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40대 서울시가 역량 있는 신진건축가를 발굴·육성하기 위해 국내 대형 프로젝트 참여 기회를 넓힌다. 건축문화를 선도할 국제적 도시공간디자인상(가칭)을 제정해 글로벌 진출도 지원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24일 이런 내용을 담은 ‘K-건축문화 종합지원계획’을 발표했다.
시는 우선 국제설계 공모 시 국내 건축가 참여 비율을 최대한 확대한다. 국내 대형 프로젝트에 해외 건축가가 당선되는 사례가 늘면서 국내 건축가들의 설 자리가 줄고 있다는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대책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설계 공모 보상금도 기존 1억원 이내에서 3억원으로 늘리고, 공모에 선정되면 국내외 전시와 홍보, 공공사업 협업 등 다양한 지원도 확대한다.
서울 국제도시공간디자인상을 제정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건축 발전을 위해 재단도 신설한다. 시 관계자는 “서울은 도시공간구조의 혁신으로 세계가 주목하는 곳”이라며 “해당 경험을 국제적으로 공유하고 혁신적 건축가와 도시계획가 등을 세계에 알려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게 국제적 권위의 도시공간디자인상을 제정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국제도시공간디자인상은 도시·건축·경관(조명·조경) 등 다양한 분야의 국내·외 혁신적 도시공간을 대상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수상작은 2년마다 선정하고 오는 2027년 첫 수상작을 발표한다.
신진건축가들이 성장하도록 공모 참여 기회도 늘린다. 시에 따르면 현재 국내 건축 시장은 5인 이하 소규모 건축사무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87.5%에 달한다. 하지만 대형 프로젝트의 경우 해외 유명 대형 건축사와 협력하는 경우가 많아 공모 참여조차 쉽지 않다. 이에 시는 실력과 창의성 위주로 참여 기회를 넓혀 설계기획(안)으로만 우선 선발하는 공모 방식과 디지털 공모 심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공정한 경쟁을 위한 심사위원 선정 시스템도 개편한다.
공공사업 참여 기회도 넓힌다. 건축상 수상자에게 설계 공모 중 공공건축심의를 거쳐 중요도가 높은 사업을 지명공모(연 1∼2건)하고, 공공예식장·서울형 키즈카페 등 시책사업(연 20건) 공공 기획 기회도 제공한다.
오세훈 시장은 “경쟁력을 갖춘 건축가가 국내에서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고 세계무대에서 K건축의 위상을 떨칠 수 있도록 디딤돌을 놓는 것이 이번 대책의 핵심”이라며 “신진건축가들이 서울에서 가능성과 창의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서울이 테스트 베드이자 플랫폼이 되겠다”고 말했다.
쿠팡 블랙리스트 공익제보자 김준호씨가 검찰에 송치될 예정이다.
김씨는 24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경기남부경찰청이 최근 (나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송치는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범죄 혐의가 있다고 보고 사건을 검찰에 넘기는 것이다. 경찰이 적용한 김씨의 혐의는 정보통신망법 위반과 업무상 배임 등으로 전해졌다. 이는 쿠팡 측이 김씨가 블랙리스트 확인을 위해 쿠팡 내부 전산망에 접속한 것 등을 문제 삼아 경찰에 고발한 혐의와 같은 내용이다.
앞서 쿠팡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는 ‘PNG(Persona Non Grata·기피 인물을 뜻하는 외교 용어) 리스트’라는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의혹을 받아왔다. 쿠팡CFS가 2017년 9월부터 6년에 걸쳐 물류센터를 거쳐간 1만6450명의 재취업을 제한하기 위해 이 리스트를 만들어 운영했다는 것이다. 이 리스트에는 취업 제한자들의 실명·연락처·업무용 ID등 개인정보와 취업제한 사유 등이 기재돼 있었다. 김씨는 지난해 2월 이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공익제보했다. 논란이 일자 쿠팡CFS는 절도 등으로 물의를 빚은 이들의 재취업을 막기 위한 ‘정상적 인사평가 자료’라고 해명했지만 쿠팡 노동환경에 대한 비판적 보도를 해 온 기자들까지 리스트에 포함된 것이 확인됐다. 이후 쿠팡 측은 경찰에 김씨를 업무상 배임 등으로 고발했다.
정치권과 여론의 질타가 이어지자 지난 1월 쿠팡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청문회에서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에 대해 사과하고 김씨에 대한 고발을 철회했다. 당시 정종철 쿠팡CFS 대표는 “너무 광범위하게 (개인정보가) 수집됐던 부분은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김씨에 대한 고발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발 당사자인 쿠팡의 고소 취하에도 사건을 맡은 경기남부경찰청은 김씨의 범죄 혐의가 있다고 보고 검찰에 송치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기소 여부 통지가 되지 않아 수사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발 당사자가 취하했더라도 친고죄(당사자의 고소가 있어야 기소·처벌할 수 있는 죄)가 아닌 이상 혐의가 있다면 송치할 수밖에 없다”며 “수사 결과에 따라 처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이날 통화에서 “고발 접수 이후 지금껏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던 경찰이 이제 와서 뒤늦게 제보자를 기소의견으로 송치한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공익제보자를 탄압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가 속한 ‘쿠팡 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오는 27일 오전 경기남부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송치 결정을 규탄하는 항의서한을 제출할 계획이다.
20일 수도권과 강원권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여객선 55척이 결항하고 일부 지역의 도로와 탐방로가 통제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수도권과 강원 북부 내륙, 충남권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군산∼개야도, 목포∼홍도, 여수∼거문 등 42개 항로·여객선 55척의 운항이 멈췄다.
도로는 인천에서 2곳이 통제됐으며, 북한산과 한라산 등 국립공원 2곳의 102개 탐방로는 폐쇄됐다. 다만, 인명이나 시설 피해는 없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행안부는 앞서 이날 오후 2시30분 부로 중대본 1단계를 가동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밤부터 이튿날 오후 사이에 정체전선이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충청권과 전라권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20∼21일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 30∼80㎜(많은 곳 120㎜ 이상), 강원 내륙·산지 50∼100㎜(많은 곳 120㎜ 이상), 충청권 50∼100㎜(많은 곳 180㎜ 이상), 전북 50∼100㎜(많은 곳 180㎜ 이상) 등이다.