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설치현금 세종시는 다음달 6일까지 어린이들의 올바른 우리말 사용을 장려하기 위한 ‘전국 어린이 한글대왕 선발대회’ 참여자를 모집한다고 25일 밝혔다.
3회째 열리는 이번 대회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우리말 역량을 겨루는 경연대회다.
대회는 다음달 19일 예선과 오는 8월23일 본선으로 나눠 진행된다.
초등학교 교과 과정과 유사한 난이도의 문항으로 한글 맞춤법 등 어문 규정과 순우리말 어휘 능력을 종합 평가하는 방식으로 열린다.
본선에선 예선에서 선발된 48명의 초등학생과 전년도 우수 입상자 2명을 포함해 총 50명이 각자의 한글 역량을 겨룬다.
본선 경연은 방송 특집 프로그램으로 제작·방영될 예정이다.
시는 대상 수상자에겐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과 상금 150만원을, 나머지 수상자들에겐 10개 상과 상금 610만원을 각각 수여할 계획이다.
대회 참여 신청은 세종시문화관광재단 누리집 또는 신청 링크(hangeulking.jobnlab.co.kr)에서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대회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세종시문화관광재단 누리집(sjcf.or.kr)을 참고하거나 재단 한글문화도시기획팀(044-850-8956)으로 문의하면 된다.
김려수 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한글대왕 선발대회가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정신을 기리고 전국 어린이들이 우리말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세계적인 위상을 갖고 있는 영어 철자 맞추기 대회 ‘스펠링비’처럼 한글대왕 선발대회의 위상을 높여가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5년 전 이 지면에 ‘약자의 눈’이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 당시 출범한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약자의 눈’을 응원하고 싶었다. 국회의원이라고 하면 일단 10점 정도 감점하고 보는 내가 감점 없이 10점을 더한 글을 쓴 것은 이들이 주관한 토론회에서 좋은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 확대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는데, 내게 토론회를 진행하는 좌장을 맡아달라고 했다. 오지 말라고 해도 찾아가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의원들이 직접 자리까지 마련해서 듣겠다고 하니 기쁜 마음으로 참석했다.
모두 알듯이 국회의원들은 중요한 일을 하기에는 너무나 바쁜 사람들이다. 자료집에는 얼굴과 말을 빠짐없이 박아 넣지만 정작 토론회 참석은 자료집의 얼굴과 말로 대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참석을 했다고 해도 그저 축사가 목적인 사람들이다. 이날의 토론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여섯 명의 의원들이 참석했는데, 행사 실무자는 내게 이분들 모두 바쁘니 인사말만 하고 떠날 수 있게 배려해달라고 했다. 어차피 10점 감점하고 있던 터라 그렇게 진행했다.
그런데 옆에 앉은 한 의원이 내가 열어준 문으로 나가지 않았다.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듣고 가겠다고 했다. 같은 당 의원들이 당에 중요한 회의가 있다고 먼저 자리를 떴고, 테이블에 엎어둔 휴대전화로 회의 시간이 되었다는 메시지가 계속 날아드는데도, 그는 발표자와 토론자의 이야기를 메모하면서 열심히 들었다. 처음엔 잠깐만 머무를 것처럼 하더니 결국 끝까지 남았다. 토론회를 마무리하며 발언을 청했을 때 그는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 사업에 대한 상당한 이해를 보여주었고 자신이 할 일에 대해서도 모호하지 않게 말했다.
나는 그를 다시 보았고, 그가 대표로 있다는 ‘약자의 눈’ 소개 리플릿을 집에 들고 와서 줄을 그어가며 읽었다. 거기에는 약자의 눈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바를 찾는 것이 정치라고 쓰여 있었다. 약자의 눈.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가져다 쓰는, 그래서 아무런 의미도 없는 ‘국민의 눈’ ‘국민의 목소리’ 같은 말이 아니어서 참 좋았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이야기다. 그의 과거 행로를 좋지 않게 생각했던 나로서는 이날의 경험이 무척 새로웠다. 나는 그를 다시 보았다. 그리고 마음속 감점을 지웠다. 언젠가 TV 채널을 생각 없이 돌리다가 한 종교 채널에서 그의 인터뷰를 보았을 때도 그랬다. 그는 장애인들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언급하며 “그분들만 싸우게 해서는 안 된다”면서 “같이 문제를 풀어갈 방법을 고민한다”고 했다. 그리고 예산과 입법만이 아니라 정치인으로서 ‘국민의 인식’을 전환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보통 정치인들은 장애인에게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행동을 하라고 다그치는데 그는 달랐다. 그는 종교지도자들이 역할을 해줄 수 있도록 길을 찾아보겠다는 식으로 이야기했고, 교회나 성당, 사찰 등 종교시설의 장애인 이동권 제약도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약자의 눈으로 미래를 보는 것이 정치입니다.” 이 정도면 감점 지우기가 아니라 보너스 점수를 줘야 한다.
그런데 역시 나는 사람 보는 눈이 없나 보다. 그동안 그가 ‘약자의 눈’을 연기한 것인지 아니면 내가 헛것을 본 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총리 후보자로서 그가 이번에 차별금지법 문제를 둘러싸고 보여준 반응은 너무나 절망적이다. 그는 예전으로 돌아가버렸다(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차별금지법에 대해 그는 “두 가지 본질적인, 헌법적 목소리”가 있고, 이들 사이에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며 정치인들이 지난 18년간 해온 말을 그도 똑같이 반복했다. 약자의 눈으로 사회를 바꾼다던 사람, 종교지도자들을 설득하고 국민들의 인식을 바꾸어가겠다던 사람은 어디로 가고, 사회적 합의를 내세우고 보수개신교의 목소리를 헌법적 목소리로 격상시킨 사람만 남았다. 차별금지법을 두고 사회적 합의라니, 사실상 그는 차별받는 사람에게 차별하는 사람의 동의를 구하라고 말하고 있었다.
나는 내 눈이 틀렸다는 것을 고백한다. 사람 보는 눈에 미련이 남아 자료를 뒤지다가 그가 어느 개신교 행사에서 동성애에 대해 발언한 내용을 접했다. 그는 약자의 눈은커녕 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시선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가 자기 생각은 “새 정부와 집권여당의 공통된 입장”이라고 하였으니, 정말로 눈을 부릅떠야 할 때인 것 같다. 생각은 그대로고 눈만 빌려 쓸 수 있는 사람들의 정부라면, ‘빛의 혁명’에서도 빛깔만 취하는 정부, 빛깔만 민주주의인 정부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약자의 눈’은 역시 우리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