경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불러올 인플레이션 반등에 대한 우려다.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 간 분쟁 격화로 불확실성이 더해졌다.
연준은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노동시장 조건들도 견고하다”라면서도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최근 물가 지표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지속 시 미국 내 물가 영향이 조만간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관세 정책이 경제에 미칠 영향이 불확실한 가운데 연준 내부에서도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관한 견해가 극명하게 갈리는 분위기다. 이날 FOMC 결과 발표에 앞서 시장의 관심은 금리 결정보다는 분기마다 내는 연준의 수정 경제전망(SEP), 그중에서도 연준 위원들이 생각하는 기준금리 전망이 반영된 ‘점도표’에 쏠려 있었다.
연준 위원들은 이날 수정 전망에서 2025년 말 올해 말 기준금리(중간값)를 종전 3.9%로 3월 전망 때와 동일하게 유지했다. 연준 위원들은 이 같은 인하 횟수 전망을 작년 12월부터 유지해오고 있다.
다만 연말까지 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위원 수가 3월 4명에서 이번에는 7명으로 크게 늘었다. 인플레이션 반등과 경기 둔화가 동시에 예상되는 상황에서 연준 위원 간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고 대응해야 하는지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표된 수정 경제 전망을 보면 연준 위원들은 관세 영향을 반영해 올해 성장률이 3월 전망의 1.7%에서 1.4%로 0.3%포인트 하향되고, 인플레이션(PCE 가격지수 기준)은 2.7%에서 3.0%로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그룹 고문은 “금리를 동결한 오늘 연준 회의에서 흥미로운 결과 중 하나는 2025년 전망에서 뚜렷한 스태그플레이션 성격이 나타났다는 점”이라며 “이런 변화와 함께 올해 금리 인하에 대한 개별 위원들의 전망 편차도 더욱 커졌다”라고 말했다.
온라인 스포츠 도박 확산 영향비난·조롱·협박…‘악플’에 고통
“거기서 못 벗어나면 진짜 함정”그라운드 밖에서 더 치열한 싸움
오는 7월 개막하는 2025 여자 유럽축구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잉글랜드 여자 축구대표팀 일부 선수들이 SNS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경기력과 무관한 무분별한 비난, 조롱, 심지어 도박 관련 협박까지 받는 현실 속에서 정신 건강과 경기 집중을 위한 자구책으로 SNS 차단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아스널 공격수 알레시아 루소는 18일 BBC 등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나도 SNS를 많이 봤고 그 안에서 길을 잃기도 했다”며 “하지만 월드컵 때는 SNS를 완전히 끊었고 인스타그램도 다른 사람이 대신 운영했다. 나에게 중요한 의견은 팀 동료, 코치, 가족뿐”이라고 밝혔다.
루소는 “첫 번째 유로대회 때는 틈날 때마다 댓글을 보고 피드도 계속 훑어봤다.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면 진짜 함정에 빠진다”며 “이번 유로대회에서도 SNS 차단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첼시 스타 공격수 로런 제임스도 같은 맥락의 발언을 내놨다. 제임스는 “온라인에서 악플은 멈추지 않는다. 이제는 무시하는 법을 배웠지만 처음 겪는 사람에겐 정신적으로 큰 상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3세인 제임스는 “나 역시 SNS를 가끔 하기도, 안 하기도 한다”며 “경기력과 아무 상관없는 악플도 많다. 내가 실제 경기에서 못했든 잘했든 상관없이 비디오 게임 속 내 캐릭터가 골을 넣지 못했다고 나를 욕한다”고 분노했다.
선수들의 이런 발언은 최근 잉글랜드 테니스 선수 케이티 볼터가 프랑스오픈 출전 당시 받은 온라인 협박과 살해 위협을 공개한 이후 나왔다. 볼터는 자신뿐 아니라 가족에게까지 협박성 메시지가 전달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스포츠 도박 확산이 선수에 대한 악성 메시지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에서는 39개 주에서 스포츠 도박이 합법화되면서 경기 결과에 따라 ‘돈을 잃은’ 팬들이 선수나 심판을 상대로 비방, 모욕, 위협을 퍼붓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3관왕 올림픽 육상 선수 개비 토머스도 이달 초 대회에서 한 성인 남성으로부터 조롱을 당했고, 이후 해당 남성은 “조롱으로 경기력을 떨어뜨려 베팅에 성공했다”고 SNS에 자랑처럼 올리며 또 다른 내기를 해 논란이 됐다.
미국대학체육협회(NCAA)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학 스포츠 챔피언십 기간 전체 악성 메시지의 12%가 도박과 직접 관련돼 있었으며, 남녀 농구 경기에서는 도박 연관 욕설과 살해 협박 540건 이상이 선수와 심판에게 전달됐다.
CNN은 “잉글랜드 여자 축구대표팀은 2025 유로대회에서 유럽 챔피언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며 “동시에 이들은 경기장 밖에서 소셜미디어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더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