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폰테크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단이 의대 교육 정상화와 관련해 “학사유연화는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의학 교육 정상화에 방점을 둬야 한다”고 여지를 열어두는 발언을 내놨다.
양오봉 대교협 회장(전북대 총장)은 26일 하계대학총장세미나 중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원칙적으로 40개 의대총장협의회가 결의한 대로 학사유연화가 없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라면서도 “(학사유연화에 대한) 공식적인 논의는 하고 있지 않지만 의대 교육이 정상화돼야 하기 때문에 물꼬가 트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총장들이 이미 복귀해있던 학생들과 돌아오려는 학생들 간 분명한 구분은 있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면서 “똑같이 학사일정을 운영할 순 없지만 학생들이 ‘전체가 돌아올 테니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한다면 많은 논의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정 부회장(한양대 총장)은 “학사유연화가 없다는 것에 방점이 있는 게 아니라 의학 교육 정상화에 방점이 있는 것”이라며 “정상화를 위해 학사유연화 말고 더 좋은 정책이 있다면 (무엇이든)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의학 교육 정상화를 시킬 수 있을지 관심 두고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차의과대 의학전문대학원 등 일부 의대에서 수업을 거부하던 학생들이 청강 등의 형식으로 수업에 복귀했다고 알려졌다. 이에 교육부는 전날 “학생들의 복귀 및 학사 유연화에 대해 논의한 바 없다”며 ‘학사유연화가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선 ‘서울대 10개 만들기’ 등 이재명 정부의 교육 공약을 두고 국립대와 사립대 간 의견 차이가 나오기도 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지역거점국립대의 교육비를 서울대 수준으로 끌어올려 지역균형을 이룰 수 있다는 내용이다.
변창훈 부회장(대구한의대 총장)은 “서울대 10개 만들기에 대해 총장들이 걱정이 많다”며 “고등교육 재원은 아주 한정돼있고 많은 대학들이 의존하고 있는데 서울대 10개 만들기에 모든 재원이 빨려 들어가면 유지하기 힘든 대학도 많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도 “그간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분리해서 비수도권에 대한 지원을 통해 지역 대학을 살리려고 노력했다. 지역대학을 살리기 위해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경계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양 회장은 고등교육 예산 자체를 확대해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실현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연 3조원 정도의 예산을 추가 확보해 지역 거점대 중심으로 지원하고 기존의 고등교육 예산은 다른 대학에 투입하는 등 사립대 등에 추가 지원이 가능한 방향으로 설계가 돼야 한다”며 “이러한 방향으로 국정기획위원회에 제안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양 회장은 지난달 전현직 총장·교육감들과 국회 소통관에서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 제안에 나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