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소년범죄변호사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12일 한국인 구금 사태의 재발 방지 대책을 두고 “비자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법령 해석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라며 “한·미가 함께 협의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이날 미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316명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에 귀국한 뒤 기자들과 만나 ‘B-1 비자로 지금까지 하던 일을 계속해도 되는지’를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미국 국무부 매뉴얼에 따르면 B-1 비자는 미국 내 고용은 불가능하지만, 해외에서 들여온 장비의 설치·유지관리는 가능하다. 박 차관의 발언은 이번 구금 사태는 해당 매뉴얼 내용의 해석 차이로 발생한 만큼, 이를 좁히는 게 단기적 대책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정부는 이런 규정의 해석을 확대해 재정립하는 방안을 미국 측과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아울러 한·미 ‘워킹그룹’을 구성해 대미 투자 기업에서 일하는 한국인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비자를 신설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전문직 취업이 가능한 H-1B 비자의 한국인 할당을 확보하거나, 한국인을 상대로 한 특별 취업비자(E-4) 마련도 미국과 협의할 계획이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비자 문제를 두고 “근본적인 체계 개편은 시간이 걸리고 그전까지는 미국 측에서 (비자 관련) 입장을 정해 놓은 거기 때문에, (한·미가 이를) 조정하는 시간 사이에서는 최대한 미국의 현재 상황에 맞춰 움직이는 게 필요하다”라며 “장기적으로 워킹그룹 논의를 조속히 이뤄서 근본적인 불신의 씨앗을 없애야지 한국 기업도 안전하게 믿고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차관은 귀국한 한국인들은 건강상에 특별한 문제가 없어 보였다고 했다. 이들은 우선 심리치료 등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강 비서실장은 “이번에 들어온 분들은 심리치료 등 여러 상황이 있어서 바로 출국하는 건 회사 차원에서 권하지 않는 거로 안다”고 전했다. 강 비서실장은 “재입국 여부는 당장 가능한 분부터 LG에너지솔루션 측에서 먼저 출국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라며 “향후 비자 문제가 정리되는 순서대로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문신학 산업부 1차관은 “대미 투자 기업들이 우려되거나 조금이라도 이상하다고 생각되는 분들은 조치를 해서 (한국에) 들어온 분들이 대부분”이라며 “지금 바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은 해결해 놓은 상황”이라고 했다.
박 차관은 조현 외교부 장관이 방미 중인 상황에서 함께 미국으로 향한 배경을 두고 “제가 거기서 일을 했기 때문에 시스템에 익숙하다”라며 “상부에 협의를 드리고 지침을 받은 것”이라고 했다. 박 차관은 구금 사태가 발생한 조지아주를 관할하는 주애틀랜타 총영사를 지냈다.
박 차관은 체포된 한국인 317명 중 귀국하지 않은 나머지 1명을 두고 “개인 변호사를 통해 보석을 신청한다고 들었다”라며 “애틀랜타 총영사관에서 영사 조력을 통해 마지막 한 분까지 챙겨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잔류한 1명은 가족이 영주권자이고 본인은 영주권을 신청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법적인 체류라는 점을 확인받기 위해 이만재판 등 법적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에미상 시상식의 주인공은 넷플릭스 영국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의 시간>(Adolescence)과 HBO 맥스 의학드라마 <더 피트>였다. 특히 <소년의 시간>으로 데뷔한 2009년생 오언 쿠퍼는 역대 최연소로 연기상을 받은 남자 배우가 됐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피콕극장에서 14일(현지시간) 열린 제77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쿠퍼는 <소년의 시간> 제이미 밀러 역으로 미니시리즈 부문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그는 수상 소감으로 “3년 전만 해도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며 “몇 년 전 드라마 수업을 받기 시작했을 때, 미국에 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정말 꿈만 같다”고 말했다.
<소년의 시간>은 동급생 케이티 레너드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13세 제이미 밀러와 그를 분석하려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담은 시리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기반으로 확산하는 청소년들의 인셀화 문제를 담아내며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은 이 작품은 남우조연상 외에도 미니시리즈 부문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등 6관왕에 올랐다.
드라마 시리즈 부문 작품상은 <더 피트>에 돌아갔다. 주인공 로비 로비나비치 역의 노아 와일은 이 부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1990년대 인기 의학 드라마 로 5차례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하지 못했던 와일은 이번에 처음으로 에미상을 거머쥐었다. <더 피트>는 같은 부문 여우조연상과 크레이티브 아츠 부문 등 5개 상을 받았다.
<더 피트>는 응급실의 하루를 한 회당 한 시간씩 시간대별로 보여주는 실험적인 드라마로 의 핵심 제작진과 배우가 다시 뭉친 작품이기도 하다. 내년 1월 시즌2 방영이 확정됐다.
CJ ENM 미국 자회사인 피프스 시즌이 제작한 <세브란스: 단절> 시즌2는 드라마 시리즈 부문 여우주연상(브리트 로어)과 남우조연상(트러멜 틸먼) 등 8개 상 받았다. 트러멜 틸먼은 흑인 배우 최초로 이 상을 받았다.
코미디 작품상은 애플TV+ 코미디 드라마 <더 스튜디오>가 받았다. 이날 <더 스튜디오>는 크리에이티브 아츠 부문 9개 상을 포함해 13관왕에 올랐다. 지난해 <더 베어>가 세운 11회 수상 기록을 넘은 것은 물론, 코미디 부문에서 한 시즌 최다 수상작에 올랐다.
<더 스튜디오>의 연출·제작·각본을 맡고 직접 출연한 배우 겸 감독 세스 로건은 공동 감독상과 남우주연상, 각본상, 작품상까지 4개 상을 받았다.
지난 7월 CBS 방송이 프로그램 폐지를 발표해 종영이 예정된 심야 토크쇼 <더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는 이날 토크 시리즈 부문 작품상을 받았다. 진행자인 콜베어와 제작진이 무대에 오르자 관객인 동료 배우·방송인들은 기립박수를 보내며 축하했다. 앞서 미 작가조합 등은 프로그램 폐지 결정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는 농담을 자주 해온 콜베어를 퇴출하려는 외부 압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