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이혼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6일 취임하고 첫 지도부 회의에서 “우리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를 강력히 뒷받침하는 불침의 항공모함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께 약속드린 대로 완전한 내란 종식과 민생경제 회복, 국민통합을 위해 거침없이 전진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최고위 회의는 김 직무대행이 지난 13일 이재명 정부 첫 여당 원내대표에 선출된 이후 처음 주재했다.
김 직무대행은 “국정 안정과 민생경제 회복을 최우선 기치로 삼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겠다”며 “당과 정부, 대통령실이 하나 되어 국민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 다 함께 잘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이재명 대통령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에 대해 “불확실한 국제경제 상황 속에서 대한민국이 다시 선진 경제 강국의 지위를 되찾고 경제 회복의 실마리를 찾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지난 3년간 잃어버린 대한민국 국격과 신뢰를 회복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그러면서 “민주당도 민생을 회복하고 경제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시급한 민생 추경(추가경정예산)과 민생 개혁 법안들을 신속 정확하게 처리하고 관세 대응 등 대외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 만반의 준비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또 전날이 6·15 남북 공동선언 25주년이었다며 “남북이 상호 이해와 협력의 자세로 대화를 복원하고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향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마침 남북이 대북 확성기와 대남 소음 방송을 멈추며 긴장이 다소 완화되고 있다”며 “이 대통령은 남북한의 적대 행위를 멈추고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민주당 또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최고위원회의가 끝나고 우원식 국회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가장 안 좋은 최악의 시기에 정권을 인수받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부도난 국가인 줄 알았는데 사실 ‘먹튀를 하지 않았나’ 할 정도”라고 윤석열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그런 걱정이 들어 며칠 사이에 보고를 받고 잠을 못 이룰 정도였다”고 했다.
김 직무대행은 우 의장에게 “국가를 정상화하기 위해 저희가 내란을 확실하게 종식시키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국가의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이점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원내대표 선거 당시 반헌법특별조사위원회 설치를 공약했다.
합참 “소음 청취된 지역 없어”
‘6·15회담’ 25주년 기념사서이 대통령 “대화·협력 재개”
북한이 12일 대남 소음 방송을 중지했다. 한국 정부의 전날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에 호응한 조치로 풀이된다. 얼어붙은 남북관계 해빙의 단초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의 대남 소음 방송이 청취된 지역이 없다”며 “군은 북한의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서부전선에서 어제 늦은 밤에 마지막으로 대남 방송이 청취됐고, 그 이후로는 없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대남 소음 방송은 지역별로 방송 내용과 운용 시간대가 달랐다”고 말했다. 북한이 대남 방송을 전면 중단한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북한의 조치는 정부가 전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지하자 이에 호응한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관계자는 “우리 정부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 조치에 대한 북한의 호응으로 접경지역의 고통을 덜어드리게 되었다”며 “남북 간의 군사 긴장이 완화되고 상호 신뢰가 회복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앞서 군은 전날 오후 전방지역에서 운영하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중지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 때 일시적으로 실시됐다가 지난해 6월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대한 대응으로 윤석열 정부가 6년6개월 만에 재개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말부터 오물 풍선 살포를 중단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날 “이재명 대통령은 오후 2시를 기해 전방지역에 설치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지하도록 지시했다”며 “남북관계 신뢰 회복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정부의 의지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 9일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유감을 표명하고 전단 살포 중지를 요청했다.
남북이 서로를 겨냥한 방송을 중지하면서 이번 사건이 관계 개선의 실마리가 될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9·19 군사합의를 복원하고 대북전단과 오물 풍선, 대북·대남 방송을 중단해 접경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접경지역 실사격 훈련 중지 방안도 선제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6·15 남북정상회담 25주년 기념식 축사(우상호 정무수석 대독)에서 “이재명 정부는 평화, 공존, 번영하는 한반도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소모적인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대화와 협력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이달에도 계획된 훈련이 있는데, 현재 변동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군 통신선을 비롯한 북한과의 소통 수단 복원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는 반응이 없고 아직 (소통 재개가) 안 되고 있다”고 전했다.
뜨거운 아스팔트 위로 사람들의 땀이 흘러도 행사장에 물밀듯이 밀려드는 사람들의 표정은 밝기만 했다. 무지개 아이템으로 자신을 한껏 꾸미고 나온 사람들은 신나게 춤췄고, 낯선 이들과도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지난 14일 서울 도심에서 개최된 제26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는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수만명의 인파가 찾았다.
성소수자 관련 행사를 한다는 이유만으로 광장은 물론 영화제를 개최하는 공간조차 거부당하는 현실이 반복되고 있지만, ‘우리는 결코 멈추지 않는다’라는 올해의 슬로건처럼 참여자들의 열정만큼은 꺾을 수 없었다. 비록 서울광장을 사용하지 못했더라도, 서울 어디서든 성소수자 자긍심이 빛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자긍심, 곧 프라이드는 차별금지법 없는 일상에서 나를 지키고, 세상에 맞서는 힘이기에 부딪히는 과정에서 강해지고, 혐오에 대항하는 과정에서도 즐거울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는 윤석열을 탄핵한 광장을 시민들이 경험했기 때문에, 예년보다 다양한 이야기가 퀴어문화축제를 채웠다. 고공에서 농성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노조들이 퍼레이드 차량의 선두에 서는가 하면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규탄하고 연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무지개와 만났다. 금속노조에도 성소수자 조합원이 있다며 조합 가입을 권유하는 현수막은 또 다른 의미의 축하와 연대의 의미로 다가왔다. 탄핵광장에서 만난 ‘다름’은 연대를 확장시켰고, 차별과 혐오를 반대하는 모든 시민이 축제에 참여함으로써 ‘다시 만난 세계’가 완성됐다.
또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은 불참을 선언했다. 하지만 1년 넘게 변희수재단 법인 설립을 방해하고 있는 인권위를 규탄하는 서명 캠페인에는 시민들이 줄을 길게 섰고,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인권위 직원들의 부스에도 격려 메시지가 쏟아졌다. 한 공간에서 국가인권위원회를 향한 규탄과 격려가 공존할 수 있고, 평등한 사회를 향한 열망을 서로 확인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안도감이 들기도 했다.
며칠 전 북한의 대남방송이 중단되며 그동안 고통받아왔다는 접경지 주민들의 꿀잠 소식이 전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며 평화와 공존을 향한 첫 단추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제는 ‘혐오’라는 소음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의 일상도 살펴야 한다. 평화와 공존은 접경지만이 아니라, 사회적 소수자에게도 절실한 과제다. 윤석열 탄핵광장이 이재명 정부를 출범시킨 만큼, 차별금지법 제정을 통한 차별과 혐오 척결이라는 사회적 과제를 뒤로 미뤄선 안 된다. 서울퀴어문화축제 현장에서도 울려 퍼졌던 혐오의 확성기가 중단될 수 있도록, 그리고 혐오로 인한 고통이 사라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시급히 마련되길 희망한다. 나를 지키는 자긍심이 혐오에 인내하지 않고, 일상을 즐길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