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험담한다고 오해해 전 남자친구 지인에게 160회 넘게 연락한 20대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형사3단독 이재욱 부장판사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20대)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5월 별다른 친분이 없는 B씨에게 약 3주 동안 총 163회에 걸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다이렉트 메시지(DM)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었다.
A씨는 헤어진 전 남자친구에게 B씨가 자신에 대해 험담한다고 생각해 앙심을 품고 이같이 범행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오해해 지속적으로 연락했다”며 “범행을 인정하면서 피해자를 위해 공탁한 점, 동종 범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세계에서 가장 큰 디지털 카메라가 장착된 칠레 소재 ‘베라 C. 루빈 천문대’의 시험 관측 사진이 공개됐다. 한국도 건설에 참여한 이 천문대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되며, 남반구 하늘 전체를 초고해상도 카메라로 샅샅이 촬영할 예정이다. 루빈 천문대는 시간 흐름에 따른 별 밝기와 위치 변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타임랩스’ 촬영 기능을 갖고 있어 천문 연구 수준을 한 단계 높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24일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국립과학재단과 에너지부는 자신들이 주도해 남미 칠레에 건설한 루빈 천문대에서 찍은 사진·영상 총 4건을 일반에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올해 초부터 실시 중인 시험 촬영을 통해 얻은 것이다.
2015년 건설이 시작된 루빈 천문대는 3~4일 간격으로 남반구 밤하늘 천체를 빈틈없이 촬영하는 프로젝트인 ‘차세대 시공간 탐사 관측(LSST)’에 이용될 예정이다. LSST는 밤하늘 촬영 간격이 짧기 때문에 특정 별의 밝기와 위치 변화를 실시간에 가깝게 빠르게 알아낼 수 있다. 이렇게 밤하늘 전체를 대상으로 한 반복적인 촬영은 다른 망원경에서는 실행되지 않는 관측 기법이다. LSST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돼 앞으로 10년간 이어질 예정이다.
밤하늘을 넓고 자세하게 찍기 위해 루빈 천문대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장비는 ‘시모니 서베이 망원경’이다. 시모니 서베이 망원경에는 폭 1.65m짜리 세계 최대 디지털 카메라가 연결돼 있다. 카메라 해상도는 3.2기가픽셀에 이른다. 비교적 최신형에 속하는 휴대전화 카메라 약 100개를 합쳐 놓은 성능이다.
이번에 이 카메라로 찍어 공개된 첫 번째 사진에는 우리은하에서 가까운 처녀자리 은하단 일부가 담겼다. 검은 우주를 배경으로 소용돌이치는 은하 여러 개가 선명하게 찍혔다. 두 번째 사진에는 지구에서 수천광년 떨어진 석호 성운과 삼엽 성운이 한꺼번에 모습을 나타냈다. 우주에 떠다니는 알록달록한 먼지가 사실적으로 촬영됐다. 동영상 2건에는 새롭게 발견된 소행성과 밝기가 변하는 별인 ‘변광성’이 담겼다.
한국천문연구원은 현물 기여 형식으로 루빈 천문대 건설 과정에서 역할을 분담했다. 이 때문에 촬영 자료에 대한 접근권을 얻었다.
한국 측 연구 책임자인 신윤경 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루빈 천문대는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는 단기 관측이 아니라 10년에 걸쳐 우주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포착한다”며 “시간 흐름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타임랩스 영화’를 보는 것 같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26일 ‘마약류 범죄 위장수사 도입’을 주제로 학술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세미나는 22대 국회에서 마약범죄에 대한 위장수사 도입을 담은 마약류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한 백혜련(더불어민주당)·한지아·박준태(이상 국민의힘) 의원이 공동 개최하고, 법무부·대검찰청·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을 비롯해 미국 마약단속국(DEA)과 국토안보수사국(HSI)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마약 사건에 위장수사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지난해 디지털성범죄 사건에서 신분 위장형 수사가 가능해지면서 커졌다. 최근엔 텔레그램 등을 통한 비대면·점조직 형태가 마약 거래의 주를 이루면서 밀매 조직의 총책 등을 수사하려면 위장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마약 사건을 수사할 때 신분비공개·신분위장 기법을 도입할 수 있게 된다. 경찰관이 마약 밀매업자 등으로 신분을 위장한 수사가 가능해지면 마약 거래가 위축되고, 그동안 수사가 어려웠던 마약 조직의 상층부에 대한 수사도 수월해질 것으로 경찰은 보고있다.
최준혁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제 물류 운송의 활성화에 따른 해외 직구매와 텔레그램 등을 이용한 비대면 마약류 거래의 폭발적 증가로 인해 기존의 대응 방식만으로는 마약류의 밀반입·유통·투약 억제에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며 위장수사 도입이 그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모건 매티스 미국 마약단속국 한국지부장은 미국의 위장수사 제도와 실제 수사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마약류관리법 개정안 3개 법안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법안 심사가 진행 중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마약류 범죄는 위장수사 도입 시 예방과 검거 두 영역에서 큰 효과를 볼 것”이라며 “한국형 마약류 범죄 위장수사의 도입 방안을 모색하고, 수사 현장에서 효과적인 제도를 마련함으로써 마약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의 불참 선언으로 재입찰을 앞두고 있는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 공사의 공사기간·공사비 등 입찰조건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면서 롯데건설·DL이앤씨·한화 등 대형 건설사들이 사업 참여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기존에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 공사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았던 롯데건설·DL이앤씨·한화 건설부문 등이 향후 재입찰 참여를 염두에 둔 사업성 검토를 시작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사업 참여를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긍정적으로 사업 참여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DL이앤씨 관계자는 “기초적인 수준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당초 지난해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 공사 입찰 시 참여한 바 없는 이들 건설사가 뒤늦게 사업성 검토에 뛰어든 건 재입찰에서 입찰 조건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주 국토교통부가 재입찰과 관련한 업계의 의견 수렴을 위해 시공능력평가 10위권 안팎의 대형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연 간담회가 계기가 됐다.
국토부도 입찰 조건 완화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정희 국토부 가덕도신공항건립추진단장은 “(재입찰에서는) 업계의 수용성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건설사가 충분한 근거로 조건 완화를 제안한다면 그에 대해 검토할 여지가 분명히 있다”면서 “공사기간을 예로 들면 현대건설이 제시한 108개월, 지역 사회에서 이야기하는 84개월 사이의 접점을 의견 수렴을 통해 찾아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주 간담회 계기로 입찰 조건이 변경될 수도 있다는 분위기가 번졌다”면서도 “구체적인 입찰 조건이 나오기 전에는 사업성 검토는 기초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입찰 조건을 변경한다면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 공사 재입찰은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지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김 단장은 “입찰 조건 변경 시 입찰 안내 심의를 비롯한 행정 절차 등을 다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다음 달 재입찰은 어렵다”고 말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를 낸 ‘경북 산불’을 일으킨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피의자 2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지방검찰청 의성지청은 의성군 안계면과 안평면에서 각각 산불을 일으킨 혐의(산림보호법 위반)로 A씨(54)와 B씨(62)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22일 오전 11시24분쯤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한 야산에 있는 조부모 묘소를 정리하던 중 어린나무를 태우려고 나무에 불을 붙였다가 산불로 확산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불을 붙인 나뭇가지를 버리는 과정에서 불이 제대로 꺼졌는지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를 같은달 30일 산림보호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해왔다.
과수원을 운영하는 B씨는 같은 날 안계면 용기리 한 과수원에서 영농 부산물을 태웠다가 산불로 확산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쓰레기를 태운 불이 완전히 꺼지지 않은 상황에서 현장을 이탈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목격자 등 참고인 조사 등을 통해 A·B씨 과실로 의성·안동·청송·영양·영덕 일대에서 약 9만9124㏊에 달하는 산림이 불에 타 훼손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국립과학수사원과 산림청 등이 진행한 합동감식에서도 경북 산불은 실화에 비롯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최초 발화지인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야산의 경우 주변에 논밭이나 민가가 없는 점, 야산 내 묘지로 이르는 길이 인적 왕래가 드문 곳인 점, 발화 당일 낙뢰 등 자연발화 요건이 없었던 점 등이 근거로 제시됐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들에게 범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