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폰테크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윤활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숨진 사고와 관련해 당시 해당 기계의 윤활유 자동분사장치가 제 기능을 못하는 상태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최근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계인 ‘스파이럴 냉각 컨베이어’에 대해 “네트 양 끝 부위(컨베이어 벨트의 양 측면)에 오일 도포가 어려운 상태로 보인다”는 취지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빵을 컨베이어 벨트로 실어 나르며 식히는 기능을 하는 기계인 스파이럴 냉각 컨베이어에는 벨트의 원활한 작동을 위해 윤활유를 뿌려주는 자동분사장치가 설치돼 있다.
컨베이어 벨트의 양 측면에 윤활유가 뿜어져 나가야 하지만 사고가 난 기계의 자동분사장치는 이런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게 국과수의 감정 결과다.
국과수는 윤활유 자동분사장치의 오일 호스 위치가 윤활유를 도포해야 하는 주요 구동 부위를 향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근거로 이런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고용노동부 등이 지난달 27일 현장 합동점검 당시 실시한 사고 기계에 대한 시험 구동에서도 컨베이어 벨트 양 측면에 윤활유가 뿌려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있다.
숨진 노동자는 윤활유 용기를 들고 기게 밑으로 기어가듯 안쪽으로 들어가 내부의 좁은 공간에서 작업하다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이에 대해 SPC삼립 관계자는 “사고 기계의 자동분사장치가 작동한 것으로 확인된다”며 “현장 감식 당시에는 사고로 인해 설비가 일부 파손돼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을 수 있어 공식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경찰과 노동부는 사측이 사망한 노동자가 사고 위험이 높은 환경에서 근무 중인 것을 알고도 묵인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다. 현재 이번 사고와 관련해 경찰과 노동부는 김범수 대표이사와 법인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공장 센터장 등 7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이란의 정권 교체(regime change)를 언급했다. 미군이 공습으로 이란 핵 시설을 타격한 지 하루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정권교체라는 용어를 쓰는 것은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다”면서도 “현재 이란 정권이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지 못한다면 정권교체가 왜 없겠는가”라고 적었다. 자신의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변용한 “MIGA(이란을 다시 위대하게)”라고도 적었다.
소셜미디어상 트럼프 대통령의 짤막한 언급에 담긴 진의가 무엇인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하지만 기존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물론이고 행정부 고위 인사들의 거듭된 설명과는 결이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은 공개적으로 이번 공습의 목적이 정권교체가 아니며, 이란 핵 개발 저지를 위한 제한적 성격의 공격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밴스 부통령은 NBC에 출연해 “우리는 정권교체를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해 왔다”면서 “우리는 그들의 핵프로그램을 끝내고 싶고, 그 다음에 이란과 장기적 해결 방안에 대해 대화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헤그세스 장관도 국방부 브리핑에서 “이번 임무는 정권교체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공개 및 비공개 메시지를 여러 채널을 통해 이란에 직접 전달하면서 이란이 (대화) 테이블로 올 모든 기회를 주고 있다”고도 말했다.
루비오 장관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것은 이란을 상대로 한 전쟁이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갖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란이 원한다면 미국은 내일이라도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도 말했다. 루비오 장관이 “이란이 계속해서 핵무기 보유를 시도한다면 그건 정권의 끝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언급했지만, 이란 핵 개발을 막기 위한 차원의 공습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란에 강력한 경고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북한 핵 위협에 대해서도 대북 억제력을 강조하며 김정은 정권의 종말을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혀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부로부터의 이란의 정권교체를 촉구하지는 않았지만 정권교체론을 언급한 것 자체가 이란의 거센 반발을 부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대미 보복을 예고한 이란이 대응 수위를 끌어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정권교체를 고려한다는 의향을 보이는 것이 공화당 내 분열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군이 이란 핵 시설 타격으로 이스라엘·이란 분쟁에 직접 개입한 것을 놓고 ‘네오콘’으로 상징되는 공화당 내 전통적인 외교노선과 마가 진영 사이의 극명한 대립이 표면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