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은 자국군이 이란 핵시설을 공습하기 전 이란이 농축 우라늄을 다른 시설로 옮긴 정황이 없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와 관련한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2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이란 핵시설 공습 전 미국에 포착된 농축우라늄 이송 징후가 전혀 없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 등 일부 미국 언론은 미국 국방정보국(DIA)의 초기 평가 보고서를 입수했다며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보고서에는 이란이 농축우라늄 보유량의 많은 부분을 지난 21일 미군이 공습하기 전 다른 장소로 옮겨 놓았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에 미군 공습 전 이란이 포르도 핵시설에서 농축우라늄을 옮긴 정황이 없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레빗 대변인도 같은 날 브리핑에서 나탄즈와 이스파한 등 다른 핵시설에서도 농축우라늄을 옮기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레빗 대변인은 또 “우리는 이란과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 등이 이란과의 합의를 위해 이란 및 중동의 파트너 국가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당시인 2020년 미국 중재 하에 이스라엘이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과 각각 외교 관계를 정상화한 이른바 ‘아브라함 협정’과 관련해 “아마도 걸프 지역과 아랍의 일부 국가가 아브라함 협정에 서명(동참)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파행으로 끝난 다음날인 26일에도 재개되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청문회 자료 부실을 지적하며 이재명 대통령의 지명 철회를 주장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국정 발목잡기를 넘어선 대선 불복”이라고 맞대응했다. 민주당은 국회 인사청문특위가 임명동의 심사경과보고서 채택을 해주지 않으면 본회의 표결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야당을 압박했다.
김 후보자 인청특위 위원장인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어제) 후보자의 여러 의혹과 관련한 핵심 자료들이 충실히 제출되지 않아 회의가 속개되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며 “위원장으로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전날 이틀째 진행되던 김 후보자 청문회는 야당의 자료 부실 비판 속에 정회 후 재개되지 못하고 자정을 넘겨 자동 산회했다. 청문회는 이날도 재개되지 않고, 전날 파행으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주장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무능하고 부도덕한 김 후보자 지명 철회가 최고의 경제 정책이고 협치 복원”이라며 “이 대통령이 아무리 오늘 시정연설에서 경제와 민생을 이야기하고 협치를 강조해도 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국민께서 그 진정성을 믿어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훈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하나마나 한 청문회로 의혹 해소는커녕 궁색한 변명과 국민 기만이 난무한 청문회였다”며 “청문회를 무력화하고 국민 검증을 우롱한 총리 후보자를 끝내 임명 강행한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돌아간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국정 발목잡기라고 비판했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의 억지 정치공세와 청문회 파행 유도는 국민주권정부의 출범을 지연시키고 정부 조직에 공백을 유도하려는 국정 발목잡기를 넘어서 대선 불복까지 염두에 둔 의도”라며 “더 이상 몽니 부리지 말고 당장 인사청문회장으로 돌아와 보고서 채택에 협조하라”고 요구했다.
인청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성명에서 “인수위도 없이 내란을 종식하고 국정안정을 위해 분초를 아껴가며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이 대통령을 부정하고 대선 불복 행위를 한 것”이라고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을 안 해준 사례는 없다”고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그는 “(국회 인사청문 시한일인) 29일을 지나도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국회의장) 직권으로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다”며 “6월 30일 또는 7월 3∼4일에 (인준안이)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여당 단독 처리 가능성을 열어뒀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 후 기자들에게 “우 의장에게 보고서 채택이 안되더라도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 총리 인준이 필요하니 30일에 본회의를 열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날 페이스북에 “삶의 팍팍함 속에서도 공적 책임을 다해왔지만 국민 여러분의 눈높이에 여전히 미흡하실 대목들에 송구하다”며 “인준이 된다면, 국민과 하늘을 판단의 기둥으로 삼겠다. 남은 기간 차분히 기다리며 일할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이라는 국가적 과제 앞에서는 정파적 이해관계를 넘어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시정연설을 통해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한 이유와 주요 내용을 직접 설명하고, 국회가 적극 동참해 주시길 부탁드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민생경제를 살리는 일은 지금 우리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인 만큼, 우리 경제의 활력을 되찾고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해 과감한 재정 투입을 결정했음을 거듭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후 대통령실 인근 대구탕집을 찾아 치열한 생업의 현장에서 버티고 계신 자영업자분들과 시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했다”며 “이분들의 이야기가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 전체의 현실임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고 남겼다.
그는 “추가경정예산안이 하루빨리 통과되어 경제 회복의 마중물이 되고, 골목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국민 여러분의 삶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앞으로도 든든한 민생의 버팀목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의 삶을 세심히 살피고, 경기 회복과 경제 성장의 새길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 국회 추경안 시정연설에서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데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국회 협조를 요청했다. 그는 “‘경제는 타이밍’이라고 한다. 지금이 바로 그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